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사사천교, 혈랑의 출현
묘강,
남극의 거대한 습지,
사시사철 어느 때나 무덥고 칙칙한 기후에 휩싸여 있는 야성의 열대지.
태초의 원시림이 그대로 살아 있고
숱한 맹수와 독물들이 우글우글하여 발을 들여 놓기조차 겁나는 곳이었다.
-독천림(毒天林)!
묘강의 오지 중에서도 더욱 무섭고 지독한 밀림.
독물들의 천국이라고나 할까?
생명체라고는 오직 가공할 극독을 보유한 독물밖에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한데,
이곳에.
한 명의 인간이 나타났다.
눈부시도록 절묘한 신법으로 밀림 속을 누비고 있는 인물,
아! 바로 하후린이었다.
"....."
그는 문득 신형을세우며 주위깊게 사방을 둘러보았다.
"우주십극천패세 중 하나인 절대독황부가 이곳에 있다!
이 드넓은 밀림 속에서 사사천교를 찾기는 쉽지 않으니... 일
단 절대독황부로....."
이어,
방향을 가늠한 그는 다시 신형을 날리려 했다.
하나,
곧 그는 기광을 일렁이며 동작을 멈추었다.
'무슨 소리가... 십리 밖이다!'
하후린은 청각을 돋구어 의문의 음향을 살피다가
즉시 빛살처럼 밀림을 뚫고 쏘아져 나아갔다.
파아앗-
푸아아- 푸아-
쉬쉬쉬- 쿠쿠쿠쿵-
눈부신 금무(金霧)와 핏빛의 혈기류가 뒤엉켜 난무하고 있었다.
푸시식- 우지끈-
밀림의 근 오십여 장이 초토화되어 있고,
계속해서 그무와 혈기류에 닿은 나무와 거석들이
산산조각 파괴되거나 흐르고 있었다.
금와(金蝸)!
어른 머리통만 한 거대한 금빛,
두꺼비와 무려 십 장이 넘는 어마어마한 혈망이 뒤엉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오오,
그것들은 바로 전설의 독물들이 아닌가?
-금천독와(金天毒蝸)!
-혈독귀린망(血毒鬼鱗網)!
뿜어내는 독기에 단지 스치기만 해도
형체도 없이 녹아버린다는 가공할 독물들이나...
한데,
싸움의 양상은 금천독와가 점차 밀리고 있었다.
혈독귀린망의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융폭함에
이미 상당한 상처를 입고 전신에 금혈이 낭자했다.
이때 몹시 다급하고 안타까운 기운을 담은 교성이 울렸다.
"금아! 기운 내!"
아,
전권의 오십여 장 밖,
한소녀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 않은가?
중원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실로 해괴한 차림의 소녀.
치부만을 간신히 가린 짧은 반바지에
상의 역시 젖가리개에 불과한 극히 조그만한 것이었다.
이 소녀는 실로 아름다왔다.
알맞게 그을린 전신 피부에는
퉁기면 소리라도 날 듯한 팽팽한 탄력이 넘쳐 흘렀고,
선이 강하고 뚜렷한 오관의 윤곽은
남국의 소녀다운 발랄한 개성과 함께
더없이 인상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었다.
또한 지금 두 손을 꼬옥 쥐고 안타까운 기색을 띄우고 있는 모습은
깨물어 주고 싶도록 귀여운 것이기도 했다.
"금아! 지면 안 돼! 힘을 더 내란 말이야!"
그러나
그녀의 필사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금천독와가 뿜어내는 금무는 더더욱 엷어졌다.
그에 비례해 혈기류는 갈수록 극렬해졌다.
푸아아악, 푸악-
끄아악- 파치치칙-
바로 이 순간이었다.
"하핫, 큰 놈이 체통이 없구나, 작은 놈을 괴롭히다니!"
갑자기 낭랑한 대소와 함께
한 가닥 섬광 같은 경기가 작렬했다.
