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 22장 내분이 일어나다 [4]
(457) 22장 내분이 일어나다 <7>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장치가 말했다.
“여보, 신의주 장관 임기가 5년이죠?”
그렇다. 5년에 2번 연임할 수 있으니까 10년 장관을 할 수가 있다.
서동수는 장치의 땀이 밴 눈두덩에 입을 맞췄다.
장치의 늘어뜨렸던 두 팔이 서동수의 목을 감아 안는다.
방 안은 금방 소나기가 지난 것 같은 눅눅한 습기로 덮어져 있다.
이런 때 애액의 비린 냄새는 향기처럼 달콤하다.
장치의 두 다리가 다시 서동수의 하반신을 감았다.
절정에 오르고 난 후였지만 둘의 몸은 아직 붙어 있다.
반쯤 열린 베란다의 유리문으로 밤바람이 몰려 들어와 커튼이 펄럭였다.
서동수가 입술을 떼고 물었다.
“그건 왜 묻는 거야?”
“당신의 미래를 생각해 보았어요.”
그때 서동수가 장치의 몸에서 옆으로 내려와 누웠다.
장치는 서동수의 팔 한쪽을 베고 몸을 붙였다.
“내 미래가 어떻게 될 것 같아?”
장치의 엉덩이를 당겨 안으면서 서동수가 다시 물었다.
풍만한 엉덩이에 탄력이 느껴졌다.
“신의주가 동북아의 중심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하면 당신의 미래도 함께 열리겠죠.”
장치의 아랫배가 호흡에 맞춰 몸에 부딪쳐 왔다.
서동수가 바로 턱 아래에 놓인 장치의 얼굴을 보았다.
아름답다.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 반듯한 콧등에 작은 땀방울이 돋아나 있고
반쯤 열려진 입술은 물기에 젖었다.
장치가 손을 뻗어 서동수의 남성을 움켜쥐었다.
“여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
서동수가 다시 장치를 보았다.
웃음 띤 얼굴로 장치가 서동수의 시선을 받았지만 말을 잇지는 않는다.
대신 두 손으로 서동수의 남성을 부드럽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무슨 말이야?”
서동수도 장치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물었다.
손에 가득 잡힌 젖가슴은 탄력이 있다.
장치가 몸을 비틀면서 더 바짝 붙었다.
“당신의 위상 말이에요.”
“내 위상이 어때서?”
“남북한의 지도자들과 대등한 위치라고요.
중국에서는 당신 인기가 더 높아요.”
“…….”
“한국에선 당신이 차차기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당선될 확률이 90퍼센트 이상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왔다지요?”
“…….”
“2년 후의 대선에도 당선 확률이 70퍼센트, 나도 한국의 뉴스는 다 보거든요.”
그렇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는 걸핏하면 여론조사를 해대는 바람에
교통법규 하나 고치는 데도 여론조사를 하고 나서 하든지 말든지 한다는 소문이 났다.
자신과 소신이 없는 인간들이 국민의 뜻을 받든답시고 여론조사에 매달리는 것이다.
그때 장치가 눈을 크게 떴다.
“어머, 섰네.”
어느새 서동수의 남성이 성이 난 것이다.
서동수는 잠자코 장치의 몸 위로 올랐다.
장치가 다리를 벌려 맞으면서 서동수를 올려다보았다.
“여보, 괜찮아요?”
“이건 여론조사 안 해도 돼.”
그냥 나오는 대로 뱉은 소리였지만 장치가 풀썩 웃더니
두 손으로 서동수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이번에는 더 길겠네. 여보.”
“각오해.”
“천천히 해요. 여보, 나 죽어도 좋으니까.”
그때 서동수가 진입했으므로 장치가 입을 딱 벌렸다.
장치의 동굴은 아직도 뜨겁고 용암이 차 있다.
서동수는 천천히 움직였다. 난 욕심없다. 그러니 서둘 것 없다.
(458) 22장 내분이 일어나다 <8>
다음 날 오후 4시,
서동수는 주석궁의 접견실에서 김동일 대장과 나란히 앉아 있다.
접견실 좌석 배치는 주인과 손님 의자가 두 개 가로로 놓여졌고 양 측 배석자
좌석은 좌우에 세로로 놓인 구조다.
통역이 필요없어서 서동수와 김동일 사이에는 30센티미터쯤 폭의 탁자가 있을 뿐이다.
서동수의 배석자는 위쪽부터 장치, 부장관 최봉주와 문영규, 그리고 유병선이었고
김동일은 부인 이옥주와 군정치국장 최대섭, 총리 현영수, 자치령담당 비서 겸 부총리인
정오석의 순(順)이다. 인사가 끝나고 자리에 앉았을 때 김동일이 장치에게 물었다.
“이번이 서 장관하고 첫 공식 방문이지요?”
서동수의 통역을 들은 장치가 한국어로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대장 동지.”
“한국말 잘하십니다.”
그러자 장치가 이번에는 통역도 듣지 않고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대장 동지.”
“미인이십니다.”
김동일이 웃음 띤 얼굴로 계속 장치에게 말을 잇는다.
“감사합니다. 대장 동지.”
그래 놓고 장치가 서동수를 보았다.
“부인께서도 아름답다고 해주세요, 저보다 훨씬요.”
중국어로 말했으므로 서동수가 서둘러 통역했다.
“대장 동지의 사모님께서 열 배는 더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앗핫핫, 열 배는 안 되지요.”
김동일이 소리내어 웃었고 이옥주도 웃음 띤 얼굴이 되었다.
그때 김동일이 서동수를 보았다.
“어제 신의주에서 체포된 반역자 문제 때문에 오셨지요?”
“예, 그렇습니다. 대장 동지.”
“무슨 일 있습니까?”
“신의주를 오염되지 않는 성공한 자치령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장 동지.”
“그래야지요.”
“그것이 대장 동지의 의지인 줄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어느덧 정색한 김동일이 서동수를 보았다.
“그 반역자 놈들은 즉결처분해야 됩니다. 장관.”
“앞으로 무슨 문제가 있으면 직접 말씀을 드리도록 조처해 주십시오.”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인 김동일이 배석자들을 보았다.
“즉시 장관과 나 사이에 직통전화를 개설하시오.”
“알겠습니다.”
서열이 가장 높은 최대섭이 대답했고 나머지 배석자들은 열심히 적는다.
이 자리에서 경찰총감 이경주의 행태를 비판하면 당장 고사기관포로 처형을 시킬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그 방법은 최악이다.
그것으로 또 다른 적을 만들고 더 은밀하고 교활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적을 끌어들여 우군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을 갖춰야 한다.
그날 밤 서동수는 김동일의 만찬 초대를 받았다. 악단과 무용수, 마술사까지 동원된
만찬장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노래 한 곡이 끝났을 때 김동일이 옆에 앉은 서동수에게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서 장관, 신의주가 우리 것이 되겠소?”
그 순간 서동수는 심장이 철렁이는 느낌을 받는다.
세속에 찌든 인간일수록 단순하고 순수한 말 한마디에도 감동을 받는다.
김동일은 그렇게 물은 것이다.
서동수도 김동일에게로 몸을 기울였다.
“다 조선인, 한국인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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