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제왕벌

제38장 잠룡의 실족(失足)

오늘의 쉼터 2014. 10. 5. 09:20

제38장 잠룡의 실족(失足)

 

 

 

파미파(巴彌波)-

이곳은 대륙과 대초원의 접경지였다.
열하(熱河)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는 대륙의 끝.
아울러,
그곳을 기점으로 모든 기후와 풍물은 전혀 다르게 일변된다.
북으로 갈수록 생명이 존재 수효는 점차 줄어들고,
그 북단,
그 곳은 열사풍의 태양지였다.
그리고,
그 열사의 대지는 역시 하나의 전설을 간직한

대 패국의 점령지이기도 했으니.....

작열하는 태양!
풀 한 포기조차 보이지 않는 바위들만 끝없이 널려 있다.
파미파의 중심지.
이곳에서 생물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폭열하는 태양은 바위를 아예 용암보다도 뜨겁게 달구어 놓았으니......
한데,
"쯧! 진짜 사람이 살망한 곳이 못 되는군!"
한 소리,
낭랑한 음성이 바위의 대지에 울려퍼지는 것이 안니가?
날아갈 듯한 창룡의를 걸치고 있는 미청년,
츠으으-
그난 극패로운 철혈기를 폭출시키며 사위를 쓸어보고 있었다.
그는 하후린이었다.
"후훗, 미미의 몸만큼이나 뜨거운 곳이야."
하후린,
그는 절대독황부의 혁미미를 떠올리며 흥분된 미소를 떠올렸다.
불과
십오 세밖에 안 된 어린 소녀, 혁미미!
하나,
그 소녀의 몸은 그가 경험한 어떤 여자보다 뜨거웠다.
그날 밤,
하후린은 반죽음 당할 정도로 초죽음이 된 다음에야 잠들 수 있을 정도로.....
그 덕분에 하후린은 두 가지 기연을 얻었으니.
살황파라독령기!
그것을 하후린은 즐거움 속에 극한으로 대성할 수 있었다.
또한
"후훗, 내 몸 속에 잠재해 있던 철혈패왕기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의외의 수확이었어."
하후린은 흐뭇한 미소를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철혈패왕기!
하후린은 알지 못했으나,
그것은 철혈대공작 철무강이 남겨놓은 호신잠력(護身潛力)이었다.
내공의 손실과는 상관 없이,
그의 내부로 강력한 힘이 침투해 들어오면

저절로 반응하여 소멸시키는 철혈루의 절대호갑기(護甲氣)가 그것이었다.
살황파라독령기!
이 고금 최강의 독공을 익히면서 체내로 유입된 혁미미의 가공할 독정(毒精)!
그것은 처음부터 기이한 패류에 의해 강력한 저항을 받아야 했다.
그 잠력의 정체는 하후린으로서 알지 못할 힘이었다.
하나,
혁미미와의 정사가 거듭될수록,
그 힘의 크기는 비례하여 커졌고
그가 살황파라독령기를 완성시키는 순간에는 극대한으로 증폭되어

하후린은 내부가 폭발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철혈패왕기가 불리는 철혈의 후예만이 지닌

무적철혈에 잠재되어 있는 호신갑기라는 것임을......
거기에
철혈대공작 철무강이 자신의 완성된 철혈패왕기를 불어넣어 준 사실도......
"흥, 나도 모르게 장난을 치셨다니 누가 고마워나 할 줄 알고.."
하후린은 못마땅한 듯 허공에다 심통을 부렸다.
"나는 그것을 철혈왕제호갑기라 부를 거야.

독령기와 합일하여 이룬, 지상 최강의 호신갑기공을......"
하후린은 콧등을 찡긋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에 흡족하다는듯......

-철혈제왕호갑기(鐵血帝王護甲氣)
철혈패왕기와 절대독령기가 합일되어 이루어진 지상 최강의 호신갑기공!
그것은 불파의 철혈기로 하후린의 전신을 무장시키고 있었다.
무엇으로도 부술 수 없는......
하후린은 철혈금강지신을 이룩한 것이다.
전설의 가문...
철혈루의 감춰진 전설을 그는 몸으로 이룩한 것이었다.
"자... 이젠 슬슬 걸음을 재촉해 보아야겠군.

