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14장 주고받는다 [9]
(299) 14장 주고받는다 (17)
상담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을 때는 12시가 되어갈 무렵이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상담을 마친 것이다.
로마는 테베레강을 낀 도시로 중심이 베네치아 광장이다.
규모는 직경 5㎞ 정도의 둥근 원 안에 다 들어갈 정도로 작지만 도시 전체가 관광명소다.
2500년 역사를 품고 있어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에게 고대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로마제국 시대, 그리스도 총본산 시대를 거쳐 근대 이탈리아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유물을
펼쳐 보이는 것이다.
“시장조사야.”
소천과 호텔 안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서동수가 말했다.
“기업가란 두발자전거를 탄 사람과 같아. 굴러가지 않으면 넘어져.”
“후후.”
스파게티를 삼킨 소천이 입을 가리고 웃었다.
눈이 초승달 모양이 되면서 얼굴이 환해졌다.
“보스는 지금 굴러가고 계시는가요?”
“그런 셈이지.”
따라 웃은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유럽이 침체기에 들어있지만 배울 점도 많아, 반면교사라는 말도 있어.”
차츰 소천의 얼굴이 진지해졌고 서동수의 목소리에 열기가 띠어졌다.
“난 힘껏 벌어서 이익금을 사회에 재투자할 거다.
돈 모아서 관 속에 넣고 가는 꼴을 보이지 않겠단 말야.”
그것이 서동수의 신조다. 쉽게 말하면 열심히 벌어서 열심히 쓰는 것이다.
마르코한테는 검토 후에 연락하겠다고 한 터라
내일 오전 11시 비행기로 떠날 예정이었다.
냅킨으로 입술을 닦은 소천이 서동수를 보았다.
두 눈이 맑고 또렷했다.
“보스는 사랑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물론.”
대번에 대답한 서동수가 물잔을 쥐었다.
“왜 묻는 거냐?”
“실례지만 누구하고 사랑해 보셨죠?”
다시 소천이 묻자 서동수는 이번에도 거침없이 대답했다.
“너하고도 했지.”
“섹스를 말하시는군요.”
“네가 그걸 묻지 않았나?”
“다른 거였는데.”
“정신적인 것이냐?”
“네, 그것도 포함한, 그러니까 섹스만이 아닌….”
“말이 길면 거짓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서동수가 소천의 말을 잘랐다.
그러고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짧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이 진실에 가깝다.
긴 말, 긴 표현을 본인도 모르면서 내뱉는 경우가 많아.
진실을 감추려는 위장용 수사가 섞여지기도 한다. 따라서….”
“그럼 사랑이란 뭐죠?”
이번에는 소천이 서동수의 말을 잘랐다.
정색한 표정이다.
서동수가 심호흡을 했다.
그러나 똑바로 소천을 보았다.
“사랑은 주관적 개념이다. 알아?”
“이해합니다.”
말 잘듣는 학생처럼 소천이 대답했고 서동수가 말을 잇는다.
“나한테 사랑은 스쳐가는 바람이야.”
소천은 입을 다물었다.
“영원한 것은 없어, 다 지나가.”
“….”
“난 교감이 맞는 섹스를 할 때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그 순간 이상은 기대하지 않아.”
“….”
“이상이야.”
그때 소천이 서동수의 시선을 받았다.
“그럼 우리 섹스해요, 지금.”
(300) 14장 주고받는다 (18)
환한 햇살을 받은 소천의 알몸이 출렁대고 있다.
한낮이다.
오후 3시쯤 되었을까?
창문을 활짝 열어놓아서 도시의 냄새와 소음이 쏟아지듯 들어왔다.
“아아아.”
출렁대면서 소천이 신음을 뱉는다.
상반신을 반듯이 편 소천의 젖가슴이 출렁대고 있다.
약간 도톰한 아랫배도 출렁대는 중이다.
소천이 상위 자세인 것이다.
“아아아, 허니.”
소천의 입에서 다시 신음이 터졌다.
머리를 뒤로 젖혔던 소천이 두 손으로 젖가슴을 받쳐 올리려는 자세를 만들더니
허리 운동이 빨라졌다.
소천의 허리를 양손으로 감싸 쥔 서동수가 움직임에 맞춰 같이 흔든다.
아래쪽 소천의 몸 깊숙이 섞여진 남성에 강한 압박이 오면서
서동수의 어금니가 저절로 물려졌다.
“아아아, 허니, 허니.”
마침내 소천이 터지면서 몸이 허물어졌다.
상반신을 반듯이 엎드리면서 서동수의 입술을 찾는다.
서동수가 소천의 목을 껴안고 입술을 빨았다.
그 순간 둘의 몸은 빈틈없이 붙여지면서 소천의 몸이 경련을 일으켰다.
“아아아.”
입을 뗀 소천의 탄성이 높아졌다.
굽혀졌던 두 다리를 쭉 뻗으면서 서동수와 온몸을 밀착시키려는 동작을 한다.
서동수가 두 다리로 소천의 하반신을 감싸 안았다.
소천이 절정이 계속되는 동안 서동수는 그렇게 기다렸다.
한낮의 정사다. 점심을 마치자마자 바로 방에 올라와 사랑을 나눈 것이다.
그렇다. 소천은 서동수식 사랑에 동참한 셈이다.
소천의 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지만 곧 서늘한 바람에 식혀졌다.
이윽고 소천의 신음이 줄어들면서 가쁜 숨소리만 들렸다.
그때 서동수가 그 자세 그대로 몸을 굴리자 소천의 위에 오른 자세가 되었다.
아직 서동수의 몸은 소천과 합쳐져 있는 상태다.
가쁜 숨을 조절하던 소천이 눈동자의 초점을 잡고 서동수를 보았다.
“괜찮아요, 허니?”
“해도 돼?”
이쪽에서 되묻자 소천이 두 손으로 서동수의 목을 감싸 안았다.
소천의 동굴이 조금씩 수축하기 시작했다.
“나, 빨리 절정에 닿을게요.”
“일부러 그럴 것 없어.”
소천의 두 다리를 치켜 올려 어깨에 걸치면서 서동수가 말했다.
이제 소천의 몸은 공처럼 조그맣게 접혀졌다.
소천이 벌써 숨소리에 섞어 신음을 뱉기 시작했다.
눈동자의 초점이 금방 멀어지더니
서동수가 몸을 움직이기도 전에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앗.”
서동수가 움직이자 소천의 입에서 커다랗게 비명이 터졌다.
강한 압박을 받은 서동수가 소천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방 안에 폭풍이 덮어지기 시작했다.
“허니, 사랑해요.”
갑자기 소천이 소리치듯 말했으므로 서동수는 숨을 죽였다.
그러나 소천의 시선은 먼 쪽을 보고 있다.
이어서 커다란 신음이 이어졌기 때문에 서동수는 머리를 돌려
소천의 종아리를, 발등을 입술로 애무했다.
소천의 신음이 더 커졌고 빨라졌다. 절정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서동수는 자신도 곧 터질 것을 알았다.
소천도 함께 끓어오르고 있다. 탄성, 비명, 둘이서 함께 솟아오른다.
“아악.”
소천의 터지는 비명을 들으면서 서동수는 자신의 몸이 허공으로 치솟는 느낌을 받는다.
함께 터진 것이다.
서동수는 그 순간 소천의 귀에 대고 짐승의 울음 같은 탄성을 뱉어주었다.
사랑의 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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