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611. 인간의 진심 (11)

오늘의 쉼터 2014. 9. 27. 00:05

611. 인간의 진심 (11)

 

(1808) 인간의 진심-21

 

 

 

 

 

장선옥은 심호흡을 했다.

 

인간은 몇초 동안에도 영화 필름으로 계산하면 2시간짜리 10개 물량의

 

그림을 눈앞에 펼칠 수가 있다.

 

사람이 죽기 직전에 자신의 전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을 스치고 지나간다는

 

말도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장선옥은 딱 한 번 사랑을 해보았다.

 

그것은 10년쯤 전에 모스크바대학 신입생일 때였다.

 

러시아어 교수였던 니콜라이는 그때 30대 중반으로 미남인데다가 실력도 좋아서

 

유학생들에게 인기였다.

 

특히 여학생들은 니콜라이의 숙소까지 찾아가는 극성팬들도 많았는데 장선옥도

 

그중 한 명이었다.

 

어느날,

 

세 명이 니콜라이 숙소에 찾아갔다가 장선옥 혼자 심부름을 다녀와 보니까

 

집이 비어 있었다.

 

모두 밖으로 나간 것이었다.

 

장선옥이 집 앞으로 나왔을 때 다가오는 니콜라이를 보았다.

그날 밤 장선옥은 니콜라이를 첫 남자로 맞았다.

 

스무살 때였다.

 

그때의 기억은 아팠던 것뿐이었다.

 

니콜라이의 더운 숨결 속에 고기 썩은 냄새가 났다는 것도 생각난다.

 

그때는 그 냄새도 향내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변했다.

 

냄새는 지금도 확실하게 기억되었지만 상황에 따라서 향내가 되고 썩은 내로 변하는 것이다.

어쨌든 니콜라이의 섹스는 형편없었다.

 

서둘러서 넣고 단조롭게 방아를 찧다가 끙 하고 끝났으니까.

 

그 후로 니콜라이와 대여섯번 관계를 더 맺고 나서 북한 유학생 강대성과 만나게 되었다.

 

강대성은 3년 연상으로 3년 먼저 모스크바에 온 고위층의 아들이었다.

 

자상하고 부유해서 장선옥은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만난 지 한달쯤 되었을 때인가, 아마 다섯번쯤 만났을 때 강대성의 아파트에서

 

장선옥은 섹스를 했다.

 

강대성은 성 경험이 많았기 때문인지 방아 찧는 요령도 좋았다.

 

그러나 이쪽도 단점이 있었다.

 

연장이 작았던 것이다.

 

니콜라이하고의 경험이 없었다면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강대성의 고추는 니콜라이의 절반도 안되었다.

 

나중에 니콜라이의 고추도 그리 큰 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장선옥은

 

가끔 강대성의 고추를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강대성과 헤어진 것은 고추 때문이 아니었다.

 

나중에 강대성의 고추에 대한 열등감이 이유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여자 때문에 헤어졌다.

 

강대성은 장선옥 외에도 여자가 셋이나 더 있었던 것이다.

 

모두 돈으로 끌어들인 북한 유학생이었다.

 

장선옥이 조철봉에 대해서 쉽게 결론을 낸 것도 강대성과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의 사고를 정립하는 데 교육보다도 경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장선옥도 예외가 아니다.

그 후에 장선옥은 모스크바에서 근무하는 북한 무역상 홍동수를 만났다.

 

40대 중반의 홍동수는 장선옥에게 돈의 가치를 알려준 인물이었다.

 

자본주의의 우수성과 결점까지도 알려주었다.

 

그리고 섹스의 체위가 여러 가지 있다는 걸 처음 알려준 사내이기도 했다.

 

장선옥은 여러 체위 중에서 후배위가 가장 좋았고 몸에 맞는 자세는 정상위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홍동수와의 섹스는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홍동수는 일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남편이 된 임창석을 만났다.

 

두살 연상인 임창석은 착실했고 수동적인 성격이었다.

 

그래서 섹스도 장선옥이 리드하게 되었는데 그때 남자는 여자가 하기 나름으로

 

만족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밑에서 몇번 소리를 지르면 임창석은 끝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쪽에서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한 적도 있었는데 거의 틀리지 않았다.

