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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19장 인연 [8]

오늘의 쉼터 2014. 7. 30. 23:18

<204> 19장 인연 [8]

 

 

(403) 19장 인연 <15> 

 

 

 

“장관은 밥 안 먹고 화장실 안 가냐?”

서동수가 소리치듯 말했더니 우명호는 얼떨떨한 것 같았다.

얼른 말대답도 하지 않는다.

오후 4시,

칭다오로 돌아온 서동수가 문득 우명호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신의주특구에서 돌아온 다음 날이다.

“야, 너, 도대체….”

더듬거리면서 우명호가 입을 열었을 때 서동수가 쏟아붓듯 말했다.

“야 인마, 너 요즘 잘 가는 데가 어디야?

메이는 안 죽었냐? 세탁소 이층은 아직도 영업해? 어때?”

“아이고, 이 새끼.”

그때야 여유를 찾은 듯 우명호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섞였다.

우명호하고는 만난 지가 2년도 넘는다.

그동안 가끔 통화는 했지만 서동수가 영웅캠프 소동이 일어날 때부터 연락도 끊겼다.

서동수는 정신이 없었지만 우명호는 생각이 났어도 안 했을 것이다.

그것이 우명호의 성격이다.

친구가 갑자기 출세했을 때 친구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

일이 있어도 연락을 안 하는 축과 없는 일을 만들어서 연락을 하는 친구다.

우명호는 전자(前者)에 속했는데 지금까지 연락은 대부분 서동수가 했고 오늘도 그렇다.

“야, 재벌이 나하고 같이 놀 수가 있냐? 너 인마 놀다가 탈 난다.”

하면서 우명호가 으름장을 놓자 서동수는 소리 내어 웃었다.

“야, 내가 한잔 살 테니까 니가 잘 가는 데 말해. 그렇지, 내 얼굴 팔리지 않는 곳이 낫겠다.”

“이 자식이 미친 거야? 급한 거야?”

“둘 다야.”

“내가 요즘 개발해 놓은 데가 하나 있기는 한데….”

“그 집을 통째로 살 수도 있어.

내가 네 앞에서 잘난 척 안 하면 누구 앞에서 하겠냐?”

“이 자식이 진짜 미쳤네.”

우명호의 목소리에 활기가 띠었다.

“신의주특구 장관하고 어디, 오입 한번 해볼까?”

“좋아. 몇 시에 만날까?”

이렇게 우명호와 약속을 한 서동수가 길게 숨을 뱉고나서 핸드폰을 소파 위로 던졌다.

우명호는 다니던 은행에 사직서를 내고 중국계 은행의 한국담당 임원으로 채용이 됐다.

순 제 실력으로 붙었기 때문에 성공사례가 될 만했다.

그리고 오후 7시가 됐을 때 서동수는 칭다오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중식당 ‘산서’에 들어섰다.

종업원에게 우명호를 찾았더니 붉은색 양탄자가 깔린 복도 안쪽의 방으로 안내했는데

오가는 여종업원이 눈이 번쩍 뜨일 만한 미녀들이다.

식당 겸 룸살롱 같다.

안내된 방으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우명호가 반색을 하며 일어섰다.

“야, 재벌, 아니, 장관 각하, 도대체 웬일이냐?

나하고 술 먹자니? 나 특구 재무책임자로 취직시켜 줄래?”

들떠 떠드는 우명호를 보자 서동수의 분위기도 밝아졌다.

“거기 가면 인마, 이런 데 없어. 넌 일주일도 못 견디고 도망 나올 거야.”
“호텔하고 카지노 세우고 있다면서? 그럼 룸살롱도 당연히 따라오는 것 아냐?”

“일년쯤 기다려야 돼.”

“아이고. 일 년은 못 참겠다.”

원탁에 앉은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마담으로 보이는 여자가 아가씨 둘을 데리고 들어섰다.

둘 다 붉은색 제복을 입었는데 어깨허리, 엉덩이의 선이 그대로 드러났다.

