무협지/제왕벌

제39장 지존화령무 태양천폭파황류를 얻다

오늘의 쉼터 2014. 10. 5. 09:21

 

제39장 지존화령무 태양천폭파황류를 얻다

 

 

 

지옥광풍탄(狂風灘)!
휘이이이이-
시커먼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치솟는 지옥광풍의 속,
하나의 인영이 절벽의 돌모서리를 잡은 채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곧이라도 떨어질 듯 흔들거리는 인영,
아아...
하후린!
바로 그가 아닌가?
"지독한 여자로군! 남편을 죽이려 하다니.....'
하후린은 절벽 위를 올려보며 중얼거렸다.
"그녀와 접촉할 때 체내의 철혈제왕혈이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하후린은 검미를 찌푸렸다.
"그것은 그녀가 극악한 악마공을 익힌 악혈녀......"
그는 천천히 노기를 띠었다.
"이미... 본인의 첩으로 받아들였거늘... 거부하다니!

그대의 목숨은 본인의 목숨으로 대신한다!"
아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왕혈모!
그녀는 실수한 것이었으니......
잠자는 사자를 노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다음엔 내가 그대의 목숨을 취할 것이다!"
하후린은 결심을 굳히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어,
'철혈제왕호갑기로 내부를 보호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죽을 뻔했잖아!"
그는 안색을 풀며 지옥광풍탄의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지독한 곳인데.....'
콰콰콰-
콰우우우우-
지옥광풍탄의 태양 같은 열기를 함유한 광풍은 무섭기 이를 데 없었다.
자칫,
하후린의 철혈제왕호갑기의 호신력조차 그것에 와해될 뻔했다.
그만큼 지옥광풍은 무서운 것이었다.
"이곳은 지독한 곳이로군!

인간이 아무리 잔악하고 무서워도 역시 대자연의 힘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하후린은 까마득한 지옥광풍탄 아래를 내려다 보며 중얼거렸다.
한데,
그때였다.
번쩍-
돌연 지옥광풍탄의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번쩍거렸다.
하후린은 의아한 표정으로 안력을 돋우었다.
'무엇이지?'
하나,
기잉- 기잉- 후드득-
지옥광풍의 시커먼 소용돌이가 시계를 차단하고 있어

지옥광풍탄 아래에 번쩍이는 것이 무엇인지 볼 수가 없었다.
다만,
간간이 음산한 검붉은 광채가 지옥광풍을 뚫고 올라오는 것이 보일 뿐이었다.
하후린은 검미를 꿈틀했다.
'궁금한데... 내려가 볼까?'
다음 순간,
츠으-
그는 곧장 지옥광푸안의 아래로 내려갔다.

지옥공풍탄의 바닥.
그곳은 좁고 긴 모양의 협곡이었다.
협곡의 끝,
높은 석벽에 비스듬히 가려진 하나의 연못이 자리하고 있었다.
십여 장 넓이의 연못,
부글부글
오오... 끓어오르고 있었다.
협곡 내부의 열기따윈 그것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할 뿐이었다.
휘르르르-
연못의 위로 솟구쳐오르는 시퍼런 화염덩어리들...
그것은 지옥귀화인 듯 일렁거리고 있었다.
가공할 태양의 화기가 어려 만물을 모조리 녹여버리는

미증유의 열력을 내재한 화지.
그러나.
그것도 하후린의 철혈가문의 유산인

철혈제왕호갑기를 파해할 정도는 되지 못했다.
한데,
그 끓어오른 화지의 중앙.
그곳엔,
여러 송이의 탐스러운 연꽃이 피어 있지 않은가?
그것은 솥뚜껑만큼이나 크고 탐스러운 붉은 연꽃이었다.
하나,
기이하게도 꽃만 있고 잎이 없었다.
"여기서 무엇인가 번쩍거렸는데......"
하후린은 의아한 듯 중얼거리며 연못 앞으로 다가갔다.
그의 눈에 연못가에 핀 연꽃이 가득 들어왔다.
순간,
그의 안색이 일변했다.
"저것은 천년화련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곳이 바로 화문(火門)의 성지 태양천화지란 말인가?"
하후린은 경악성을 토하며 연못을 바라보았다.
태양천화지(太陽天火池)!
그것은 신화를 지닌 성역이었다.
화문의 절대성역!
태초 이전에 지상의 모든 것을 지배했던 태양화!
세월의 흐름과 함께 그것은 지상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한데.
지금 그 절대성역이 하후린의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었으니.....
그 끔찍한 열화강력은 가공할 지경이었다.
하후린이 우연히 체득한 철혈의 호갑신공마저 뒤흔들릴 정도로..
그만큼 무서운 화기를 지닌 화담이 바로 태양천화지였다.
일반인은 태양천화지가 있는 곳 십리 안에만 즐어가도

