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631. 남북동거(5)

오늘의 쉼터 2014. 10. 1. 16:08

631. 남북동거(5) 

 

 

(1846)남북동거-9

 

 

 

 

오후 4시경이 되었을 때 별장 아래쪽의 계곡에 내려가 있던 조철봉에게 나명진이 다가왔다.

 

나명진이 컴퓨터로 화상회의를 하는 바람에 조철봉은 밖으로 나왔던 것이다.

 

계곡의 평평한 바위 위에 나란히 앉은 나명진이 말했다.

“회의 끝났어요.”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나명진이 말을 이었다.

“제가 베이징 룸살롱 장원의 아가씨가 되기로 했어요.”

“그럼 거기서 윤달수하고 엮어진다는 계획인가?”

“제가 윤달수 파트너가 되는 거죠.”

조그만 돌멩이를 집어 흐르는 개울물에 던지면서 나명진이 말을 이었다.

“윤달수는 며칠 전에도 장원에 들렀는데 거기서 한족 아가씨를 데리고 나갔더군요.”

장원은 조선족이 경영하는 고급 룸살롱으로 조철봉도 두 번 가본 적이 있다.

 

3층 건물에 방이 40개나 되고 아가씨가 3백명이 넘었는데 주로 중국인 손님을 받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룸살롱 손님은 한국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역전되었다.

 

그만큼 중국 경제가 성장한 것이다.

 

골짜기는 벌써 그늘이 졌으므로 서늘했다.

 

어깨를 움츠린 나명진이 팔짱을 꼈다.

“한족 아가씨한테 윤달수의 테크닉을 들었어요.

 

예상했던 대로 윤달수는 빨라요. 일방적이고.”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그러자 맑고 시린 공기가 폐 안에 가득 찼다.

 

주위는 조용했다.

 

바람결에 풀잎이 스치는 소리만 났다.

 

그때 나명진이 말했다.

“들어가서 계획 검토하자고요.”

“그럴까?”

그때 일어서려던 조철봉의 팔을 나명진이 잡았다.

“어때요?”

“뭐가?”

했지만 조철봉은 나명진의 눈에 떠오른 분위기를 읽었다.

“여기서?”

조철봉이 묻자 나명진이 눈웃음을 쳤다.

“다 벗지 말고.”

“그래도 추울 텐데.”

“분위기가 멋지지 않아요?”

나명진이 턱으로 골짜기를 가리켰다.

“여기서 소리 지르면 메아리가 울릴까?”

“그럼 팬티만 내려.”

조철봉이 말하자 나명진이 금방 스커트를 들치더니 팬티를 끌어내렸다.

 

흰 팬티였다.

 

조철봉의 가슴이 뛰었다.

 

그늘은 졌지만 아직 사방이 환했고 골짜기 한복판이다.

 

인적도 새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둘러싼 골짜기가 마치 무대처럼 느껴졌다.

“해요.”

나명진이 작은 바위에 팔을 얹고 엎드렸으므로 조철봉은 고인 침을 삼켰다.

다가간 조철봉이 스커트를 들쳐 올리자 희고 단단한 엉덩이가 드러났다.

 

그리고 엉덩이 사이에 패인 짙은 골짜기도 선명하게 보인다.

 

그때 나명진이 말했다.

“그냥 해요.”

조철봉은 나명진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

 

자신도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바지와 팬티를 함께 내린 조철봉이

 

나명진의 뒤에 붙었다.

 

그러고는 힘차게 몸을 부딪친 순간 골짜기를 울리는 비명이 울렸다.

 

메아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찌렁찌렁한 외침이었다.

“아아앗.”

나명진의 몸은 단단했고 아직 덥혀지지도 않았다.

 

그러나 끝까지 진입하자 강한 압박감이 몰려와 조철봉은 어금니를 물었다.

 

뜨겁고 탄력이 있을 때보다 더 강한 쾌감이 몰려온 것이다.

