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철혈의 여전사, 철혈여제후(鐵血女帝后) 하수란(河水蘭)
대초원,
그 열사의 죽음의 대지.
그곳은 태양의 신화를 간직한 곳이었다.
-태양해(太陽海)
이곳은 무생지옥이라 알려져 있는 대초원의 최악지였다.
사계절의 구분조차 없이.
오직 지옥겁화(劫火)와도 같이 뜨거운 태양의 폭풍만이 휘몰아치는 곳......
태양의 폭풍은 대기를 폭발시키고,
그것은 가공할 열사풍으로 화해 대지를 태양지옥으로 만든다.
휘잉-
엄청난 열사풍이 천지를 뒤덮어하늘조차 누렇게 변색해 있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모래알......
하나,
한 치 앞도 안 보이도록 광란하는 열사풍 속에서
그 수억, 수천만 개의 모래알 중 하나가 섬전처럼 바위에 꽂히는 순간,
콰콰쾅-
아아,
집채만한 바위는 티끌만한 모래알 하나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박살이 나 버리는 것이 아닌가?
휘이잉-
그 바위의 잔재는 다시 열사풍에 휩쓸려 그것의 일부가 되고,
콰콰콰캉-
또다시 주위의 바위들을 박살내어
자신의 비참한 신세에 동반자가 되도록 만들었다.
모래알은 바위를 부수고 바위는 모래알로 화하고,
모래알로 화한 바위는 또다시 다른 바위들을 강타하여 모래알로 만들고.....
열사풍은 시간이 갈수록 엄청나게 기세가 배승(倍勝)했다.
그것은 억천 년이나 만 년 전부터 반복되어 온 태양해의 섭리였다.
콰콰콰-
쿠쿠쿠-
천장?
이 천장?
아니.
그 이상으로 치솟아 하늘을 떠받치는 신주가 되어 버린
열사풍은 무엇이든 집어 삼기고 있었다.
바람의 제황이라는사막의 용권풍,
그것도 태양해의 열사풍에 비한다면 옷자락을 스치는 미풍이었다.
인간이 생존하기는커녕 대지 자체마저 살점을 깎이며
죽어가고 있는 공포와 전율의 대황지.
태양해.
한데,
돌연.
슈우우우-
갑자기 대지가울부짖는 듯 기이한 소성이 귀청을 두드리고,
콰콰우우웅-
소성은 순식간에 천지폭멸의 대파멸음으로 변했다.
순간,
오오... 사라졌다.
이천 장이나 치솟아 천지와 대기의 처녀막을 찢어발기고 있던
죽음의 열사강풍이 흔덕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 아닌가?
아니,
녹아 버렷다는 표현이 오히려 적절하리라.
바로 이때.
"흐흐흐흣-"
천지와 대기와열사풍 마저 전율케 하는 철혈기의 음성,
모든 것을 예리한 비수로 난자하듯
꿰뚫어 버리는 웃음소리가 비산하는 것이 아닌가?
이 죽음의 대황지에 인간이 존재하다니.....
오오... 보라!
티끌 하나로도 만근거석을 박살내던 열사강풍을
둘로 가르며 서서히 떠오르는 인영!
여인이었다.
그것도 삼십대 가량의 여인이었다.
한데.,
보통 사람들보다도 머리 하나는 더 큰 엄청난 거구....
저신에 걸친 것이라고는 가슴을 가린 젖가리개와
비소만을 간신히 가린 조각 하나.
젖가리개와 한 조각의 옷은 금사의 고리로 엮어 만든
황금연환신갑(黃金連環神甲)이 아닌가?
번쩍이는 황금빛 사이사이의 작은 고리 틈으로
은은히 비치는 진보라빛 유두와 거무죽죽하게 아른거리는 밀림.
갈라지는 강풍 사이로 비쳐드는 태양빛 아래
빛나는 구리빛 동체는 뱀처럼 꿈틀거리는 근육질로 뒤덮여 있었다.
딱 벌어진 어깨와 어린아이 머리만한 두 개의 육봉,
대평야를 연상시키는 아랫배와 황금연환신갑으로 가려진
비소 아래에 이어진 두 다리는 천주를 방불케 했다.
천년거목 같은 두팔은 가슴 앞으로 모아져
족히 천 근은 나갈 황금거도(巨刀)를 움켜쥐고 있었다.
"호호호! 드디어... 드디어 이루었다!"
오척 거도로 대자연을 압도하여 오연히 선 그녀.....
너무나 감격했기 때문일까?
한데,
그녀의 얼굴은 뭐라 표현하지 못할 요염함과
철혈의 기운을 줄기줄기 뿜어내고 있었다.
갸름한 얼굴에 날카롭게 솟은 코.....
붉은 입술은 오만하게 닫혀 있고.
무엇보다도 천년거사를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두 눈은
이글거리는 화염으로 불타 올랐다.
대자연의 섭리를 일도양단해 버린 여인.,
그녀가 비로소 거도를 내리며 외쳤다.
"호호호, 천 년의 세월 동안 본국은 일인자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철혈기와 함께 만년빙석 같은 한이 서려 있었다.
"천하패자는커녕, 우주십극패천세의 일원이었을 뿐... 하나..."
중년여인의 시선은 짙푸른 창공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그녀는 일순 처연한 신색이 되어 흘러가는 편운을 바라보았다.
"사무... 당신이 실종된 지 삼 년...
천첩은 당신이 사랑하신 태양제국을 천년 최강으로 만들겠어요.
반드시 당신의 꿈을 이루어 드릴 것입니다.....
당신이 남기신 지상 최강의 무적화공(火功),
태양천폭파황류(太陽天爆破荒流)를 신첩은 십성 익혔어요."
파츠츠-
그녀의 전신에서 뿜어지는 철혈기에 사위가 숨을 죽였다.
철혈여제후(女帝后) 하수란!
현대 초원의 절대제후로 군림하고 있는 철의 여인.
삼 년 전까지만 해도 태양제국의 국주는 그녀의 남편인 태양천왕 철사무였다.
천 년 대 태양제국의 최고수로 인정받았던 대초원사상 최강의 전사......
그가 삼 년 전 의문의 실종을 당하자
태양천왕 철사무에 못지 않았던 그녀는 태양제국의 국주로 추대되었다.
별호에 부족함이 없이 철의 여왕으로 대초원에 군림해 온 철혈여제후 하수란!
"이제 가거라! 천 년 간 아무도 익히지 못했던 태양천폭파황류!
그것을 죽음의 대강열사풍 속에서 완벽하게 익힌 지금,
본국의 적수는 없다!"
츠으.....
하수란의 신형이 서서히 허공으로 떠올랐다.
"호호호, 나 하수란의 앞을 가로막는 자는
모조리 열화지옥으로 보내 주리라!"
파츠츠츠-
"제왕벌은 사라졌다.
천 년이 지난 이제 우주십극패천세를 병란시키게 되면
나머지 제왕 구단은 모두 가신으로 변하리라!"
순간,
츠읏-
파파- 파앗!
대강열사풍을 꿰뚫고 하수란의 신형이 까마득히 치솟았다.
"호호홋! 제왕천좌는 본 태양제국에서 차지하게 되리라! 나 하수란에 의해......"
쐐애액-
하수란은 대강열사풍과 함께 뒤섞여 태양해를 강타하고 있는
철혈지소(鐵血之笑)를 뒤로 하고 섬전처럼 사라졌다.
-철혈여제후 하수란!
그녀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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