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백골단종(白骨團宗)의 부활 일천백골유령군단(一千白骨幽靈軍團)
무덤......
사자의 안식처가 되는 곳,
한데,
지금 이곳,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덤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수백 아니 수천 개에 달하는 무덤... 무덤들.....
한데.
이 무덤들의 사계(死界)의 방원 십 리 이내로는
한 포기의 풀뿌리도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무생......
지옥의 사계가 이러할까?
휘류류류-
아지랭이처럼 무덤 주위를 맴도는 새하얀 귀화(鬼火)는
무덤의 을씨년스러움과 함께 괴기스럽기조차 했다.
유령의 세계.....
있다면 바로 이곳이리라.
이곳,
이곳에 찾아들어 무덤 속에 누운 인간들은 모두 인간일 수 없는 자들이었다.
인간이되,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한 인간군들......
전신이 썩어 문드러지고
삶의 기초적 행위마저 누리지 못하는 나병환자들....
그들 문둥이들은 겉은 멀쩡하나 정신이 썩어 버린 인간에게 쫓기고 쫓겨...
결국,
인적이 끊긴 절대악지에서 생의 종말을 맞는다.
누구 하나 도와줄 수 없는 버려진 인간군......
그들은 죽음에 이르러 한 곳을 찾아 마지막 생명력으로 자신의 무덤을 파고 눕는다.
초정신술사들......
그들은 능히 예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초지자(超智者)들이었다.
주술만으로도 호풍환우(呼風還雨)할 수 있는 그들......
하나,
평범한 아니 졸렬한 인간들은 결코 그런 초지자들을 눈으로 두고 보지 못했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일을 자신보다 더 정확히 알고 있는 인물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자신들이 살아온 생이 결코 깨끗하지 못한 인간들에겐
그런 초지자들은 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이라 느낄 정도의
위기감을 그들은 가지고 있어야 했다.
결국,
그들은 초지자들은 악마에게 영혼을 판 매혼자라 좌천시켰고,
범인이 지니지 못한 초능력을 지녔던 그들은 역시
인간세계에서도 도태되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들 역시 한 곳,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밀지에 자신들을 묻었다.
머리가 두 개 달리고,
팔은 하나요, 다리는 길고,짧고,
등은 낙타의 그것처럼 혹이 등산만하게 튀어나왔고,
눈이 세 개이거나 하나이건,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종종 탄생되곤 한다.
일명 기형인간들......
그들은 아무런 사고를 갖기도 전에
인간의 범주에서 제외되는 설움을 맛봐야 했다.
그들은 놀림의 대상이었으며
학대와 모독을 감수하며 살아가야 했다.
하나,
늙고 병들면 그들이 갈 곳이 어디 있겠는가?
결국,
그들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금역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으니......
우우우웅-
귀신의 통곡인가?
이승에 남긴 인간에 대한 저주의 호곡성인가?
무덤 위로 흐르는 저 흐느끼는 듯한 귀음......
이곳,
인간이되 인간의 범주에 들지 못했다.
그리하여
하늘마저 짓씹어 먹을 혈한과 저주를 간직한,
염부도 아니고,
이승의 세계랄 수도 없는 백야유령계(白夜幽靈界)였다.
밤,
대자연은 그 시각에 광명을 소멸시키고 암흑의 이 불로서 대지를 잠깨운다.
하나,
우우우우웅-
이곳만은 틀렸다.
한 점의 달빛조차 없는 새까만 현공(玄空).
한데,
저 새하얀 귀화 속에 밝음도 암흑도 아닌 제 삼 세계가 펼쳐지고 있으니......
백야,
죽은 자도 산 자도 아닌 유령들만의 사후세계!
그것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
휘이이잉-
우우웅-
저주와 죽음의 유령계
백야의 밤 속에 대기는 더욱 귀기스럽게 물들어가고,
한데,
어느 한 순간,
푸스슷-
그 백야의 일각이 무너지며 돌연 섬뜩한 두 개의 눈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회백색의 사안.
검은 동공이 티끌만큼도 없는 공포스런 백안은
허공 중에 둥둥 뜬 채 부유하고 있었다.
츠으으-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공할 죽음의 기운,
그것이 출현하는 순간 사위는 섬뜩한 죽음의 내음 속에 떨었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
번쩍!
그 회백색의 백안에서는 백광이 뇌전처럼 작렬하며
주위 일천 장 이내를 완전히 풀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와 동시에 한 줄기 직기 허무한 저주의 떨림이 흘러나왔다.
"흐흐흐, 백야백골귀령안(白夜白骨鬼靈眼)...
백야의 백골유령을 취할 수 있는 유령귀안을 익혔다."
휘류류류-
저주귀음은 대기를 기묘하게 울리며 퍼져나갔다.