태양제국은 아직도 이틀은 더 가야 되니....."
하후린은 북천을 응시하먀 경공을 가속화시키려 했다.
한데.
"으응? 이 오지에 무슨 여인의 비명소리... 좌측 십리 밖이다!"
하후린은 기공을 번뜩이며 잠시 멈칫했다.
하나,
그는 이내 방향을 가늠하고 신형을 쾌속하게 폭사시켰다
쇄애액-
광섬인 듯 스쳐가는 하후린.
이미,
그의 무예는 무적의 경지에 육박하고 있었다.
콰콰콰
콰우우우웅-
파미파의 서쪽
그곳은 바위들로 이루어진 파미파의 끝이었다.
그 너머로부터는 뜨거운 열사의 사막만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곳엔 하나의 불귀지옥이 존재하고 있었으니.....

<지옥, 광풍탄(狂風灘)>
그렇게 불리우는 죽음의 계곡,
그곳은 태양지옥이라 불릴 정도로 극양한 화지였다.
모든 것을 녹여 버리는.....
아울러
대사막의 공포, 용권풍(龍拳風)!
그것에 육박하는 가공할 살인강풍이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곳....
지옥광풍탄의 깊이는 아무도 모른다.
그곳에 들어간 자치고 생존해 온 인간이 없기에......
모든 것을 부숴 버리고.
그 잔재마저 녹여 버리고 마는 지상 최후의 대악지.
그곳이 지옥광풍탄이었다.
휘이잉-
콰우우우-
화르르르르-
지옥광풍탄의 입구는 악마의 아가리인 양 연신 굉렬한 화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 입구엔 하나의 거암이 자리해 있었다.
곧이라도 녹아 버릴 듯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는 적암.
한데,
그곳에는 한 가지 기경이 연출되고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이십 세가 좀 넘은 여인이었다.
오오... 눈을 감아라!
여인의 몸엔 한 올의 실오라기조차 가려져 있지 않았다.
그녀의 피부는 홍옥을 연상시키듯 붉었다.
땀 때문이었을까?
나신으로 묶인 그녀의 알몸은 번들거리며

묘한 유혹의 불길을 던져 주고 있었다.
저녁노을 같이 타오르는 적발...
그것과 같은 빛깔의 적미는 우아하게 뻗어 있고.,
평범한 아름다움이 아닌 특이한 미감......
또한
출렁-
여인의 몸이 뒤틀릴 때마다 율동을 이르키는 수밀도!
양 손은 벌을 서듯 치켜져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가리고 싶어도 못 가린 채 출렁이는 저 거대한 육봉,
아니.
그것은 차라리 살덩어리라 해야 옳을 것이다.
비대하리만치 큰......
하나,
그것은 결코 부담감을 주고 있지는 않았다.
그녀의 젖가슴은 능히 어린아이의 머리만큼은 컸다.
하나.
그것만큼의 탱탱한 탄력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서 있음에도 조금도 원형을 잃지 않은 채

죽 뻗어오른 폭발적인 탄력성.
뿐인가?
흔들릴 때마다 일어나는 젖가슴의 기묘한 곡선은

보는 이의 심혼마저 뇌쇄시켜 버릴 듯 강렬하기 그지없었다.