경기는 여지없이 혈독귀린망의 정수리를 관통했다.
끄아아악-
혈독귀린망은 처절한 괴성을 지르며
근 일 장 여를 퉁겨올라 내동댕이쳐졌다.
그와 동시,
새털처럼 가볍게 지면에 내려서며
기진한 금천독와를 안아드는 한 인영이 있었다.
"하하, 위험했다. 이놈!"
하후린이었다.
이때 반나소녀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금아!"
한데,
지면에 널부러져 있던 혈독귀린망이 몸부림치며
그녀를 향해 덤벼드는 것이 아닌가?
끄아아아-
"조심!"
하후린은 일갈하며 번개처럼 혈독귀린망을 잡아챘다.
우두두두- 두두둑-
혈독귀린망은 전신이 수십 토막이 난 채
비로소 완전히 절명해 버렸다.
하후린은 톡톡 손을 털며 질책하듯 반나소녀를 돌아보았다.
"조심해야지! 큰일 날 뻔했다."
상당히 놀란 듯 가슴을 쓸어내리던 그녀는
하후린을 쳐다보다가 넋을 잃었다.
'와! 정말 예쁜 오빠구나!'
그때 금천독와는 하후린의 품을 떠나 그녀에게 펄쩍 뛰어들었다.
소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안겨든 금천독와를 쓰다듬으며 활작 웃었다.
"금아,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녀의 웃음은 실로 천진스럽고 귀여운 것이었다.
하후린은 입가에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후후, 때묻지 않은 귀여운 소녀로군!'
그러다 돌연,
그는 기겁했다.
쪽!
느닷없이 소녀가 달려들어 입을 맞춘 것이다.
"호호, 금아를 구해 주셔서 고마워요. 예쁜 오빠!"
'예쁜 오빠?'
"전 미미라고 불러요, 오빤 누구시죠?"
"하후린."
하후린은 씁쓸히 웃으며 짤막하게 대꾸했다.
이어
"한데, 미미는 어디에서 왔지?"
"절대독황부가 우리 집... 어머!"
소녀 미미는 대답하다가 다급한 표정을 떠올렸다.
"너무 늦었어요.
할아버지께서 걱정하실 텐데... 저랑 같이 가세요."
하후린은 음칫했다.
'이 소녀가 절대독황부의... 좋아. 잘됐구나!'
어차피 절대독황부를 찾아가던 길이었으니
하후린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 가자!'
"호호, 고마워요, 오빠!"
절대독황부!
그것은 독천림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었다.
빽빽한 밀림을 사방에 두르고
실로 견고하게 지어진 수십 채의 고루거각!
가히 우주십극패천세의 하나이자,
묘강의 패주다운 당당한 위세였다.
한데...
아! 보라.
지금 절대독황부는 치밀하고 참혹한 전화에 휩싸여 있지 않은가?
"크아악!"
"으아악!"
"아아아악!"
기습에 허를 찔린 듯 우왕좌왕하는 형세였다.
기습자들은 근 오백여 명의 형영인들이었다.
하나같이 무시무시한 사기를 온몸으로 폭사하는 인물들,
그들은 실로 무자비한 살육을 전개하고 있었다.
흡사 지옥에서 뛰쳐나온 사신들 같았다.
"크크, 영광으로 알거라!
위대한 사사천교의 자비가 처음으로 너희들에게 내리는 것이니!"
"크카카, 가랏!"
오오, 사사천교!
그 저주의 전설이 드디어 현실로 나타났단 말이가?
무서운 일!
"으아앙악!"
"크아악!"
콰르릉- 쿠콰콰콰쾅-
수효는 절대독황부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나 오백여 혈영인들은 하나하나가 가공지경의 고수들이었다.
"크카카, 지옥구경이나 시켜 주마!"
"크크, 그만 살거라!"
팟- 츠츠츠츠-
우르르 콰쾅-
온통 핏빛으로 천지가 물들은 혈광천하!