"과거, 백골단종은 백야유령세계를 지배하지 못한 채,
제와벌과 맞서다 궤멸당했다!"
그 소리,
한과 증오가 맺혀 있었다.
"하나, 본좌 백골유령종은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
그의 말엔 확신이 담겨 있었다.
"크흐흐흐, 이제 깨우리라!
하늘까지 저주할 혈한을 지닌 체 유령계에 머물러야 했던 백골유령들을......"
오오, 이 무슨 소린가?
"크흐흐, 지옥의 위대하신 대종께서 명을 내리셨도다!
지옥혈천하가 도래하리니...
그 영광의 선봉에 본, 백골단종이 임명되었도다!"
회색의 백안은 야망으로 이글거리며 타올랐다.
"일어... 나라! 백야의 유령백골들이여!"
주문을 외듯 울려퍼지는 저주지음.
우우우웅-
그것은 기묘한 파랑을 일으키며 무덤 속으로 파고들었고,
"그대들... 한과 저주를 풀어 주리라!
나 백골유령종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천 년의 잠에서 깨어나라!"
그 저주귀음이 끝나는 순간,
오오... 보라!
쩍- 쩌억-
무덤이 거북의 등껍질인 듯 균열을 일으키고...
스으으-
가라진 무덤 속에서 새하얀 손이 하나 삐져나왔다.
아울러
"케이이-"
"끄끄끄끄-"
"키키키"
도저히 인간의 음성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귀음이 대기를 울리니.
새햐얀 손,
아니 그것은 손이 아니었다.
살은 한 점도 없는 백골수였다.
백골수는 하나 뿐이 아니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의 무덤 속에서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백골수들이 삐져나오더니
곧이어,
머리. 상반신, 하체,
오오. 이것을 어찌 인간의 형상이라 하랴?
파츠츠-
머리털 한 올 없는 새하얀 백골두여...
시퍼런 귀화를 폭출시키는 퀭하니 둘ㅎ어진 눈!
너덜너덜한 옷자락 사이로 보이는 섬뜩한 귀린화(鬼燐火)!
그것은 그대로 백골이었다.
백, 이백, 오백......
백골들은 꾸역꾸역 기어나오더니
일천 장 이내의 무덤을 모조리 파괴시키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무려 일천!
그들의 등장을 보며 회백색 쌍안은 흡족하게웃고 있었다.
"흐흐흐. 제왕십로군단! 우리 백골단동의 영원한 숙적!
하나 알리라! 일천 백골유령군단의 무서움을 깨닫게 되리라!"
휘류류류-
대기가 전율에 몸서리친다.
문득,
"환(幻), 준비는?"
회백색의 귀안이 허공을 향하여 귀음을 발했다.
순간,
스물스물-
허공의 일각에서 짙은 암흑의 안개가 피어오르고......
"신, 백골환면종(幻面宗)! 백골의 구존께 삼가 문안 드리오!"
그흑무는 인간의 형태로 변화하며 백골유령종의 회백색 귀안 앞에서 부복했다.
"과거, 본 단종의 궤멸에 선봉을 섰던 태양제국을 얻을 준비는?"
"모든 준비는 완벽합니다!"
백골환명종이라 불리운 상의(喪衣)노인은 더욱 머리를 조아렸다.
"태양천왕 철사무를 죽이고, 오백의 백골천검대(天劍隊)를 배치했습니다!
명만 내리신다면 대화원은 언제라도 백골천하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확신에 찬 일언,
"크흐흐, 좋아. 부수는 것이라면 백골유령군단이 필요하나,
지옥제국에서는 파멸보다 이용을 바라시니...
가랏! 가서 태양제국을 흡수하라!"
"존명!"
스스스-
백골환명종은 깊숙이 대례를 올리고는 그 자리에서 지면으로 스며들었다.
가공할 환술!
"흐흐흐, 백골령에서 백골단종은 다시 태어났다!
일천, 백골유령군단과 함께......
크흐흐. 죽이리라! 제왕의 후예들...
짓씹어 삼키리라! 크흐흐흐......'
통쾌한 공소가 현공을 핏빛으로 칠하며 퍼져나갔다.
오오... 아는가?
천하여!
백골단종(白骨團宗)!
제왕벌의 공포신화에 패멸되어,
역사의 암흑 속으로 사라졌던 사후세계의 제왕!
그것이
다시금 출현한 것이었다.
일천 백골유령군단!
살아생전,
인간이되, 인간이기를 거부당한 채 죽어야만 했던 비인간들.....
이승과 저승의 사이
백야유령계를 떠돌며 혈한을 갈아온 귀령들...
그들은 천 년의 한몽(恨夢)에서 깨어난 것이었다.
죽음과 저주와 혈한의 귀지(鬼地)...
이곳은 백골들의 천국이었다.
백, 골, 령!
그렇게 불리우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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