하체는 자유로왔다.
하나,
두 다리를고아 간신히 비밀스러운 곳을 가릴 수 있을 뿐이었다.
기묘하게 뒤틀려 모아져 있는... 번들거리는 허벅지.
그러나
그 사이로 비집고 드러나는 수림의 가지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
붉은 단풍이 진 듯,
그것만큼이나 붉은 체모는 가볍게 일렁이고 있었다.
이런 유의 여인은 또 있을 수 없었다.
한데,
지금 그녀의 전면을 보라!
쉭- 쉬이이-
뱀!
그것은 흡사 여인의 허벅지살인 양 착각할 정도로 붉은

적혈사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굵기는 여인 팔목 두께 정도......
놈의 머리는 휘황한 금광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금관적혈사!
사중제왕이라일컫는 영물.
그렇다면?
이 여인이 바로......
사왕혈모!
그녀가 아닌가?
악인마교의 혈뇌!
하후린을 척살하고자 흑진주, 태랑전학(太郞田鶴)을 인도했으나,
오히려,
흑진주는 하후린의 여자가 되어 동영으로 되돌아간 은형잠밀류,

부상살인막의 여인사!
그것 때문에 사왕혈모는 대막마종에게 핍박을 받지 않았던가?
아울러
자신의 애사인 금관적혈사에게 치욕을 당사기 직전까지 갔던 수모를 겪은 그녀.....
한데.
그녀 사왕혈모가 어떻게 이곳 지옥광풍탄의 혈암에 매달려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녀의 앞에서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금관적혈사,
뱀의 삼각으로 찢겨진 눈은 초점이 없었다.
하나, 지금은 달랐다.
지난 번의 아쉬움을 채우려는 듯

놈의 눈은 화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쉬잇- 쉬이잇-
스르르르-
긴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미끄러지듯 다가들어가는 금관적혈사를!
일순,
"아악! 사람 살려요!"
사왕혈모의 입에서 뾰족한 교성이 터져나왔다.
그녀의 봉목에는 다급한 기색이 떠올라 있었다.
'이 작자가 분명, 이곳을 지난다는 확실한 정보를 입수했는데..'
한데,
어느 한 순간,
"악! 비... 비켜!"
사왕혈모는 찢어질 듯한 비명을 토하며 두 다리를 버둥거렸다.
수잇-
금관적혈사,
놈은 어느 새 사왕혈모의 미끈한 옥주를 에워 감싸며

기어오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 가닥으로 갈라져 있는 혀.....
그것은 끈적끈적한 타액을 흘리며 여인의 미끈한 허벅지를 간지르고 있었으니......
'이...이놈이...저...정말 그 짓을.....'
사왕혈모는 이미 금관적혈사가

자신의 명령권 범주에서 벗어나 이음을 그제야 느꼈다.
'큰... 일이다. 이놈을 이용해서...

대창룡을 낚는 미끼가 되려 한 것인데...'
주르르-
사왕혈모의 봉목으로는 한 줄기 눈물이 흐러내렸다.
'내 꾀에 내가 넘어 갔어... 이 뱀새끼가 ...

대막마종의 말에 복종하고 있다는 것도 잊었다니......'
후회의 물결이 해일처럼 밀어닥쳤다.
하나,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것이었으니,
어느 새.
"하악! 으음..."
금관적혈사의 머리는 여인의 비밀스러운 단풍수림을 헤집고 있었다.
사왕혈모는 하체로부터 밀려오는 간지러움에 교구를 경련시켰다.
스르르-
그녀의 두 다리는 점차 개방되어 갔고...
쉬이잇-
'아아... 끝이야......'
금관적혈사는 따뜻한 온기와 습도를 지닌

동굴이 드러나자 본능적으로 혀를 내밀었다.
사왕혈모는 절망감을 느끼며 두 눈을 내리감았다.
한데.,
바로 그 순간,
"하핫! 한갖 미물이 인간을 겁탈하려 하다니... 고약한 놈이로군!"
한 소리의 낭랑한 소성이 터져오르고...
쩌엉-
강맹한 지강이 낙뢰처럼 금관적혈사의 머리로 쇄도해 들었다.
그 순간,
퍼억-
카우웅-
금관적혈사는 금관이 부서지는 듯한 통증에 비명을 토하며