마치 살아 있는 붉은색 인어를 보는 것 같다.

화장기가 없는 얼굴은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곱다.

그때 우명호가 말했다.

“어때? 너도 이런 미인 보기 힘들 거다.”

 

 

(404) 19장 인연 <16> 

 

 

 

서동수의 옆에 앉은 아가씨는 쇼트컷한 머리에 눈매가 또렷했고 입술 끝이 야무졌다.

미소 띤 얼굴로 살그머니 옆에 붙어 앉더니 맑고 높은 목소리로 제 소개를 했다.

“소냐라고 합니다.”

서동수가 아가씨의 어깨를 당겨 안았다.

어깨의 탄력이 기분 좋게 느껴졌고 끌려들어 안기는 감촉도 적당했다.

향내가 맡아졌는데 향수와 화장품 냄새가 은근했다.

서동수가 유창한 중국어로 물었다.

“소냐라니? 외국 이름이구나.”

“네, 아버지가 러시아인이거든요.”

“그렇구나.”

장난기가 발동한 서동수가 지그시 소냐의 옆얼굴을 보았다.

“난 아버지가 미국인인데 우리 둘이 아이를 낳으면 4개국 혼혈이 생기겠다.”

소냐가 머리를 돌려 서동수를 보았다.

검은 눈동자에 서동수의 얼굴이 박혀 있다.

엷게 루주를 칠한 입술이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므로 서동수는 숨을 참아야만 했다.

입술을 덮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소냐가 입술 끝을 올리며 웃었다.

눈도 가늘어졌다.

“거짓말이죠?”

“그래.”

“정말인줄 알았다고요.”

“너, 아름답구나.”

“벗은 몸은 더 아름답다고 해요.”

“자주 벗은 것 같은데.”

“모델을 했기 때문이죠.”

다시 눈웃음을 친 소냐가 물었다.

“보고 싶으세요?”

“뭘?”

“제 몸을.”

어느새 입안에 고인 침을 삼킨 서동수가 활짝 웃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졌고 몸에 열기가 일어났다.

입안이 마르면서 목구멍이 좁혀지는 느낌이 든다.


“너, 괜찮은 여자구나, 소냐.”

“섹스는 많이 해보지 않았어요.”

“몇 번이나?”

“제 나이부터 물어보세요.”

서동수의 손이 어깨에서 허리로 내려갔다.

이쪽은 더 탄력이 느껴졌다.

소냐가 엉덩이를 밀착시켜 주면서 손으로 서동수의 허벅지를

위에서 사타구니까지 부드럽게 쓸어올렸다.

“소냐, 몇 살이냐?”

“스물셋요.”

“섹스 경험은 언제부터?”

“열아홉 살 때. 사진작가한테.”

“몇 번?”

“두 번으로 끝났어요.”

그때 목이 마른 서동수가 술잔을 들고 한 모금에 위스키를 삼켰다.

그 사이에 술과 안주가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소리 없이 들어와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나가는 터라 의식하지 않는 편이 낫다.

소냐는 잔이 비어도 잠자코 앉아 전혀 시중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제 잔에 술을 채운 서동수가 소냐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

그때 앞쪽에서 파트너의 귓속말을 듣던 우명호가 불쑥 물었다.

물론 한국어다.

“야, 너, 내 꿈이 뭔지 알아?”

“룸살롱 주인이냐?”

“아냐, 맞혀봐. 장난 말고.”

정색한 우명호가 몸을 세워 앉기까지 했으므로 서동수는 입맛을 다셨다.

소냐의 손이 사타구니를 문지르는 바람에 아랫도리에 열기가 몰리는 상황이다.

“뭐야? 은행장?”

“더 커.”

“그럼 뭐야? 자식아.”

“네가 대통령이 되는 거다.”

서동수는 잠깐 동안 눈만 껌벅이다가 숨을 들이켰다.

어느새 사타구니의 열기가 식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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