숯덩어리가 되는 죽음을 면치 못한다.
하나,
화문의 인물들에게는 태양천화지의 태양지정이야말로

그 어떤 것에 비교되지 않는 영약으로 손꼽았다.
태양지정을 흡수하여 화고을 연수하면 태양제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태양제왕!
일명, 초원대지존이라 불리우는 화계의 지존!
한데.
그 전설적인 태양천화지가바로 하후린의 앞에 있는 것이었다.
태양천화지 위에 떠 있는 연꽃!
그것은 천년화련이라 일컫는 것으로 아주 괴상한 연꽃이었다.
본시.,
연꽃이란 더러운 곳에서 자라며 가장 깨끗한 꽃과 열매를 맺는다.
천년화련 역시 그런 연꽃의 일종이었다.
하나,
그것은 천지간에 가장 극양한 태양천화지에 살며 꽃을 피운다.
그것은 무가의 가치를 지닌 보물이었다.
그리고,
천년화련은 이름 그대로 천 년 만에 한 알의 연실(蓮實)을 맺는다.
그것은 천년화련실이라 한다.
화문의 제일지보로 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것은 피독, 피사, 피수의 효능이 있었다.
게다가.
한 알을 복용하면 백 년의 공력을 얻을 수 있었다.
"뜻밖이군. 이런 곳에 태양천화지와 천녀화련이 있다니......"
하후린은 경이의 표정으로 태양천화지와

그 위의 탐스럽게 피어 있는 천년화련을 바라보았다.
실로 예기치 않게 그는 엄청난 기연을 만난 것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하후린.
"....."
문득 그는 흠칫했다.
계곡의 벽면,
한 구의 시신이 기대앉아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츠으-
예의 검붉은 광휘는 그 시신의 가슴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
하후린은 눈썹을 모으며 시신을 향해 다가섰다.
그는 죽은 시신임에도 대단한 기도를 지니고 있었다.
살아생전엔 능히 일지의 패왕으로 불리웠을 인물.
그는 가슴에 한 자루 비수가 박힌 채 죽어 있었다.
츠으-
검붉은 광휘.
그것은 바로 비수의 날에서 뻗어나오고 있었다.
하후린은 경이의 표정으로 시신을 살펴보았다.
"지닌 기도로 보아 암습 따위에 죽을 인물이 아니거늘... 한

낱 이런 비수에 죽다니.....기이한 일이군!"
이어,
그는 손을 뻗어 시신의 가슴에서 비수를 뽑아들었다.
비수!
그것은 한자 반의 길이로 투박했으며 기이하게도 날이 없었다.
일견하여 그것은 살인용이 아니라 의장용이 비수임을 알 수 있었다.
한데.
비수의 표면,
다음과 같은 대전체의 글이 적혀 있었다.

-독왕비(毒王匕)!
"독왕비!"
하후린의 안색이 일변하며 나직이 부르짖었다.
그것은 하후린이 아는 물건이었다.
만 가지 독약의 정수를 만년오금(烏金)에 녹여 부어 만든 검.
그것은 또다른 신화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었다.
독문의 신화!
절대독황부가 비록 환우제일독문으로 군림하고 있으나

그와는 또다른 독류가 존재했다.
독중독왕류가 그것이었다.
그들은 패류라기 보단 의생(醫生)에 가까운 인물들이었다.
독의(毒醫)들......
살리는 것보다 죽음을 추종하는 인물들.....
바로,
그 독종독왕류가 탄생시킨 최대의악물이 바로 독왕비였다.
한데.
그 독왕비가의외의 장소에서 발견된 것이었다.
하후린은 비로소 납득이 가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이 인물은 너무도 강하기에 독왕비인 줄 모르고 방심했다가 당했군.

