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336. 신천지(5)

오늘의 쉼터 2014. 8. 23. 12:04

336. 신천지(5)

 

 

 

 

(1267) 신천지-9

 

 맞는 말이다.

 

저절로 머리를 끄덕인 조철봉이 유종철에게 말했다.

“그렇지, 쟤가 전문가다. 직업의식이 투철한 놈이야.”

“그럼 네가 한번 해보지 그래?”

하고 이진수가 나섰을 때 스피커에서 박윤태의 신음이 울렸다.

 

연장에서 기구가 뽑혀 나간 직후에는 세상이 끝난 것 같은 표정을 짓더니

 

어느덧 윤태는 눈을 가늘게 뜨고 늘어져 있었다.

“어이우.”

윤태의 신음소리는 그랬다.

 

초점이 없는 눈으로 이 쪽을 똑바로 보고 있어서 약간 민망했지만 천장에 붙어 있는

 

카메라를 치울 수가 있겠는가?

 

자세를 바꿀 때까지 마주보는 수밖에 없다.

“저 자식 곧 싸겠는데.”

금방 시들해진 진수가 입맛을 다시면서 조철봉을 보았다.

“저 물건을 미화한테 넣는다고 해도 뭐,

 

굴뚝에 쥐 다니는 꼴일테니 어디 기척이나 가겠냐? 괜히 입맛만 버리겠지.”

그러자 유종철이 거들었다.

“저 자식 저 연장 가지고 만날 뻥만 깠어. 왠지 나하고 같이 사우나를 안하더라니.”

그때 윤태가 허리를 번쩍 치켜들더니 벽력같은 고함을 쳤다.

 

일제히 머리를 돌린 셋은 윤태가 싸는 꼴을 보았다.

 

혀로 연장을 핥던 미화가 상황을 감지하고는 손으로 거칠게 마찰을 시켜주는 바람에 싼 것이다.

“자아식, 싱겁기는.”

다시 진수가 씹었을 때 종철이 조철봉을 보았다.

“철봉아 네가 미화를 데리고 가지 그래?”

“머? 어디로?”

불퉁스럽게 조철봉이 묻자 종철이 풀석 웃었다.

“자식아, 603호실하고 505호실 밖에 없어. 그러니까 맘 놓고.”

“얀마, 싫어.”

“미화 쟤 괜찮은 애다.”

“괜찮으나마나.”

“그럼 다른 애를 고르든지.”

그때 늘어졌던 윤태가 눈의 초점을 잡더니 미화를 보았다.

“야, 너 말야.”

“네, 사장님.”

씻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으므로 미화가 옷을 입으면서 윤태를 보았다.

 

시트로 번데기를 가린 윤태가 정색하고 미화를 보았다.

“너 다른 놈들, 그러니까 너희 사장한테라도 나하고 논 이야기 말어, 알았지?”

그러자 미화가 빙긋 웃었다. 윤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들었다는 표정이다.

“네, 사장님.”

“여기.”

손을 뻗쳐 바지를 집어든 윤태가 지갑을 꺼내더니 만원권 몇장을 건네주었다.

“아니, 저 새끼.”

그 장면을 본 진수가 또 흥분했다.

“저 새끼, 5만원만 주네. 저런 빈대같은 놈 같으니.”

“야, 지난 번에는 3만원 줬어.”

종철이 쓴웃음을 짓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보태 주었다. 오늘도 그래야겠구만.”

“야, 저새끼, 없애.”

진수가 아직도 윤태가 나오는 화면을 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찍는 시늉만 한다면 로마 황제같은 태도였다.

 

그러자 종철이 리모컨의 버튼을 눌렀고 윤태는 사라졌다.

“자, 이제 발동이 걸렸으니까 슬슬 우리가 실전에 임해야 할 차례인데.”

종철이 조철봉과 진수를 번갈아 보면서 물었다.

“어떻게 할래? 아래로 내려갈래? 아니면 여기 더 있을래?”

 

 

 

 

 

(1268) 신천지-10

 

 알고 보았더니 이 일당들은 한달에 한두 번씩 정기적으로 이곳에 모여 놀았는데

 

대개 훔쳐보다가 발동이 걸리면 방으로 가서 끝냈다고 했다.

