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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13장 대한국인 (3)

오늘의 쉼터 2014. 7. 26. 08:44

<135> 13장 대한국인 (3)

 

 

(266) 13장 대한국인 (5)

 

 

이은실은 빈틈없이 안겼지만 몸이 제대로 따라오지 않았다.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가쁜 숨소리에 섞여 쉴 새 없이 신음이 터져 나왔어도 ‘박자’가 맞지 않았다.

처음에 고음으로 시작한 노래가 나중에 턱 막혀 엉망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은실도 처음부터 과장되게 신음을 뱉었다가 곧 박자를 맞추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당황해서 몸의 움직임이 흐트러졌고 나중에는 신음이 진짜 고통의 신호가 되었다.

전위 자세로 움직이던 서동수는 그것을 다 읽고 있다.

도사가 아니더라도 다 느낄 정도인 것이다.

이 또한 그만큼 이은실이 순진하다는 증거였다.

이윽고 이은실이 시늉만의 절정으로 솟아올랐고 서동수가 맞춰서 움직여 주었다.

그리고 탄성과 함께 이은실이 몸을 늘어뜨렸다.

절정에 오른 것이다.

오래전에 서동수가 지방의 유곽에 간 적이 있다.

그곳은 술을 마시고 그 자리에서 2차까지 해결해주는 곳으로 가격대가 저렴해서

서동수가 두어 번 가본 곳이다.

당시에는 나무에 치마만 둘러도 서는 시절이어서 미추청탁을 불문하고 세워서 꽂았는데

그때의 여자 반응과 이은실의 지금이 비슷했다.

물론 동굴의 반응을 말한다.

이른바 립 서비스인 교성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유곽의 여자는 진짜로 하는 동안에 껌을 씹으면서 만화책을 보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자, 몸을 뗀 서동수가 가쁜 숨을 뱉으면서 천장을 향하고 누웠다.

옆에 누운 이은실도 역시 신음 섞인 숨을 뱉어내고 있다.

“저, 좋았어요?”

숨을 고르며 이은실이 물었으므로 서동수는 벽시계를 보았다.

 넣은 지 18분 만에 나왔다.

지난번과 비교하면 너무 빠르다.

“응, 좋았어.”

“한 번 더 하실 거죠?”

“오늘은 그만.”

“왜요?”

그 순간 서동수의 가슴이 부글부글 끓는 느낌이 오더니 머리도 뜨거워졌다.

서동수가 심호흡을 하고 나서 말했다.

“은실이 넌 참 착한 여자야.”

이은실은 숨을 죽였고 서동수의 말이 이어졌다.

“너하고 오래 만나고 싶어. 네가 고향으로 돌아갈 때까지.”

몸을 일으킨 서동수가 팬티를 주워 입었다.

오늘은 씻을 생각도 나지 않는다.

냉장고로 다가간 서동수가 생수병을 꺼내면서 물었다.

“물 줄까?”

“아뇨, 괜찮아요.”

서동수가 물을 마시고나서 말을 이었다.

“어려운 일 있으면 이야기해. 언제든지 말야.”

바지를 찾아 입던 서동수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 탁자 위에 놓고 말했다.

“5백 달러하고 네 차비로 1천 위안 놓았다.”

“지금 가시게요?”

시트로 알몸 젖가슴을 가린 이은실이 상반신을 일으키며 물었다.

12시 반밖에 되지 않았다.

이은실의 두 눈이 둥그레져 있다.

“응, 내일 출장을 가야 돼.”

“언제 돌아오시는데요?”

“일주일쯤 걸릴 거야.”

시트를 젖힌 이은실이 가운을 찾아 알몸 위에 걸치고 다가와 섰다.

“드릴 말씀이 있었어요.”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이은실이 입술 끝만 올리면서 희미하게 웃었다.

“죄송해요.

오늘 긴장해서 몸이 굳어져 있었어요.

