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427. 황혼의 무도(5)

오늘의 쉼터 2014. 9. 3. 23:48

427. 황혼의 무도(5)

 

 

 

(1448) 황혼의 무도-9

 

 

 

  

김학술은 살살 넣는 대신 쑥 넣었다.

 

그 들어갈 때의 쾌감이야 고금을 통해 수만번 묘사되었지만 할 때마다 새롭지 아니한가?

 

만날 똑같다면 어떤 미친놈이 넣겠는가?

 

몸서리가 날 정도로 쩌릿한 쾌감이 섬광처럼 뇌까지 전달되었으므로 김학술은 눈을 부릅떴다.

“아이고머니.”

그 순간 천윤희가 아우성을 치면서 두 팔로 김학술의 목을 감았다.

 

숨이 넘어갈 것처럼 호흡이 가빴고 이미 무아지경이다.

“자기야, 나 죽여줘.”

천윤희가 자지러지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으윽.”

다시 이를 악문 김학술이 턱을 치켜들고는 앞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바로 눈앞 정면으로 주방 끝에 놓여진 압력밥통이 보였다.

 

오늘은 밥통이 비었다.

“내가 밥을 안하고 말지.”

그러면서 김학술이 연장을 빼었다가 다시 힘차게 넣었다.

“아이고 나 죽어.”

천윤희가 버럭 악을 썼을 때 김학술은 기를 쓰고 오금주를 떠올렸다.

 

그렇다. 오금주하고 할 때는 그저 넣고 쌌을 뿐이다.

 

오금주도 버릇이 되어서 하는 시간이 2분쯤 되어도 절정을 느낀 건 분명하다.

 

그냥 가늘게 앓는 소리만 내다가 올랐을 때는 끙끙 거리면서 몸을 굳혔으니까.

 

그런데 오금주가 떠나고 나서 자꾸 내가 짧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이고, 여보, 여보.”

하고 천윤희가 질색을 하면서 매달린 것은 김학술이 더 거칠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지금 김학술은 오금주를 떠올리고 있어서 감각이 무뎌졌다.

“아아아.”

천윤희가 숨이 끊어질 것처럼 가쁜 숨을 뱉으면서 탄성을 내질렀다.

 

그러더니 한마디 덧붙였다.

“너무 좋아.”

김학술은 순간 오금주가 그놈, 조길수에게 안겨 끙끙거리는 모습을 눈앞에 떠올렸다.

 

그것이 이제는 김학술의 숨겨진 패가 되었다.

 

다급한 순간에 내놓는 패, 싸기 직전에 멈추게 하는 데는 이만한 패가 없는 것이다.

“아이고 엄마, 엄마.”

하면서 천윤희가 아우성을 질렀지만 김학술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지금 김학술의 눈 앞에는 벌거벗은 오금주가 두 다리를 번쩍 치켜들고

 

조길수의 몸을 받는 장면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

“아, 나, 싸, 싸.”

하고 천윤희가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김학술은 그냥 때려 부술 듯한 기세로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아아 앗.”

천윤희는 떠나갈 듯한 함성을 지르면서 폭발했다.

 

번쩍 치켜들었던 두 다리로 김학술의 하반신을 감더니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떨면서 탄성을 질러댔다.

“나 죽어, 나 죽어.”

했다가 헛소리처럼 말을 이었다.

“빼지마, 빼지마.”

그러나 김학술은 빼기는커녕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자극은 뇌로 전달되지 않고 끊긴 상태였다.

 

뇌는 지금 오금주의 행위를 보고 오직 분노로 끓어오르고 있다.

“아이고, 자기야.”

여운을 즐기려다가 계속해서 자극이 전해져 왔으므로 천윤희가 헐떡이며 말했다.

“자기, 안 쌌어?”

김학술이 잠자코 몸만 움직이자 천윤희가 두 손으로 허리를 감아 안았다.

“자기 같은 남자는 첨이야.”