 

조철봉이 다시 힘차게 전진했을 때 나명진의 탄성은 더 커졌다.

 

같이 느끼는 것이다. 

 

 

 

 

(1847)남북동거-10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는 주위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열기가 가시기 전에 방에 들어온 터라 추위는 느끼지 못했지만 나명진이

 

조철봉의 빨개진 코끝을 보고 웃었다.

“어때요? 좋았죠?”

“아주.”

조철봉도 만족한 표정으로 따라 웃었다.

 

나명진과는 억제하지 않고 발산해버린 것이다.

 

함께 올랐다가 첫 절정에서 같이 폭발해버렸다.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벼워졌으므로 조철봉의 얼굴은 밝았다.

“저녁 먹기 전에 감상할 영화가 있어요.”

컴퓨터 화면을 켜면서 나명진이 말했다.

“자, 여기 앉아서 감상하세요.”

조철봉은 나명진과 나란히 컴퓨터를 바라보며 앉았다.

“뭔데?”

나명진의 어깨에 팔을 두른 조철봉이 물었을 때 곧 화면이 켜졌다.

 

그 순간 조철봉은 숨을 멈췄다.

 

베이징의 장선옥이 화면에 나타난 것이다.

“며칠 전에 녹화한 거죠.”

나명진이 말했을 때 화면의 장선옥이 말했다.

 

볼륨을 크게 해서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그래요, 같이 동거하고는 있지만 마치 제가 물 위에 뜬 기름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러고는 장선옥이 쓸쓸하게 웃었다.

 

그러자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할 수 없어, 당분간만 참고 견디도록 해.

 

상부에서 각별하게 관심을 갖고 있어서 그래,

 

조철봉도 이용 가치가 크거든.”

조철봉은 곧 김성산의 목소리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장소는 일식당의 방 안 같다.

 

앞에 초밥과 회 접시가 놓인 상이 보인다.

 

그때 장선옥이 다시 말했다.

“조철봉은 철저하게 썩은 자본주위 체제의 쓰레기죠.

 

돈이면 다 되는 것으로 알고 실제로 그 방법을 써서 저 신분까지 올랐으니

 

한국 사회가 얼마나 썩었는지 표본감입니다.”

그때 나명진이 힐끗 조철봉의 눈치를 보았다.

 

조철봉은 그냥 눈만 껌벅였고 장선옥의 말이 이어졌다.

“전 마치 제가 그자한테 성의 노예로 팔린 느낌이 들어요.

 

정말 견디기 힘이 듭니다.”

“이번 작전이 끝날 때까지만 참아.”

김성산이 부드럽게 달래더니 화면에 뻗어 나온 손이 보였다.

 

김성산의 손이었고 손에 술잔이 쥐어졌다.

“자, 술 받아.”

장선옥이 술잔을 받자 김성산의 말이 이어졌다.

“윤달수가 곧 조철봉 약점을 잡아 꼼짝 못하게 만들 거야.

 

그러니까 그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리라고.”

그러더니 김성산이 길게 숨을 뱉는 소리까지 들렸다.

“윤달수가 그 전문이니까 말야.”

그때 나명진이 화면을 끄더니 정색하고 조철봉을 보았다.

“여기로 조 사장님을 모신 건 윤달수 작전뿐만 아니라

 

이 화면을 보여드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죠.”

조철봉은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장선옥이 김성산에게 조금 전에 한 말은 마음에도 없는 말이었다.

 

장선옥이 이쪽에 진심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를 잡은 것이다.

 

조철봉의 눈치를 살핀 나명진이 입을 열었다.

“본부에서는 장선옥씨가 진심으로 조 사장님한테 기울고 있다는 것을

 

이것으로 믿는 것 같습니다.

 

장선옥씨는 김성산씨도 녹이고 있으니까요.”

그러더니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처음에는 놀라셨죠? 저도 첫 장면을 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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