억지로 분위기를 맞추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 안 되었어요.”

이제는 이은실이 시선을 내리고 말했다.

“드릴 말씀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건 출장 다녀오신 다음에 할게요.”
 

 

 

 

(267) 13장 대한국인 (6)

 

 

 

카이로 공항 입국 대합실로 나온 서동수의 앞으로 사내 하나가 다가와 섰다.

양복 차림의 아랍인이다.

“미스터 서?”

그렇게 묻더니 손을 내밀었다.

“카림입니다.”

“반갑습니다. 카림.”

메일로 전송된 카림의 얼굴을 기억한 서동수가 손을 잡았다.

카림이 경호업체의 서동수 담당 팀장이다.

그때 사내 하나가 다가오더니 서동수가 내려놓은 가방 두 개를 집어 들었다.

카림의 일행이다.

“자, 가시죠. 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카림이 앞장을 섰고 서동수가 뒤를 따른다.

오후 4시 반이다.

칭다오에서 베이징을 거쳐 16시간을 날아온 여행이다.

밖에는 검은색 밴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짐과 사람을 실은 밴이 떠나는 데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밴이 공항 건물을 벗어났을 때 옆 좌석에 앉은 카림이 말했다.

“압둘라는 지난달에 저택에서 폭사했습니다.

어떤 놈들이 폭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해서 어린 아들하고 두 번째 부인만 살아남았습니다.”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압둘라는 동양의 도매상 중 하나다.

동양지사는 무바라크 체제가 무너진 후에 대리인에게 업무를 위임하고

한국인 직원은 모두 철수했던 것이다.

그런데 대리인이 피살되더니 가장 큰 도매상인 만수르는 영국으로 피신해 버렸다.

그리고 남은 도매상 압둘라까지 폭사했다는 것이다.

다시 카림이 말을 이었다.

“부탁하신 세 명 중에 한 명인 핫산은 현재 실종 상태입니다.

저택은 다 부서진 채 비워졌고 어디로 도피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머리를 든 카림이 서동수를 보았다.

콧수염을 단정히 기른 카림은 이마에 세로로 상처 자국이 있다.

“오마르는?”

서동수가 묻자 카림이 핸드폰을 꺼내더니 버튼을 누르면서 말했다.

“그 사람도 찾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구시가에서 은신하고 있는데 전화번호도 바뀌었습니다.”

카림이 휴대폰을 귀에 붙이더니

곧 아랍어로 대화를 나누고는 서동수에게 건네주었다.

“오마르입니다.”

서동수가 핸드폰을 받아들고 통화했다.

“오마르 씨? 내가 동양에서 온 대리인 서동수요.”

“카림한테서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마르의 영어는 유창했다.

동양전자의 기록을 보면 55세,

카이로 출생이며 영국 런던대학을 수료하고 정부 관리 생활을 하다가 무역상이 된 지 15년,

동양 측에서 보면 중급(中級)거래상이다.

그러나 연락이 닿은 유일한 바이어인 것이다.

카림이 찾아내지 못했다면 동양의 거래선은 없어질 뻔 했다.

서동수가 말했다.

“오마르 씨, 오늘밤이라도 만나고 싶은데요. 내가 찾아가도 됩니다.”

“그렇다면 밤 10시가 어떻습니까? 구시가지에서.”

“좋습니다. 약속장소를 알려 주시지요.”

“카림 씨를 바꿔 주시죠. 그 친구가 지리를 잘 알 테니까요.”

서동수가 카림에게 핸드폰을 건네주자 카림이 통화를 끝내더니 서동수에게 말했다.

“약속했습니다.”

카림의 경호업체와는 24시간 계약을 했기 때문에 밤의 활동도 포함이 된다.

그때 카림이 머리를 돌려 서동수를 보았다.

“오신 김에 관광까지 하시지요.

이집트는 관광에 익숙한 나라여서 관광객들한테는 거의 피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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