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 불꽃(9)
(1411) 불꽃-17
“넣어 달라구!”
현주가 아우성치듯 소리치더니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어서!”
“부탁한다고 해.”
“부탁해, 제발.”
현주가 이제는 울먹였다.
두 다리로 조철봉의 다리를 감았다가 풀더니 철봉을 샘과 맞추려고 허리를 흔들었다.
조철봉은 머리를 숙여 현주의 이마에 다시 입술을 붙였다.
“그럼, 한다.”
그 순간 현주가 움직임을 멈추더니 무섭게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럴 때 긴장할수록 강도가 커지는 것이다.
진한 애무로 뜨겁게 달아오른 후에 철봉이 들어가면 쾌감이 배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신없이 다 이어지는 통에 비빔밥이 돼버린다.
그러나 지금 긴장한 채 몸을 굳히고 있는 현주는 새로운 느낌을 받을 준비가 다 되었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다. 4년 만에 받는 터여서 긴장한 것이고 그것이 이 상황을 만든 것이다.
덩달아 예민해진 조철봉이 철봉을 샘 끝에 붙이고 심호흡을 했다.
그러고는 현주에게 또 말했다.
“넣는다.”
다 웃을 것이다.
이게 무슨 수작이냐고, 하지만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당신들도 이런 상황에서는 이보다 더 엄숙하게,
더 쓰잘 데 없는 소리로 시간을 끌었을지도 모른다.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하기 바란다.
“으응.”
현주가 다급한 표정으로 말하더니 어깨를 움켜쥔 손에 힘을 주었다.
조철봉은 철봉을 샘 안으로 넣었다.
아주 천천히.
“아악.”
미세한 신경세포 한올의 느낌까지 철봉을 통해 전달된 느낌을 받은 조철봉이
어금니를 물었으니 현주는 오죽 하겠는가?
참지 못한 비명 같은 신음이 방안을 울렸고 현주의 상반신이 웅크려졌다.
온몸을 좁히려는 본능적인 동작이었다.
“으으응.”
조철봉의 입에서도 신음이 터졌다.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철봉 주위에 수만마리의 거머리가 붙은것 같은 이 쾌감,
꿈틀거리는 이것은 현주의 샘에 붙은 신경조직일 것이다.
그러나 조철봉도 철봉을 조금씩 더 전진시켰다.
“아아야.”
현주의 신음이 더 높아졌고 어깨를 움켜쥔 손에도 힘이 더 실렸다.
조철봉은 끝까지 닿았던 철봉을 다시 끌어 올렸다.
그때 현주의 두 손이 이번에는 조철봉의 허리를 움켜쥐었다.
막으려는 시늉이다.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때 이를 악문 조철봉이 잇사이로 말했다.
“도대체 왜 신사 참배를 기어코 하는지 모르겠어.”
웅얼거리듯 말했으므로 현주는 잘 못들었을 것이고 본래 그런 의도였다.
조철봉은 이번에는 각도를 조금 바꿔서 약간 빠른 속도로 철봉을 넣었다.
“으으으아.”
현주가 허리를 움켜쥔 채 악을 쓰듯 탄성을 뱉었고 조철봉의 말이 이어졌다.
“천황도 그러지 말라고 했다는데 말이야. 지금 누구 약 올리려는 거야?”
고이즈미의 신사 참배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
“으아악.”
그러면서 철봉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왔으므로 현주가 질색을 하고 조철봉의 허리를 움켜쥐었다.
다리까지 조철봉의 하체를 꼬았다가 풀었다.
조철봉이 이번에는 철봉을 수직으로 강하게 넣었다.
“근데, 미국은 진주만 사건도 잊은 거야?”
(1412) 불꽃-18
그순간 현주가 몸을 굳히더니 두눈을 치켜떴다.
흰자위가 다 드러나도록 크게 뜬 것이다.
“악.”
현주의 입에서 단발마의 외침이 터졌다.
그때 조철봉은 현주가 곧 폭발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가속이다.
최고마력을 내어야 현주의 폭발 강도가 커지는 것이다.
‘고러그 면보 는나 지까금지 도번한.’
맹렬한 속도와 가공할 만한 힘으로 진퇴운동을 하면서 조철봉이 한자 한자를 똑똑하게 말했다.
“아아아악, 악, 악.”
이어서 조철봉이 그 말을 하는 동안 현주는 10여번의 터질듯한 탄성을 토해 내었다.
철봉의 진퇴 횟수가 그만큼 되었기 때문이다.
현주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숨이 끊어질듯 가팔랐고 번쩍 치켜든
두 다리의 발가락이 빈틈없이 오그려졌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며 신음 끝에서는 꼭 운다.
그때 조철봉의 말이 이어졌다.
‘고놓음마 지리뜨터 것한못 다같.’
한자 한자 뱉을 때마다 진퇴 운동이 있어났으니
이 말이 끝났을 때는 모두 13번의 진퇴가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현주의 신음도 13번 이상이었다.
“아아아아.”
현주가 끝까지 올라간 모양이었다.
꺼져가는 것처럼 신음이 길게 내려가더니 와락 조철봉의 몸에 사지가 감겨왔다.
‘려버싸.’
하고 정신을 집중한 조철봉이 마지막으로 한마디,
세번의 진퇴를 가장 강하게 쏟아 부었을 때 현주는 터졌다.
이를 악물더니 온몸을 떨면서 굳어진 것이다.
절정이다. 강력했다.
눈물이 펑펑 쏟아졌으며 신음과 울음이 범벅이 되었다.
철봉을 죄고 있던 샘이 잔뜩 좁혀드는 바람에 조철봉도 이를 악물었다가
눈을 부릅뜨면서 또 한구절을 외워야만 했다.
‘가니 서기여 면싸 이봉철조 지니아.’
한자 한자 머릿속에서 거꾸로 놓고 외는 동안에 철봉을 압박하던 감각이 잊어졌다.
“어헉, 헉, 헉.”
하면서 이제 현주가 가파른 숨을 뱉고 있었다.
그러나 현주의 얼굴은 광채가 나는 것처럼 환했다.
눈을 감고 있어도 표정이 밝다.
그렇게 5분쯤이 지났을 때 현주가 눈을 떴다.
그때까지도 조철봉은 현주를 위에서 부등켜 안은 상태였고 철봉도 그대로였다.
“이제 뺄까?”
조철봉이 묻자 현주는 머리를 끄덕였다.
상기되었던 얼굴이 갑자기 확하고 더 붉어졌다.
조철봉이 철봉을 빼자 현주가 시트를 끌어 몸을 가렸다.
“좋았던 것같군.”
조철봉이 웃음띤 얼굴로 말하자 현주는 시트로 얼굴을 가렸다가 조금 후에 내놓았다.
조철봉은 현주의 시선을 받고는 숨을 잠깐 멈췄다.
지금까지 이런 시선을 받은 기억이 드문 것이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뭔가 가득찬 것같은 시선이다.
그것을 이쪽에다 다 넘겨 줄 것같은 분위기였다.
믿음이나 존경, 사랑 등에 형체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조철봉은 현주의 얼굴을 마주 보면서 대포를 발사하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오늘밤에 세탕을 한다.
그러면 이 시선은 더 강해질 것이었다.
그때 현주가 입을 열었다.
“첨이에요.”
부끄러운듯 시트로 얼굴을 덮었다가 뗀 현주가 말을 이었다.
“섹스의 쾌락을 오늘 첨 느꼈어요.”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이것이 내 보람인 것이다.
보람은 희생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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