혈영인들이 뿜어내는 혈강에 스치기만 해도
절대독황부의 인물들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있었다.
"크아아악-"
"우아아악!"
싸움이 아니라 일방적인 도살이었다.
삽시에 절대독황부는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시산혈하로 화해 갔다.
-절대독왕(絶代毒王), 혁천광(赫天光)!
절대독황부의 전대부주이자,
고금제일의 절대독인!
"이... 감히 본부에서 살육을 자행하다니! 어떤 놈들이냐?"
폭갈과 함께 그는 태풍이 몰아치듯 혈영인들에게 쇄도했다.
"대라천독강!"
푸스스스-
푸하악-
그의 쌍자에서 폭출하는 어마어마한 독강!
"끄악!"
"캐애액!"
폭갈에 휩쓸린 형영인 사오 명이 일순 핏물로 녹아내렸다.
과연 지상 최강의 독인이라는 명서에
손색 없는 무서운 위력이었다.
한데, 이때,.
"흐흐, 네가 이곳의 우두머리인가 보군!"
스윽-
음산한 살성을 토해내며
절대독왕 앞으로 떨어져 내리는
장대한 체격의 한 혈영인이 있었다.
"웬 놈이냐?"
절대독옹은 쇄도하는 기세를 멈추고
잡아먹을 듯 상대를 노려보았다.
"크크, 사사천교의 선봉장 혈사황이다!"
"뭐... 라고? 사사천교?"
절대독왕 혁천광의 신형이 부르르 진동했다.
"전설이... 실재했었단 말인가?"
아아, 틀림없었다.
-사사천교!
저 후한 삼국초에 출현했던, 혈사의 귀령들......
그것이 출현한 것이었다.
그 선봉장이라는 혈사황!
그는 통쾌한 광소를 터뜨렸다.
"크카카!
전설?
본사사천교가 전설이란 말이냐?
크카카,
이제 전설은 없다.
천하를 모두 본교의 발 밑에 두리라!"
"......"
절대독왕의 안색이무겁게 굳어졌다.
'사사천교... 으음, 이들을 당할 수 없다.
미미, 그 애가 빨리 와야......'
미미?
그 조그마한 소녀에게 무슨 능력이 있기에......
"크크, 앞으로 일 년 후 본교의 천 년 사종제께서 출관하신다!"
혈사황은 절대독왕 혁천광을 음습히 주시하며
광기어린 음소를 이어갓다.
"크흐흐, 그래서 우리가 왔다.
이곳을 미리 점령, 거점으로 삼으라는 명을 받들어! 크하핫!
그리고 한 달 후부터 천하에 군림하는 것이다!"
음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오히려 낮았다.
하나 그 속에는 막대한 공력이 실려 있었다.
절대독왕은 내부의 진기가 진탕됨을 느끼고 안색이 더욱 침중해졌다.
'가공할 공력이다!
나로서는 상대 못할 고수.....
으음, 한낱 수하가 이럴진대 천 년 사종이라는 자는?'
일순 그는 안광에 비장한 빛을 번뜩였다.
"좋다! 내 한 몸 죽는 한이 있어도 일단 네놈부터 없애 주겠다!"
"크크, 네가 나를?"
혈사황은 같잖다는 듯 조소했다.
순간 절대독왕 혁천광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 방자한, 파라독령기!"
섬칫한 녹색 독강이 분무처럼 뿜어나갔다.
"크, 제법이다만, 혈사류!"
정면으로 부딪치는 혈사황의 가공할 혈강!
콰쾅-
천번지복의 대폭음이 다음 순간 작렬했다.
격돌의 결과는 즉시 드러났다.
"윽!"
답답한 신음성과 함께
서너 걸음 물러서 간신히 신형을 세우는 절대독왕!
그의 안색은 삽시에 핏기를 잃었다.
반면,
"크흐흐, 확실히 제법이구나, 어디 이번엔! 혈사풍!"