 

1분30초만에 끝낸다면 그 시간에 싸게 만든 것이다.

 

그때 조철봉이 입을 열었으므로 장선옥은 생각에서 깨어났다. 

 

 

 

 

(1809) 인간의 진심-22

 

 

 

 

“씻고 와야겠는데.”

하면서 조철봉이 장선옥을 보았다.

 

그 순간 장선옥의 가슴이 다시 철렁 내려앉았다.

 

눈빛 때문이다.

 

이럴 땐 번들거려야 정상이다.

 

달아오른 남자들은 눈 주위까지 상기된 채 마치 굶은 짐승 같은 표정을 짓는다.

 

그런데 이 작자는 다르다.

 

팬티 고무줄이 살에서 떼어질 정도로 연장이 치솟아 있는데도 눈빛은

 

철학자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그 순간 조철봉이 몸을 돌렸으므로 장선옥은 어깨를 늘어뜨렸다.

 

하지만 조철봉에 대한 선입견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터라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섹스라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장선옥이었다.

 

러시아에서 지내다 보니 러시아 사내들은 물론이고 업무상 만나 엉키게 된 사내까지

 

수십명을 겪어본 경험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남자들의 기능은 천차만별이다.

 

물건의 모양에서부터 기호, 기술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기도 하다.

 

그러나 싸고 늘어지는 것은 똑같다.

 

대포를 발사하기 위하여 기를 쓰고 철벅거리는 자태는 다 그놈이 그놈인 것이다.

조철봉이 먼저 욕실에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장선옥은 좀 머쓱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먼저 욕실에 들어간 것은 장선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남자는 벗고 침대에서 기다렸는데 착한 학생이 따로 없었다.

 

초조하고 처량하기까지 한 표정으로 이제나저제나 하고 욕실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는데

 

어떤 놈은 그동안을 못참고 열심히 손장난을 했다.

 

장선옥은 기회만 있으면 욕실에서 침실쪽을 훔쳐보는 것이 취미였는데

 

이것도 연구의 일환이었다.

장선옥은 옷 입은 채로 기다리고 있는 게 어색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벗고 침대에 들어갔는데 어디까지 벗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브래지어와 팬티만 남기고 다 벗었다.

 

이것도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놈은 장선옥의 옷을 처음부터 다 벗기다가 마지막 팬티를 끌어내렸을 때

 

고추가 시들어져 버렸던 것이다.

 

그 시든 고추를 되살리려고 장선옥은 죽을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다.

 

조철봉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는 5분쯤 후였다.

 

장선옥이 방안의 불을 다 꺼놓아서 조철봉은 주춤거렸다.

 

그때 침대에서 장선옥이 불렀다.

“여기요.”

제가 어련히 알아서 찾아가겠지만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는 장선옥의 수작이었다.

장선옥이 한마디 덧붙였다.

“전 아까 샤워해서 씻지 않을래요. 됐죠?”

다가온 조철봉이 시트를 들치고 옆에 바짝 붙었으므로 장선옥이 한마디 더했다.

“저, 브래지어하고 팬티만 입었어요.”

그때 조철봉이 손을 뻗어 장선옥의 브래지어를 벗겨냈다.

 

그리고 팬티를 잡았으므로 장선옥은 허리를 들어주었다.

 

팬티가 끌려내려가자 장선옥은 알몸이 되었다.

“나, 뜨거워져 있어요.”

조철봉의 어깨를 감싸안으면서 장선옥이 다시 말했다.

“그냥 넣어줘요. 2분, 아니, 1분이면 돼요. 난 빨리 올라.”

그때 조철봉의 입이 젖가슴을 가득 물었으므로 장선옥은 입을 딱 벌렸다.

 

그리고 조철봉이 인내심이 꽤 있는 작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식으로 인도를 하면 100명 중에서 99명은 그냥 찔렀기 때문이다.

 

나머지 한놈은 서지 않아서 꾸물거렸던 것 같다.

“아아.”

젖꼭지에 짜릿한 자극이 왔으므로 장선옥은 탄성을 뱉었다.

 

그 중 80퍼센트는 과장이다.

 

장선옥이 몸을 비틀어 조철봉의 철봉을 손으로 쥐었다.

 

그 순간 장선옥은 숨을 멈췄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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