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600. 협력(12)

오늘의 쉼터 2014. 9. 25. 10:48

600. 협력(12)

 

 

 

(1786)  협력-23 

 

 

“연숙이한테는 즉석에서 가자고 했어야죠. 일단 앉았다면 마음에 들었다는 표시인데.”

하고 박은희가 말했으므로 조철봉이 풀썩 웃었다.

 

박은희도 제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일단 앉았으니 즉석 코스로 가자는 말이나 같다.

 

조철봉은 더 이상 꾸물거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가실까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하자 박은희가 키득 웃었다.

“방 잡아놓으셨다면서요?”

“일행이 있지만 내보내지요.”

그때 서둘러 다가온 77번이 눈치를 채고는 앞장서 방으로 다가갔다.

 

먼저 방으로 들어간 77번이 안에 있던 갑중과 함께 나왔다.

 

갑중은 옆을 스치고 지나면서 이쪽에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방으로 들어선 박은희가 조철봉을 향해 얼굴을 펴고 웃었다.

 

밝은 웃음이어서 조철봉의 마음도 환해졌다.

“휴우, 겨우 둘이 되었네요. 좋죠?”

“좋구만.”

“어떻게 하실래요?”

“응?”

되물었던 조철봉이 똑바로 박은희를 보았다.

 

박은희도 시선을 떼지 않았다.

“지금 섹스 방법을 물은 겁니까?”

하고 조철봉이 묻자 박은희가 웃지도 않고 대답했다.

“그럼 음식 주문받는 줄 아셨어요?”

“화장 지워질 테니 뒤에서 하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좋아요. 거기에다 내가 좀 밑에 있거든요.”

자리에서 일어선 박은희가 스커트 한쪽을 들추면서 말했다.

 

웃음 띤 얼굴이었고 아직도 시선을 떼지 않는다.

 

박은희가 그 자세 그대로 팬티를 끌어내렸는데 얼핏 검은 숲이 드러났다가 스커트로 덮여졌다.

 

조철봉은 어느새 입 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

 

이렇게 대담하고, 노골적이며 자극적인 상황은 처음인 것이다.

 

이건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에 사인하는 분위기나 같다.

 

그때 박은희가 말했다.

“뭘 해요? 난 이제 엎드리기만 하면 되는데.”

그러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내가 벗겨드릴까?”

“아니, 내가.”

조철봉이 서둘러 혁대를 풀면서 말했다.

 

여전히 박은희는 앞에 딱 버티고 서있다.

 

조철봉이 바지와 팬티를 함께 무릎까지 내렸을 때 억눌려있던 철봉이 곤두섰다.

“어머.”

철봉에 시선을 준 박은희의 두 눈이 번들거렸다.

“너무 좋아. 굉장해.”

그러더니 침까지 삼키고 나서 물었다.

“제가 입에 좀 넣어도 될까요?”

“아니.”

일언지하에 거절한 조철봉이 똑바로 박은희를 보았다.

“그럼 뒤로.”

그러자 박은희가 아쉬운 듯 어깨를 늘어뜨리더니 테이블을 두 손으로 쥐고 엎드렸다.

“젖었으니까 그냥 넣어요.”

박은희가 앞쪽을 향하고 말했으므로 조철봉은 다가가 스커트를 뒤집어 올렸다.

“으음.”

조철봉의 입에서 다시 탄성이 울렸다.

 

박은희의 흰 엉덩이가 육감적이었기 때문이다.

 

풍만하면서도 단단하게 느껴졌다.

 

박은희가 말한 대로 샘 위치가 약간 뒤쪽이어서 조철봉이 허리를 숙일 필요도 없다.

 

조철봉이 두 손으로 엉덩이를 움켜쥐자 박은희는 허리를 조금 낮췄다.

 

그러고는 안 해도 될 소리를 했다.

“준비됐어요. 마음대로 해봐요.” 

 

(1787)  협력-24

 

 

조철봉이 룸에서 하는 건 이번이 첫번째가 아니다.

 

여러번 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조철봉의 판단으로는 박은희가 별종이라기보다

 

세상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깜짝 놀랄 만한 일도 익숙해지면 일상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성문화가 바로 그렇다.

 

그야말로 몇년 전만 해도 카바레나 클럽에는 숨어다녔다.

 

장바구니를 프런트에 맡기고 춤을 추었던 전설(?)도 불과 몇년 전이다.

지금은 어떤가?

 

카바레에 놀러간 와이프를 끝날 때쯤 남편이 차 갖고 와서 싣고 가는 세상이 되었다.

 

동창회는 물론이고 아파트 부녀회, 사은회는 보통이며 학부모와 교사들의 친목회도

 

나이트클럽에서 한다.

 

이들이 다 불륜인가?

 

그렇게 말했다가는 맞아죽는다.

 

간혹 조철봉이나 박은희 같은 부류가 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무조건 막고, 닫고, 매도하면 어쩌란 말인가?

“으응.”

하고 박은희가 쌌다.

 

박은희는 절정도 별났다.

 

절정에 오르면 온몸이 고슴도치처럼 둥글게 오그라들면서

 

비명같이 날카로운 외침을 뱉었다.

 

조철봉은 박은희가 세번째 오그라졌을 때 몸을 뗐다.

 

이쪽은 평소처럼 대포를 발사하지 않았으므로 테이블 위에 놓인

 

물수건으로 대충 닦고 내렸던 바지만 올려 입으면 되었다.

 

그러나 박은희는 스커트만 아래로 내리더니 소파에 그냥 엎드려 버렸다.

 

그러고는 어깨를 들썩이며 가쁜 숨만 뱉었다.

“내가 팬티 입혀줄까?”

바닥에 떨어진 팬티를 집어든 조철봉이 묻자 박은희가 머리만 저었다.

“괜찮아?”

박은희가 앓는 소리까지 뱉었으므로 다가앉은 조철봉이 물었다.

 

그러자 겨우 머리를 든 박은희가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아직도 숨이 가빴다.

“그래, 말 시키지 마.”

다시 엎드린 박은희가 헐떡이며 말했다.

“너무 좋았어. 그래서 그래.”

“그런 것 같더구먼.”

“어쩜 그렇게 잘해?”

박은희가 엎드린 채 조철봉을 보았다.

“정말 선수야, 자기는.”

“너하고 딱 맞아서 그래.”

그건 거짓말이다.

 

조철봉의 지론이 딱 맞는 상대란 없다는 것이다.

 

섹스도 협력과 조화다.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난 안 쌌어. 알고 있지?”

“응, 지금 생각하니까.”

그리고 겨우 호흡을 가눈 박은희가 힘들게 일어나 옆에 앉았다.

 

박은희가 정감이 가득찬 시선으로 조철봉을 보았다.

“자기야. 우리 조용하고 넓은 침대방에서 둘이 있고 싶다.”

눈에 물기까지 비치면서 박은희가 말하자 조철봉은 부드럽게 웃었다.

“그래, 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되겠지, 그렇지?”

“응, 맞아.”

머리를 끄덕인 박은희에게 조철봉이 휴지통을 집어 건네주었다.

“다음 기회에 만나.”

“그래. 자기야.”

박은희가 몸을 일으키더니 휴지로 밑을 닦고 나서 팬티를 입었다.

 

그러고는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 화장을 고쳤다.

 

그동안 조철봉은 잔에 위스키를 채워 마셨다.

 

밖의 소음은 희미하게 들려왔고 방안의 분위기는 따뜻했다.

 

대화가 없어도 편안했다.

 

이윽고 화장을 고친 박은희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조철봉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기야. 즐거웠어.”

조철봉은 웃음띤 얼굴로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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