피피피핑-
콰르르르-
마치
돌풍과도 같은 수천 가닥의 혈망이 혈사황의 전신에서 폭사했다.
절대독왕의 노안이 석고상처럼 경직되었다.
그는 남아 있는 전 공력을 끌어올렸다.
"절대파멸독강공!"
츠와와와아아아-
절대독황부의 최고 최후의 절학이 펼쳐졌다.
콰콰콰쾅-
최초의 격돌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폭음이 진동하며
허공에 기류가 근 백여 장 방원을 장악하며 무섭게 회오리쳤다.
동시에.
"크윽!"
"으윽!"
두 마디 짧은 신음성이 일어났다.
한 사람,
오륙 보를 물러선 그는 낭패한 기색을 드러냈다.
전신에 피어오르던 혈기가 현저히 엷어져 있고,
좌수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이익!"
아,
그는 일순 미련없이 좌수를 잘라 버리는 것이 아닌가?
퍽- 털썩-
잘라져 지면에 뒹군 팔뚝이 곧 한줌 핏물로 녹아흘렀다.
가공할 독가의 위력이었다.
하나 절대독왕 혁천광은 더욱 비참했다.
"으으......"
전신이 아예 걸레조각같이 찢겨진 채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은 것이다.
핏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크흐흐, 감히 본좌에게 상처를 입히다니......
가장 처참히 죽여 주마!"
혈사황은 미쳐 버릴 것만 같은 살기를 뿜어내며
느릿느릿 혁천광에게 다가섰다.
혁천광의 눈빛에 체념이 감돌았다.
'음... 내 대에서 절대독황부가 멸망하는가?
미미... 미미야...'
혁천광은 고통스럽게 눈을 내리감았다.
혈사황의 씹어뱉는 듯한 살음이 솟구쳤다.
"죽엇!"
순간,
바로 그 순간이었다.
"멈춰랏!"
허공 한 곳에서 천둥처럼 울리는 일갈대성이 작렬하더니.
고오오오-
쩌쩌쩡-
한 가득 공섬을 방불케 하는 백색 경기가
대지를 가르며 혈사황에게 쏘아져 왔다.
믿을 수 없도록 빠른 속도였고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 강력한 기세였다.
"웃! 웬 놈이냐?"
혈사황은 다급한 헛바람을들이키며 퉁겨지듯 신형을 뽑아냈다.
콰쾅-
경기가 작렬된 지면은 근 일 장여의 구덩이가 생기며
어지러운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그와 동시 흙먼지 사이로 크고 작은 두 개의 인영이 떨어져 내렸다.
일남일녀!
바로 미미를 대동한 하후린이었다.
이때
미미는 내려서자마자 대경하여 절대독왕 혁천광에게 다가갔다.
"할아버지!"
"미... 미아냐?"
걸레짝 같은 육신을 간신히 가누며
한줄기 생기를 번뜩이는 절대독왕!
"미아야! 어서 혈천독왕묘를..."
미미는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그것은 표범이 아니었다.
핏빛 고양이!
웬만한 늑대 정도 크기의 거대한 혈묘떼였다.
-혈천독왕묘(血天毒王猫)!
혈천묘왕과 혈호(血虎) 사이에서 태어난 야수의 제왕.
게다가,
절대독황부의 비전대법으로도
검불침의 신체와 가공할 혈독지기를 보유한
이른바 절대독홍부의 수호영수들이었다.
한데,
그것들은 미미라는 이 소녀만이 부릴 수 있는 듯했다.
"모조리 죽여 버려라!"
미미의 입에서 매서운 교갈이 솟구쳤다.
카오오- 카르르르르릉-
쉬쉭- 쉬쉬식-
수천 마리의 혈천독왕묘들이 온 사방을 새카맣게 메우며
혈령인들을 향해 덮쳐들었다.
그기세는 실로 사납고 맹렬했다.
"크악!"
