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6. 유혹(8)
(1680) 유혹-15
왜 그렇게 통화가 길어? 오빠?”
하고 소파에 앉아있던 박은희가 물었다.
재킷을 벗은 박은희는 소매 없는 셔츠 차림이었는데 미끈한 팔이 다 드러났다.
소파에 깊숙하게 앉아 한쪽 다리를 꼬고 있었으므로 한쪽 다리는 허벅지까지 보였다.
앞쪽 자리에 앉은 조철봉이 웃음 띤 얼굴로 박은희를 보았다.
“노상 하는 말이지 뭐, 그런데 뭐해? 먼저 씻지 않고?”
선선히 머리를 끄덕인 박은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밤 12시10분 전이었다.
욕실 앞에서 셔츠를 벗은 은희가 옆모습을 보이며 조철봉에게 물었다.
“오빠, 이젠 우리 좀 자연스러워졌지?”
“뭐가?”
브래지어를 벗은 은희가 이쪽으로 몸을 돌렸으므로 알몸의 상반신이 정면으로 드러났다.
그야말로 익은 복숭아처럼 솟아오른 젖가슴은 숨만 쉬는데도 출렁거렸다.
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은희가 이제는 스커트를 벗었다.
정면으로 선 채 벗은 것이다.
은희가 허리를 펴고 섰을 때는 팬티 하나만 걸친 알몸이 되었다.
조철봉은 입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
“으음, 아름답다.”
저도 모르게 탄성과 함께 찬사를 뱉은 조철봉의 눈빛은 더 강해졌다.
“다 벗을까?”
은희가 묻더니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팬티를 벗었다.
“으.”
조철봉의 입에서 이번에는 놀란 탄성이 울렸다.
은희의 샘은 그야말로 골짜기와 지붕, 그리고 붉은 샘 뿐이었기 때문이다.
짙은 숲이 없다.
골짜기 주위는 반들거렸고 자주색 골짜기와 선홍빛 샘이 유난히 두드러졌다.
“으음.”
빨려 들어간 것처럼 시선을 그곳에 박은 조철봉을 보자 은희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그러고는 다리를 조금 벌렸다.
조철봉이 공부는 잘 안 했고 책도 거의 읽지 않는 편이었지만 외설잡지는 엄청나게 읽었다.
그런 조철봉이 언제 읽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도 외우는 구절이 있다.
바로 여자의 이상적인 성기에 대한 구절이다.
“하복부는 넓고 외음부는 튀어나와 있으면서 치모가 나는 곳부터는 살집이 좋아야 한다.
그리고 질은 좁아야 하며 축축하지 않고 만지면 부드러워야 한다.
열기가 있지만 나쁜 냄새가 나면 안 된다.
질은 탄력있는 허벅지와 엉덩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누군가는 이렇게 찬양했다.
“그녀의 외음부는 멋있었다.
자색의 중심은 눈 같은 흰색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것은 둥글며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운 곡선을 이룬 지붕처럼
그녀의 치부 위로 튀어나와 있었다.
한마디로 그것은 창조물의 걸작으로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발견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것에 신, 최고의 창조자가 축복을 내리시리라.”
고대 이집트에서는 아름다운 외음부를 흔히 ‘털 없는 복숭아’라고 부르고
이런 복숭아를 빠는 것을 즐겼다.
여성 고객들을 입으로 즐겁게 해주는 매춘 전문가들도 등장했다는 것이다.
“오빠, 그만 봐.”
오히려 더 다리를 벌리면서 은희가 말했을 때 조철봉은 정신을 차렸다.
그렇다. 은희의 외음부는 신의 찬양을 받을 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이집트인이 털 없는 복숭아라고 찬양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반들반들한 양쪽 골짜기,
그리고 선홍색 샘,
거기에다 자색으로 돌출된 아름다운 지붕이여.
조철봉은 다시 침을 삼켰다.
그러자 가슴이 답답해졌다.
가혹한 운명이여.
(1681) 유혹-16
마침내 골짜기에서 시선을 뗀 조철봉이 길게 숨을 뱉으며 말했다.
로비로 나왔을 때 구석 쪽 소파에 앉아 있던 사내들이 힐끗거렸지만 조철봉은 무시했다.
“형님, 여기서 뭘 하십니까?”
놀란 표정으로 갑중이 물었으므로 조철봉은 어이없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뭘 하다니 인마, 너 기다렸잖아?”
“아니, 어디 들어가 계시지.”
“바람 좀 쏘이려고.”
갑중이 옆자리에 앉더니 손목시계를 보았다.
“박은희는 방에 있습니까?”
“내가 나온 지 20분쯤 되었으니까 지금쯤은 욕실에서 나왔을 텐데.”
그러자 갑중이 불쑥 물었다.
“형님, 그 여자한테 미련이 있으시지요?”
“왜 그렇게 물어?”
“나와서 이렇게 주변을 빙빙 돌고 계시니까 말입니다.”
“내가 뭘 돌아? 앉아 있는데 인마.”
그때였다.
“형님 방이 807호실이죠?”
조철봉이 머리만 끄덕이자 갑중은 입술을 비틀고 웃었다.
“한 놈이 8층의 비상 계단에 와 있다는군요. 방금 왔다는 겁니다.”
“…….”
“8층에서 내리더니 비상계단으로 가더라는 겁니다.”
갑중이 이제는 정색하고 말했다.
“여자가 연락을 한 겁니다.”
그러고 보니 조철봉이 베란다에서 갑중의 전화를 받을 적에 방 안에서
“형님, 로비를 나오실 때 애들 보셨지요?
“봤어.”
“제가 오면서 생각을 했는데 형님이 미련 있으시면 다시 들어가시지요.
“…….”
“그리고 그 사기꾼 계집애를 아주 요절을 내시지요.
“다시 들어가라구?”
조철봉이 묻자 갑중은 웃지도 않고 대답했다.
“가만 생각하니까 약이 오릅니다. 겁날 게 뭐가 있습니까? 아예 그런 놈들은.”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형님,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들어가시지요.”
세상에 이런 심복이 어디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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