그러더니 다시 신음을 뱉었다.

“자기야, 제발 천천히 해줘, 진짜야.”

그때 김학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1449) 황혼의 무도-10

  

 두번째 절정에 올랐을 때 천윤희는 까무러쳐버렸다.

 

김학술이 겪어본 바에 의하면 여자의 절정은 다 다르다.

 

같은 상대라고 해도 매번 다른 것이다.

 

수십년 동안 수천번을 해온 와이프하고도 그렇다.

 

할 때마다 같다면 그게 기계지 사람이겠는가? 다 다르다.

 

그저 소리나 느낌이 같다고 간과할 뿐이다.

 

엄밀하게 관찰하면 다 다르다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천윤희는 다른 상대와 비교해서 크게 터진 경우가 되었다.

 

마지막 두번째는 김학술의 경험에 비추어봐도 가장 강한 축에 들었다.

 

천윤희의 만족도 또한 그에 비례할 것이었다.

 

자지러졌던 천윤희가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을 때는 폭발 후 15분쯤이나 지난 후였다.

 

경련과 경직, 흐느낌과 온몸이 비틀리는 경우는 여러번 보았지만 천윤희는

 

그것을 반복하다가 시체처럼 늘어졌던 것이다.

 

반 혼수상태가 된 것인데 희미하게 앓는 소리만 내지 않았다면 119를 부를 만했다.

 

이윽고 눈을 뜬 천윤희가 초점을 잡더니 김학술을 보았다.

 

김학술은 착실하게 옆에 모로 누워서 천윤희를 내려다보는 중이었다.

 

물론 둘은 아직도 알몸이다.

“여보, 나, 죽을 뻔했어.”

천윤희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나, 이렇게 좋은 적, 첨이야.”

“그럼 앞으로 자주 해줄게.”

천윤희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면서 김학술이 말했다.

“생각나면 오라구. 밤이건 낮이건.”

“어쩜 그렇게 잘해?”

“뭐, 기본이지.”

“나, 그리고 이렇게 큰 건 첨이야.”

하면서 손을 뻗어 김학술의 물건을 만졌던 천윤희가 눈을 크게 떴다.

“어머, 아직도.”

물건이 아직도 곤두서 있었기 때문이다.

“응, 또 섰어.”

김학술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지만 대포를 발사하지 않은 터라 당연한 일이었다.

“어머, 당신.”

하면서 천윤희가 두손으로 남성을 감싸 쥐었다.

 

얼굴이 다시 상기되었고 눈에 생기가 떠올랐다.

“하룻밤에 몇번이나.”

“지금도 다섯번은 해.”

“어머머.”

“다시 해줄까?”

“안돼.”

엉덩이를 뒤를 뽑았던 천윤희가 금방 두손으로 김학술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나 이번에 하면 진짜 죽을거야.”

“하다가 죽는 게 가장 잘 죽는거야.”

“정말?”

“넣을까?”

“금방 싸, 이번에는. 응?”

이런 상황에서 상대가 된 여자의 욕심은 한이 없다.

 

다섯번, 여섯번도 사양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김학술은 결정적인 순간에 천윤희의 몸 위로 오르지 않았다.

 

대신 몸을 굴려 일어나 냉장고로 다가갔다.

 

뒤에서 천윤희가 애타게 바라보고 있었지만

 

느긋하게 생수병을 꺼내 물을 마셨고 주방의 가스 밸브까지 점검했다.

“자기야, 뭐해?”

마침내 애가 탄 천윤희가 침대에서 불렀을 때 김학술이 똑바로 섰다.

 

곤두선 물건이 아직도 건들거리고 있었다.

“나, 갑자기 도망간 마누라 생각이 나서 그래.”

김학술이 차분해진 얼굴로 천윤희를 내려다 보았다.

“그래서 기분이 안나.”

정말이다.

 

천윤희도 소문을 듣고 다 알고 있을테니 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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