"악! 내 팔!"
혈린들 몇 명이 경황중에 나뒹굴었다.
하나 그들의 무공은 막강한 것이었다.
"혈류살천무(殺天武)!"
"이 잡종들이 어디서!"
곧 자세를 가다듬고
더욱 가공할 혈강으로 전시을 감싸서
혈천독옹묘는 쉽사리 강기막을 뚫지 못했다.
그래도 혈천독왕묘 덕분에 싸움의 양상은
일방적인 도살극에서 제법 팽팽한 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 여전히 죽어가는 쪽은
절대독황부의 인물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으아아아악-"
"크아악!"
혈사황,
그는 혈천독왕묘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듯
하후린을 향해 무시무시한 살광을 폭사했다.
"네놈은 누구냐?"
하후린,
그는 절대독왕 혁천광을 치료하고 있다가 천천히 눈길을 돌렸다.
"너희들, 사사천교에서 왔다고 들었다. 맞느냐?"
"크흐흐, 감히 본교의 이름을 입에 올리다니.
네놈의 죽을 죄가 한 가지 더 늘었다! 죽어랏!"
휘류류-
선공!
한 팔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혈강은 여전히 강력했다.
하후린은 빙그레 미소를 띄웠다.,
그것은 살기어린 미소였다.
"불나방들... 죽기를 원한다면 보내 주마! 지옥으로......"
순간,
그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후후, 사공(邪功)에 극성이 되는 절학이있지.
극사천극검광륜!"
버언쩍-
오오, 태양이 지상으로 내려왔는가?
하후린의 전신에서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은 찬란한 서광이 폭출했다.
찰나
콰콰쾅-
천지간 전역을 후려패는 어마어마한 굉음이 진동하며,
"크아아아악!"
심장까지 토해내는 듯 처절한 비명성이 뒤를 이었다.
아, 보라!
혈사황!
태풍에 휩쓸린 가랑잎처럼
십여 장 밖으로 튕겨져 날아가고 있지 않은가?
쿠쿠쿵-
혈사황은 흙투성이가 되도록
지면을 구르다가 간신히 상체를 일으켰다.
하나 일으킴과 동시 그는 목줄기를 마구 쥐어뜯으며
미친 듯 울부짖는 것이었다.
"끄아아아-"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파르르를-
폭풍 같은 전율이 그의 전신을 한 차례 꿰뚫더니
곧 얼굴을 땅바닥에 처박았다.
즉사였다.
한데 다음 순간,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 발생했다.
파스스스스-
오오, 그의 장대한 몸집 전체가
한 웅큼의 재로 화해 쓰러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극사천극검광륜(剋邪天極劍光輪)!
그렇다.
바로 그 위력이었다.
십자검황!
죽음에 이른 그를 지겹도록 추적해 왔던 지옥혈사인.
십자검황은 대륙검모에 의해 구출된 뒤,
그 저주의 혈사무를 근본적으로 파멸시킬
극사대정무(剋邪大正武)를 창안한 것이었으니......
사공을 지닌 사인에게 더욱 강렬하게 작용하며,
일단 쏘이면 체내의 사기가 감소되어 버린다던가......
"......!"
하후린은 공력을 거두며 전권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시산혈해의 지옥도가 펼쳐져 있는 장내,
혈영인들은 이백여 명이 죽었을 뿐 아
직도 삼백 이상이 남아 난동하고 있었다.
반면,
전대독황부 인물은 근 이천여 명이 시체로 뒹굴고 있었다.
혈천독왕묘 역시 거의 반수가 고깃덩어리로 화해 있었다.
하후린의 안색이 침중해졌다.
'철혈신삽공(鐵血神甲功)!
으음, 도검 불침의 신체를 만들고
혈강에 닿으며 무엇이든 부서지는 전설의 사공을
한낱 졸개들이 익히고 있다니......'
하후린은 순간 뭔가 감탄의 빛을 발했다.