 

그러나 훔쳐보는 내용이 천차만별인 터라 언제 봐도 재미있었고 흥분이 되어서

 

질리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우선 마사지를 받아야지.”

이진수가 말하더니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서며 조철봉을 보았다.

“철봉이 넌?”

“난 여기 있다가 나중에 정하겠어.”

조철봉이 말하자 유종철은 서둘러 계기를 조작하더니 새 리모컨을 내밀었다.

“이거로 해라.”

유종철이 리모컨의 버튼을 가리키며 조작법을 설명했다.

“엿보는 방이 5개다. 603호실과 505호실은 이제 안 돼.

 

박윤태가 알면 지랄할 테니까 접속을 끊었어.”

둘이 방을 나가자 조철봉은 두 다리를 탁자 위에 길게 뻗고는 먼저 방안의 불부터 껐다.

 

그러고는 5개 방 중에서 107호실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화면 가득하게 방안의 풍경이 펼쳐지면서 동시에 여자의 신음이 이쪽 방을 메웠다.

 

지금 방 안에서는 남녀가 후배위의 자세로 맹렬하게 섹스를 하는 중이었다.

“아, 아, 아, 아.”

여자의 얼굴은 고통스러워 보였는데 뒤에 붙어선 비대한 체격의 40대 사내는

 

여자를 가볍게 들어올리면서 강하게 부딪쳤다.

“아, 아, 아, 아.”

여자의 악문 잇새로 비명같은 신음이 이어졌다.

 

조철봉은 지그시 남자를 노려보았다.

 

강한 체력의 사내였다. 부딪는 자세가 힘찼고 리듬까지 맞추고 있다.

 

가만 보니까 여자의 허리를 두손으로 움켜쥐고는 각도를 자주 변경시킨다.

 

 여자는 그때마다 쾌감이 증가될 것이었다.

조철봉은 저도 모르게 머리를 끄덕이고는 사내를 주시했다.

 

여자는 30대 초반쯤으로 마사지걸이었다.

 

직업 여성이다.

 

따라서 수많은 남자를 겪었을 테니 당연히 테크닉도 뛰어날 것이었다.

 

이런 장소에서 손님과 어울릴 때 직업 여성은 절대로 힘을 쏟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분위기에 맞춰 절정에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그랬다가는 정말 죽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 107호실의 마사지걸은 절정으로 올라가는 중이었다.

 

얼굴표정과 몸의 반응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절대 가식이 아니다.

“아, 아, 아, 아.”

다시 여자가 비명을 지르면서 얼굴을 번쩍 들었을 때 조철봉은 보았다.

 

여자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는데 마악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때 사내가 여자의 허리를 치켜드는 것 같더니 온몸을 던지듯이 밀어 넣었다.

“아아.”

여자는 폭발했다.

 

조철봉은 몸을 붙이고 있던 여자가 절정에 닿는 것은 수없이 봐 왔지만

 

이렇게 세밀하게 전체를 본 것은 처음이다.

 

어느새 철봉은 무섭게 팽창되어 있어서 고통까지 느껴졌으므로 조철봉은

 

바지 지퍼를 내리고 철봉을 밖으로 꺼내 놓았다.

“아아아.”

여자는 절정의 여운을 간직하려는 듯 온몸을 오그리면서 신음했다.

 

그때 사내가 천천히 여자를 애무했다.

 

그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두꺼운 손바닥으로 여자의 젖가슴과 아랫배를 쓸었으며

 

허벅다리 안쪽까지 문질렀다.

 

노련하다.

 

 조철봉은 경탄이 밴 시선으로 사내를 보았다.

 

자신만만한 저 태도를 보라.

 

놈은 숨도 가빠하지 않는다.

 

눈빛도 차분하다.

 

조철봉이 길게 숨을 뱉었을 때 사내가 여자한테서 몸을 떼었다.

 

몸을 뺀 것이다.

 

 

'소설방 > 강안남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8. 신천지(7)  (0) 2014.08.23
337. 신천지(6)  (0) 2014.08.23
335. 신천지(4)  (0) 2014.08.23
334. 신천지(3)  (0) 2014.08.23
333. 신천지(2)  (0) 2014.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