찔리면 단 일각에 내부의 모든 것을 녹여 버리는 필살독병에.....'
죽어 있는 장한.
그의 몸은 금강화인(金剛火人)의 경지에 이르러 금강지체였다.
하나,
그 금강화인체를 깨뜨릴 수 있는 유일한 병기가 바로 독왕비였다.
죽은 시신... 그는 그렇기에 독왕비에 찔려 죽은 것이었다.
문득.
"글이 있군!"
하후린의 눈이 무엇을 발견한 듯 번쩍 빛났다.
시신 앞의 바닥.
그곳에는 장한이 죽어가며 쓴 듯한 글이 있었다.

-억울하고도 분하여 나 태양천황이 이 글을 남기노라......

글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하후린은 그것을 보고 경악했다.
"태양천왕! 이 장한이 바로 대초원의 지배자 태양천왕이라니..."
그는 태양천화지를 발견했을 때보다 더욱 놀랐다.
-태양천왕 철사무!
그렇다.
시신은 바로 태양천왕의 것이었다.
저 우주십극패천세 중 일패 태양제국!
그 천화의 대지, 대초원의 패존이 바로 그였다.
태양천왕, 철사무!
환우제일의 화인!
한데,
그런 그가 이곳,
지옥광풍탄의 저지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다니.....
"......"
하후린은 놀람을 금치 못하며 다시 태양천왕이 남긴 바닥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글은 이렇게 이어졌다.

<무사가 되어 복수를 남에게 부탁하는 것만큼 수치그러운 일은 없겠으나

너무도 분하여 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행여 이곳 지옥광풍탄에 이른 형제가 있다면

본좌를 대신하여 한 놈의 배신자를 죽여다오.
그 댓가로 태양제국 지존의 권좌와 천년 최강의 태양천화무,

그리고 대초원제일미녀를 주겠다.

배신자는 사우령이란 놈이다.
그 놈은 백골단종의 마졸이었는데

사부 태양천자께서는 그것을 알지 못하고 사제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가 바로 그대가 보는 바대로다!>

거기까지 읽고난 하후린은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태양제국 내에 분열이 있었군."
하후린은 비릿한 조소를 흘리며 중얼거렸다.
"사형제 간의 권력다툼으로 인해 태야제구의 제일기재라는

태양천왕이 이런 곳에서 죽다니... 즛!"
실로 그것은 뜻밖의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하후린은 침중한 안색으로 계속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것은 실로 놀라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태양천자(太陽天子) 하천룡(河天龍)!
그에게는 두 명의 제자가 있었다.

태양천왕 철사무.
화왕천신(火王天神) 사우령(査羽令)

태양천왕 철사무,
그는 태양제국 일천 년의 역사 중 가장 걸출한 인물이었다.
그는 진정한 남아였으며.
불퇴전의 역정용사였다.
대초원,
그 열사의 대지는 힘이 곧 법으로 인정되는 곳.
철사무는 일천 번의 대결을 통하여 초원제일전사라는 명예를 지님과 아울러...

철혈여제후 하수란-
초원제일미녀이자.
태양천왕 철사무에 육박하는 무위를 지닌 철혈의 여전사.
그리고,
여인은 또한 태양천자 하천룡의 유일한 혈육인 여인이었으니.
태양천왕 철상무와 철혈여제후 하수란!
그들은 만인의 축복 속에 혼인을 했던 것이다.
하나,
음모는 엉뚱한 곳에서 싹텄던 것이다.
화왕천신 사우령!
그는 철저한 이인자였다.
무공에서도, 사랑에서도, 태양제국 내의 서열에 있어서도.
그리고,
그것이 그로 하여금 원한을 품게 만든 것이었다.

삼 년 전,
화왕천신 사우령은 할 말이 있다며 철사무를 지옥광풍탄으로 불러내었다.
이어,
그는 방심한 철사무를 기습하여 독왕비로 그의 심장을 격살시킨 것이었다.
이미.
화령금강신체를 이룬 철사무는 자시있게 그의 독비를 퉁기려 했으나

그 독비는 호신지갑공과 금강신체만을 전문적으로 파괴시키는 제왕파멸독비였으니.....
후회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그는 악독한 사우령의 장력에 맞아 지옥광풍탄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지옥광풍탄으로 추락한 철사무!
그는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나,
그의 내부는 독왕비의 가공할 독액이 스며들어 팔할이 녹아내린 상태였다.
그는 자신의 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그는 죽어가면서도 복수의 글을 남겨 놓았으니.

