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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 시장조사(13)

오늘의 쉼터 2014. 9. 25. 10:38

588. 시장조사(13)

 

 

(1763) 시장소사 -25 

 

 

 

 

베이징에 도착한 조철봉은 저녁 6시에 호텔 커피숍에서 김갑수를 만났다.

 

김갑수는 조철봉이 중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함께 K-TV를 운영했던 북한 측 협력자였다.

 

이제 조철봉은 산둥성은 물론이고 베이징에까지 30개의 룸살롱을 경영하게 되었는데

 

김갑수는 베이징의 룸살롱 4개를 관리하고 있다.

 

앞쪽에 앉은 김갑수가 웃음 띤 얼굴로 조철봉을 보았다.

 

7년이 되어가는 인연이라 이제는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나 김갑수는 보위부 소속 장교이다.

 

조철봉에 대한 태도는 깍듯했고 언제나 예의를 잃지 않았다.

“베이징 장사가 잘 된다던데.”

옆에 앉은 이경애를 비서라고만 소개한 조철봉이 넌지시 말하자

 

김갑수는 마른 얼굴에 주름을 만들면서 웃었다.

“이제 손님의 중국인 비율이 7:3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중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지요.”

“우리가 경영하는 곳은 별로야.

 

그 원인을 분석해 보았더니 바로 종업원 수준이더군.”

뻔한 말이었는지 김갑수는 얼굴에 웃음만 띤 채 대답하지 않았다.

 

김갑수의 업소에는 북한 미녀들이 많은 것이다.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그래서 칭다오의 고 사장이 한국 아가씨를 영입하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어.”

그러자 김갑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아가씨들이 일본이나 미국에는 가겠지만 중국에는 안 간다는 거야.”

“당연하지요.”

이제는 정색한 김갑수가 말을 이었다.

“물가가 아무리 싸다고 하지만 봉사료가 한국의 5분의 1 수준인데 오려고 하겠습니까?”

김갑수가 북한에서 미인들을 뽑아 채우는 바람에 그가 관리하는 룸살롱들은 문전성시였다.

 

그 흉내를 내보려고 고동수가 한국에서 아가씨들을 모았다가 실패한 것이다.

 

김갑수가 물었다.

“베이징에는 며칠 묵으실 예정이십니까?”

“사흘쯤.”

“오늘 밤에 특별한 일 없으시면 제가 모시고 싶습니다만.”

그러고는 김갑수가 힐끗 이경애를 보았다.

 

뻔했다.

 

룸살롱에서 모시겠다는 것이다.

“그러지.”

조철봉이 머리를 끄덕였다.

“할 이야기도 있고.”

그러고는 조철봉이 이경애를 보았다.

“이경애씨는 오랜만에 가족들 만나 봐. 난 여기 김 사장이 있으니까 걱정 말고.”

“예, 사장님.”

이경애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그럼 내일 연락주시면 바로 호텔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러지.”

그러자 자리에서 일어선 이경애가 둘에게 절을 하고 나서 몸을 돌렸다.

“예의 바른 아가씨군요.”

김갑수가 감탄한 표정으로 말했다.

“재치도 있고, 훌륭한 비서를 두셨습니다.”

“조선족인데 베이징 대학을 졸업했지.”

“조선족은 머리가 좋지요.”

그러더니 김갑수가 덧붙였다.

“조선민족 말씀입니다.”

“그야 당연하지.”

“서로 이해하면 잘 될 텐데요.”

김갑수의 말이 조금 뜬금 없었으므로 조철봉이 시선만 주었다.

 

그러자 김갑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저하고 사장님 사이처럼 말씀입니다.”

“그렇지.”

“북한의 인력과 한국 자본이 만나 성공한 모범 사례가 바로 우리들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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