사왕혈모의 알몸에서 떨어져 내렸다.
푸르르르-
지면에 나뒹군 금관적혈사는 한차례 몸을 떨더니 그대로 잠잠해지고 말았다.
"아....."
사왕혈모는 안도의 탄식을 터뜨리며 두눈을 치떴다.
일순,
".....'
그녀의 눈가로 죽어 널브러진 금관적혈사의 시체가 들어오고,
그 앞,
한 명의 미청년이 빙그레 미소짓고 있는 모습이 투영되었다.
"아....."
여인은 또다시 탄성을 흘려야 했다.
날아갈 듯한 창룡의에 가지런히 청건으로 묶어내린 긴 수발,
뿐인가?
저 은하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듯한 성목은 마력적으로 빛나고,
환상적이기조차 한 미안의 소유자가 그녀의 눈 앞에 있었다.
문득,
'저 자... 분명히 창룡왕이다!'
사왕혈모는 그의 정체를 확신하며 마음의 불길을 꺼버렸다.
그러나,
그녀의 겉모습은 사지에서 구원된 순진한 여인의 그것처럼 달콤했다.
"가... 감사하옵니다. 천 녀를 구해 주셔서......"
그녀는 수치스러운 듯 허벅지를 모으며 얼굴을 붉혔다.
나타난 인물,
그는 당연히 하후린이었다.
한데,
'세상에 지상에 저런 요물이...'
하후린은 아예 넋을 잃고 있었다.
그는 눈을 감으려 했다.
하나,
그의 동공은 점차 확대되어 여인의 나신을 한눈에 담고 있었으니......
'호호, 역시 색한이로군! 일이.. 한결 쉬워지겠는걸!'
하후린의 넋나간 모습에 사왕혈모는 회심의 미소를 떠올렸다.
그러나.
그녀의 내심과는 달리 그녀의 표정은 첫날 밤의 새색시처럼 달구어져 있었다.
'수란 누님의 것이 제일 큰 줄 알았거늘 저 여인은... 분명히 더 크군!'
하후린,
그는 중대한 발견이라도 한 듯 고개마저 끄덕이고 있었다.
'저 홍옥같이 빛나는 피부에...'
하후린의 시선은 점차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고.
그에 따라.
스르르-
여인의 옥주는 자연스레 벌어지고 있었다.
순간,
"윽!"
하후린은 신비의 동굴이 시선으로 투영되자

자신의 하체 일부가 본능적으로 치솟아 오름을 느꼈다.
끊어질 듯 아플 정도로,
그것은 그에게 잃어버린 이성을 되찾아 주고 있었다.
"미... 미안하오. 소저! 고의는 아니었소."
하후린은 허둥대며 사왕혈모의 곁으로 다가갔다.
이어,
그는 그녀의 손목을 묶은 쇠사슬을 끊으려 했다.
그런데.
"잠깐 기다리세요!"
여인은 오히려 그런 하후린을 제지하는 것이 아닌가?
"무... 무슨 일이오?"
하후린은 일순 고개를 갸웃하며 사왕혈모의 봉목을 바라보았다.
사왕혈모,
여인의 눈은 어떤 결의의 빛이 담겨 있었다.
"천녀는... 처녀의 몸이에요.

"아, 내 말이 그 말 아니오.

처녀가 벌거벗고 있는 것이 얼마나 창피하겠소?"
하후린은 그녀의 말을 받아 고개를 끄덕였다.
"처녀가 외간 남자에게 몸을 보임은 곧....."
"곧.....?"
"두 가지 길밖엔 없다고 알고 있어요."
".....?"
하후린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색을 느겼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남자에게 시집을 가든지... 아니면..."
"아니면?"
"천녀는 죽는 도리밖에 없겠지요."
칼로 자르듯,
여인의 말은 단호했다.
"....."
하후린은 흠칫했다.
'제길... 뱀이 지랄할 때는 가만히 있더니만...'
그는 내심 툴툴거리며 여인을 바라보았다.
'기막힌 특상은 틀림 없는데......'
하후린의 눈은 사왕혈모의 나신을 연신 곁눈질하고 있었다.
팽팽하게 솟아 흔들리는 거대한 수밀도,
그것의 율동은 흡사 하후린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유혹적이었고,
잘룩한 허리,
그 밑으로 급격히 퍼져가는 풍염한 둔부,....
윤기마저 흐르는 탄력적인 허벅지의 살,
그 가운데,
미풍에 살랑이는 단풍림.
그것에 싸여 있는 신비의 계곡,
뿐인가?
여인의 기름을 바른 듯 반짝이는 홍옥 같은 붉은 피부는