그는 절대 독왕은 간호하고 있는 미미에게 시선을 주며 입을 열었다.
"미미, 혈묘와 문도들을 모두 물러서게 하라!"
"......"
미미는 흠칫 의혹을 드러내며 하후린을 올려다 보았다.
하나, 곧
하후린의 태도와 어조에서
웬지 항거할 수 없는 위엄을 느낀 그녀는 무턱대고 즉시 소리쳤다.
"모두 물러서라!"
그녀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절대독황부인들은 급급히 전권을 빠져나왔다.
그 와중에 수백 명이 피를 뿌리며 죽어갔다.
"으아악!"
"크흑!"
"아아아악"
혈천독왕묘 역시 충실히 명령을 받들어 기쾌하게 뒤로 물러서고,
장내에서 삼백여 명의 혈령인들만이 남았다.
그 순간이었다.
"타앗!"
동시에 하후린의 신형이 지면을 박차고 치솟아 올랐다.
"절대독존무(毒尊舞)!"
허공 한복판에 떠오른 하후린의 전신에세
부챗살 같은 녹광이 폭사했다.
휘류류류류-
고오오오-
그것은 진정 감동적일 만큼 장엄한 광경!
한데,
다음 순간 연출되는 광경은
아예 절대독홍부 인물들의 넋을 빼앗아 버렸으니.....
오오, 보라!
삼백여 혈영인들에게 녹광이 뒤덮이는가 싶자.
푸스슷스-
파직- 파치치치칫-
삼백여 명 전원이 그대로 녹아 버리는 것이 아닌가?
비명도 없었다.
녹광에 휩싸이기가 무섭게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바닥에 질천한 육수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
"....."
장내에 질식할 듯한 정적이 감돌았다.
절대독황부 인물들은 아연 석상처럼 굳어져 있었다.
"저... 저럴 수가!"
"도... 독신... 독신이다!"
그때
"오오... 절대독존무!"
절대독왕 혁천광의 걸레짝이 된 육신을 부들부들 떨며 일어섰다.
엄청난 격동이 그의 노안에서 격탕했다.
그는 알아본 것이다.
-절대독존무!
지상의 최강독공!
하나,
그런 이유만으로 혁천광은 놀라지 않았다.
그 절대독공의 연원,
그것은 오직 그만이 알고 있는 것이었으니.....
불사, 전황!
십대제왕천류무를 지녔던 불세출의 제왕!
그는 곧 제왕십로군단의 종주이기도 했다.
지금의 우주십극패천세!
이것은 곧 제왕십로군단의 후신이 아니었던가?
물론 그 사실을 아는 자는
우주십극패천세의 지존들 뿐이었다.
그들은 죽음과 함께 그 사실을 후인에게 전해준다.
공포의 신화,
제왕벌의 삼태제황에 대해......
절대독왕 혁천광!
그도 그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십 인 중 한 사람이었다.
삼태제황 중 전황!
그는 바로 독문의 신이요, 조종이 아니던가?
"오... 대천황이시여!"
혁천광은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다.
그의 말과 행동을 듣고 본 절대독황부 인물들 역시
격동으로 몸을 떨며 일제히 오체투지했다.
"아아, 대천황의 현신이시다!"
"오, 독문제일지존이시여!"
쿠쿵- 쿠쿠쿠쿠쿵-
모조리
절대독황부의 인물들은 머리를 지면에 박았다.
그들은 알지 못했다.
자신들의 지존 절대독왕 혁천광이 왜 저러는지를......
하나 그들은 알고 있었다.
지금부터
우주독패세(毒覇勢), 절대독황부!
그 독의 신화지는 한 인물에게 예속됨을......
그를 일컬어 그들은 대천황이라 칭했다.
사사천교-!
그 혈사의 출현,
그것은 등장과 함께 파멸로 이끌어졌다.
대륙에서는 창룡왕으로 불리는
한 명 절대초인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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