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인간의 진심 (13)
(1812) 인간의 진심-25
온몸이 불덩이가 된 것처럼 뜨거웠고 물에 빠졌다 나온 것처럼 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어도
장선옥은 날아갈 수 있을 것처럼 가쁜했다.
“악, 악,”
뒤에서 조철봉이 거칠게 부딪쳐 올 때마다 장선옥은 비명을 질러 대었지만
그때마다 목을 놓고 울어버리고 싶도록 가슴이 벅차 올랐다.
행복했다.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었다.
조철봉은 다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두손으로 허리를 움켜쥐고는 힘차게 부딪쳐 오기만 한다.
“아악! 악!”
장선옥은 마침내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울면서 비명을 지른다.
말의 단어를 꺼낼 겨를도 없다.
그랬다가 이 기쁨이 말에 섞여 날아갈까 두렵다.
이 기쁨의 미세한 먼지조각 하나라도 아껴 맛보고 싶은 것이다.
굵은 기둥이 기운차게 들어오면서 마치 입 밖으로 뚫고 나올 것만 같다.
장선옥은 뺨을 침대 시트에 붙인 채로 울었다.
뜨겁다. 조철봉의 기둥과 기둥에 붙은 용,
그 하나하나의 느낌이 다 전달되어 오는 것이다.
이윽고 장선옥은 이번에는 온몸이 종이처럼 구겨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단발마의 외침같은 신음을 토해내었다.
그리고 조철봉의 기둥이 힘차게 들어온 순간 기절해 버렸다.
숨이 끊어지지만 않았을 뿐이지 사지를 떨면서 늘어지는 것이 죽는 사람하고 똑 같았다.
다시 장선옥이 깨어났을 때는 방안의 불이 켜져있었다.
눈을 뜬 장선옥이 이맛살을 찌푸리자 옆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깼어?”
조철봉이다.
장선옥은 먼저 제 몸이 시트로 덮여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시트 밑은 여전히 알몸이다.
조철봉은 옆에 반듯이 누워 있었는데 담배 연기를 천장에 뱉고 나서 말했다.
“잘 자더구만. 딱 한시간 잤어.”
“지금 몇시죠?”
장선옥이 묻자 조철봉이 시계를 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오전 세시반.”
“그럼.”
하고는 장선옥이 분주하게 시간을 계산했다.
한시간을 잤다면 오전 두시반에 잠이 든 것이고 그렇다면 열시 반경부터
네시간 동안이나 섹스를 했다는 말이 된다.
저도 모르게 장선옥이 머리를 들고 조철봉을 보았다.
그러자 잠들기 전의 쾌락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느낌이 섞여진 장면이다.
하늘로 쏘아 올려진 것 같았던 절정,
조철봉의 기둥이 밀고 들어올 때마다 정상 같았던 쾌감.
기둥에 붙어있던 용,
그때 조철봉의 시선이 옮겨져 왔으므로 장선옥은 서둘러 외면했다.
“아주 좋았어.”
그러고보니 조철봉도 자연스럽게 말을 놓는다.
외면한 장선옥의 귀에 조철봉의 말이 이어졌다.
“선옥씨 샘이 말야, 그리고 반응도.”
뭐라고 대답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장선옥은 침만 삼켰다.
그때 조철봉이 손을 뻗어 장선옥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힘있게 당겨 안았으므로 장선옥의 몸이 조철봉과 와락 밀착되었다.
그순간 장선옥은 숨을 멈췄다.
저절로 눈이 크게 떠졌고 입도 딱 벌어졌다.
조철봉의 기둥이 허벅지 안쪽에 닿았기 때문이다.
뜨겁다.
그리고 철봉처럼 단단해져 있다.
놀란 장선옥이 눈의 초점을 잡고는 조철봉을 겨우 보았다.
얼굴이 상기되었고 더운 숨이 조철봉의 목에 닿았다.
그러자 조철봉이 장선옥의 다리를 손으로 벌리는 시늉을 했다.
“다시 한번 할까?’
“어머, 나, 죽을것 같아.”
저도 모르게 장선옥은 애원했다.
그러나 몸은 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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