기묘한 욕망의 불길을 타오르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으니....
여인은 급기야 불을 지르고야 말았다.
"흑, 천첩 같은 적녀 따위가 어찌 공자님 같은 분께....."
사왕혈모는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의 혀를 이빨 사이로 밀어넣었다.
하후린이 그런 기색을 모를 리 없었다.
"아... 알았소! 그대 말대로 하리라!'
그는 황급히 사왕혈모를 제지시켰다.
"그럼... 가지세요. 이 자리에서......"
"이 자리에서?"
일순,
하후린은 아연한 신색으로 반문하고 말았다.
하나,
사왕혈모는 단호했다.
"사내란 뒷말을 잘한다고 했어요.

지금 이 자리에서 천첩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어 주세요."
말을 끝맺으며 사왕혀모는 봉목을 내리깔았다.
'일단, 나의 모든 것을 준 후... 안심시켜 암살하리라!'
무서운 여인!
사왕혈모는 목적 달성을 위해 자신의 몸마저 내던지고 있는 것이었다.
하나,
그런 것을 알리 없는 하후린.
"좋소!"
그는 흔쾌히 승낙하고 말았다.
이어,
"그럼..."
하후린은 자신의 옷을 벗어 던뎠다.
굳강한 사내의 육체가 그대로 드러나고...
이미
그 순간부터 하후린은 한 마리 야수로 돌변했다.
물컹-
팽팽한 육봉은 사내의 손길에 의해 잔인하게 일그러지고.
"헉!"
사왕혈모는 아픔 속에 번져가는 희열에 기성을 발했다.
하후린은 결코 서둘지 않았다.
그는 두 손으로 두 개의 거봉을 문지르며 달콤한 여인의 입술을 탐닉했다.
'확실히 처녀로군!'
하후린은 만족스런 미소를 떠올렸다.
사왕혈모의 입맞춤 기교는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한 번이라도 사내를 안아본 여인이라면 그토록 서툴지는 못하리라.
학같이 우아한 여인의 목줄기를 타고...
하후린은 약간 무릎을 굽혔다.
천공을 뚫을 듯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육봉,
하나,
그 동산만큼 큰 수밀도의 끝에 매달린 분홍빛 유실은 너무나도 작았다.
그것은 한 번도 사내의 입에 닿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었다.
싱싱함을... 하후린은 느끼며 그것을 베어물었다.
그의 입안으로 상큼한 내음이 꽉 차오른다.
"흐윽! 으응-"
사왕혈모는 금관적혈사가 애무했던 것과는 또다른 쾌감에 교구를 떨었다.
스으응-
하후린의 무릎은 점점 더 꺾어지고 있었다.
수밀도의 밑으로 그의 얼굴은 하강해 가고.
드넓은 한 점의 군살조차 없는 평원을 지나.....
급기야.
쿠웅-
하후린의 무릎이 땅에 닿음과 동시.
"하악! 아아......"
사왕혈모의 입에서 열락의 교성이 쏟아져 나왔다.
사내의 혀.
그것이 단풍림을 헤치고 붉은,

그러나 감미로운 영천수가 담긴 습지를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혀는 민활한 영사처럼 여인의 계곡 깊숙이 침습해 들었고.
"으흐흑! 그... 그만... 아......"
여인은 흐느끼듯 몸부림쳤다.
스으윽-
하후린은 충혈된 눈을 번뜩이며 신형을 일으켜 세웠다.
아울러
"무... 무슨 짓을......"
여인의 두 허벅지를 버리며 하후린은 우뚝 섰다.
기묘하기 이를 데 없는 자세.
여인의 두 손은 쇠사슬에 매달린 채 허공을 부여잡고 있었고.
하후린은 두손으로 여인의 양 허벅지를 나눠쥔 채 서서히 자신을 밀어갔다.
거대한 포신은 이미 화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 거대한 화기는 천천히 촉촉히 젖은 동굴로 진입해 들었다.
순간,
"아악! 아흑......"
사왕혈모는 자신의 내밀한 곳에서 번져오르는 통증에 적미를 일그러뜨렸다.
그 고통은 그녀로선 참기힘들 정도로 큰 것이었다.
'바득! 마음대로 해라! 이 고통을...