<복수를 해준다면 그대에게 세 가지의 선물을 주리라.
그 첫 번째는 태양제국의 지존영부인 태양천도이며
두 번째는 초원제일미를 부탁한다!
초원의 율법은 강자만이 모든 것을 소유하는 것,
부디 수란을 행복하게 해주길 바라며...

천년제일화공을 그대에게 남긴다.>

"태양, 천폭, 파황류!"
하후린은 넋을 잃고 말았다.
그는 하나의 신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였다.
-태양천폭파황류(太陽天爆破荒流)!

태양제국의 최후 최강의 무공!
그리고,
그것은 하후린이 얻어야 되는 것이기도 했다.
태양의 정화와 함께.....

<사우령,
놈은 결코 태야제국의 인물이 아니다.
그가 내게 비친 무공은 태양의 무공이 아닌 백골의 암흑무예였다.
본 태양 제국의 전신인 제왕십로군단에 의해 파멸된 백골단종의 암흑무예......
어쩌면 영원히 비밀에 묻힐 것이나...
본좌는 반드시 이 글이 읽혀질 것을 믿는다.
혹, 제왕벌의 제국삼태천황 중 전황 각하를 보면

그대가 태양제국의 전죄를 선조를 대신하여 사과함을 전해달라!
                                         철사무 서.>

원한과 회오의 글은 그렇게 끝을 맺고 있었다.
"백골단종! 또다시 악의 제왕들이 꼬리를 드러냈군!"
하후린은 제왕혈기록의 내용을 상기하며 중얼거렸다.

백골단종!
그것은 암흑의 제왕을 일컫는 말이었다.
사후세계의 공포.....
일명 유령백야계라 불리는 암흑의 지배자!
그들은 과감히 제왕벌의 공포신화에 도전했던 자들이었고,
그 댓가로 완벽한 파멸을 맛봐야 했다.
하나,
그들을 괴멸시키는데 있어 제왕벌의 피해도 만만치는 않았따.
그리고,
그들 백골단종들을 괴멸시키는데 주력을 썼던 세력은

제왕십로군단 중 제왕천화단인 태양제국이었던 것이다.
"후후, 접수하겠소. 태양천왕!

그대의 조건대로 배신자를 척살해 주고, 그 댓가를 취하겠소!"
하후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태양천왕 철사무의 우수를 보았다.
그이 우수는 한 자루의 도를 꽉 움켜잡고 있었다.
"이것이로군! 태양천도가!"
슥-
하후린은 그의 손에서 도를 빼내며 중얼거렸다.
그것은 삼척 정도의 길이를 지닌 중도였다.
아무런 문양도 없는 평범한 철도!
단지 그것의 무게가 삼백 근에 달할 정도로 육중하다는 것뿐이었다.
그 도신엔 하나의 글자만이 깊이 음각되어 있었다.
<화!>
그것은 태양제국의 지존천도임을 나타내는 신물이기도 한 것이엇으며.
또한,
그 한자루의 도가 불을 뿜는 화룡으로 변할 때.
진정한 태양의 제왕이 현신하리는 신화가 담겨져 있는 것이기도 했다.
아울러,
그것만으로서 태양의 진정한 정화는 펼쳐질 수 있는 것이었으니.....
"후후, 뜻밖의 기연을 얻었군!"
하후린은 태양천폭파황류의 구결을 되뇌이며 태양천화지의 앞에 단좌했다.
이어,
스으-
그는 손을 가슴으로 올리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순간,
투툭-
둥실
태양천화지의 태양정을 받으며 맺혔던 천년화련실이 허공을 가르며

하후린의 면전으로 날아드는 것이 아닌가?
"꿀꺽!"
그 천고의 영물을 포도송이를 먹듯 삼켜 버린 하후린.
"윽! 타는 것 같군.....'
일순,
하후린의 입에서 고통스런 신음이 흘러나왔다.
천년화련실이 녹으면서 내뿜는 가공할 화기는

그의 내부를 온통 태워 버릴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하나,
하후린은 극한의 인내력을 발휘하며 계속 구결을 암송했다.
스스스-
그리고,
그 내부를 해일같이 휩쓸던 천년화정은 점차 하후린의 내력으로 동화되어 갔다.
그와 함께.
화르르르르-
오오... 타오른다!
하후린의 전신에서는 태양천화지의 열기보다 백

배 뜨거운 태양광화력이 폭출되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대초원의 신화,
태양의 진정한 전설은 이렇게 탄생되고 있었다.
태양제왕이라 불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