그 만큼 네놈의 죽음을 통쾌하게 해줄 것이다!'
사왕혈모는 입술을 악물며 파괴의 고통을 참았다.
한데.
"이...이런... 헉! 아흐윽!"
일순간에 몰아닥친 거대한 쾌락의 열풍!
고통은 삽시간에 사라졌고
그대신 그녀의 하체로부터는 미증유의 열락이 폭풍처럼 쇄도해드는 것이 아닌가?
하후린의 허리운동은 점차 급박해지고.....
"하.. 으음! 더...더...흐윽! 아......'
사왕혈모는 머릿속마저 몽롱해질 정도로 희열에 몸부림쳤다.
뿐인가?
그녀의 둔부는 사내의 율동을 따라 자연스럽게 흔들리니......
일치감!
바로 그것이었다.

끝나지 않는 연회는 없고,
만리의 대장정 또한 그 끝은 있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던 두 남녀의 행위도 끝난 듯했다.
콰콰콰콰콰-
코우우우우-
지옥광풍탄은 두 남녀의 정사만큼이나 격렬하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리고,
".....'
거대한 적암,
지옥광풍탄의 지독한 열기로 인해 곧이라도 녹아내릴 듯 달구어진

만근거암의 위에 두 남녀는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 여인... 결코 범상한 여인은 아니다!'
하후린은 그제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사왕혈모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내.... 진정한 남자야!

어려서부터 내 가슴을 메워오던 백마의 기사.....'
사왕혈모의 봉목으로 무수한 상념이 교차되고 있었다.
그것은 갈등이었다.
'하지만 악인마교.. 배신자에겐 죽음보다 더한 교형이 가해진다! 결국......'
여인은 문득 고개를 흔들었다.
그때
"소저가 누군지는 묻지 않겠소."
하후린은 서서히 신형을 돌리며 말을 꺼냈다.
그는 무관심한 시선으로 지옥광풍탄을 내려보았다.
그의 마음은 지옥광풍탄의 광풍만큼이나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하나, 알아야 할 것이오.

여자의 길... 그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사박사박-
사왕혈모는 하후린의 등 뒤로 다가갔다.
아니.
그녀는 조용히 그의 등을 감싸 안았다.
"후회할 것이오. 하나, 본인은 결코 원망은 하지 않을 것..... 으윽!'
파팡-
하후린은 말을 채 잇지 못했다.
비단,
그는 말을 이어갈 수조차 없을 뿐 아니라

짤막한 신음성과 함께 허공으로 실 끊어진 연처럼 날아올랐고......
이내,
콰콰콰코우우-
콰쿠쿠쿠-
미친 듯한 화염의 불길을 함유한 광풍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이엇으니.....
그것은 실로 순간적인 일이었다.
사왕혈모가 혼신의 힘으로 하후린의 등판을 가격한 것이었고,
하후린은 그대로 지옥광풍탄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창룡왕... 누가 뭐래도 당신은... 본녀의 첫남자...

당신만을 간직하며... 살아가겠어요! 창룡왕... 당신만을......"
주르르-
사왕혈모!
뱀과도 같이 차가운 냉혈녀!
그녀가 울고 있었다.

-잠룡의 실종!
과연
그는 사왕혈모의 암계에 걸려들어 죽은 것일까?
하나,
지옥광풍탄은 전과 다름이 없었다.
불귀지옥이라 부르는 이곳,
열사의 최악절지... 지옥광풍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