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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6장 중추절(9)

오늘의 쉼터 2014. 7. 25. 22:36

<62> 6장 중추절(9)


 

(122) 6장 중추절-17

 

 

 

 

 “나, 화장실.”

자리에서 일어선 서동수가 말했다. 10시가 되어 가고 있다.

둘은 거의 같은 횟수로 잔을 비웠는데 1리터짜리 위스키병을 거의 비운 상태다.

라운지를 나온 서동수가 화장실을 지나 엘리베이터 옆쪽 코너로 돌아

베란다에 등을 붙이고 섰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꺼내 버튼을 눌렀다.

핸드폰의 전광시계가 10시 01분으로 찍혀 있다.

“여보세요.”

남자 목소리가 울렸다.

우명호다.

서동수가 핸드폰을 귀에 바짝 붙이고 물었다.

“그래, 알아봤어?”

“이 자식아, 추석날까지 이게 뭐냐?”

투덜거린 우명호가 말을 잇는다.

“마침 전 선생 고향이 칭다오라 움직이지 않아서 메이한테 찾아갔어.”

“내가 사례한다고 했지?”

“당근이지.”

“뭐라더냐?”

“놀란 메이가 술술 불었다는군.

그날 온 세 여자 중 네가 데리고 나간 여자만 안다는구먼.

그 여자 이름이 진희명이야. 맞아?”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지만 대답은 했다.

“맞아.”

“단골이래. 지금까지 다섯 번 남자 소개시켜 주었는데

문제가 있었다고 메이가 실토했다는 거다.”

“어떤 문제?”

“그중 둘이 칭다오에서 조그만 공장운영하고 있었는데 문을 닫았다는구먼.

메이는 자기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전 선생한테 털어놓더라는 거야.”

“…….”

“그년이 대주고 협박을 한 것 같다. 그런 일은 흔하니까.”

“…….”

“전 선생은 메이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끼리 문제니까 말야.

그러면서 웃더구먼. 재미있는 일이 많다고.”

 

“…….”

“그년이 언제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고?”

“내일.”

“휴우, 간발의 차이구먼. 하마터면 덜커덕 물릴 뻔했잖아?”

“…….”

“그날 네가 건드리지 않고 나간 것도 운이 좋은 거야.

 

그년한테 전화하지도, 받지도 말라고.”

“알았다. 고맙다.”

“근데, 너, 어머님하고 같이 있냐?”

“응.”

“추석 잘 보내라.”

통화가 끊겼으므로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가 길게 뱉는다.

그러자 베란다를 통해 들어온 서늘한 대기가 폐에 들어찼다가 나가면서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어제 윤지영의 전화를 받고 서동수는 서울에 와있던 우명호에게 신분 확인을 의뢰했던 것이다.

세탁소의 뚜쟁이 메이를 소개해준 인물이 우명호다.

더구나 우명호는 공안 전 선생하고도 서동수보다는 더 친하다.

그래서 우명호의 부탁을 받은 전 선생이 메이를 찾아가 ‘재미있는’ 자초지종을 들은 것이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서동수가 다시 라운지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우리, 한 병 더 마시자.”

종업원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면서 서동수가 말했다.

윤지영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빙긋 웃었다.

“휴일이야. 연휴라고. 그리고 난 술을 마실수록 그놈이 세져. 감각이 무디어져서 그런가 봐.”

다가온 종업원에게 술과 안주까지 시킨 서동수가 눈을 가늘게 뜨고 윤지영을 보았다.

아니. 진희명이라고 했던가?

 

 

 

 

 

 

 

(123) 6장 중추절-18

 

 

 

 

그때 윤지영이 술잔을 들고 웃었다.

 

눈이 초승달 모양이 되면서 입술이 치켜 올라갔다.

 

흰 이가 조금 드러나더니 얼굴 전체가 환해졌다.

 

눈부신 모습이다.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고 이번에는 목이 메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보라, 씹어먹고 싶을 정도로 육감적인 저 자태를.

“좋아, 실컷 마시자. 밤이 새도록.”

술잔을 든 윤지영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서동수는 한모금에 술을 삼킨다.

“난데없는 행운은 조심하라고 했지?”

머릿속 어딘가에서 ‘복습자료’ 중 한 구절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호사다마(好事多魔).”

자료 하나가 또 떠올랐다가 지나간다.

“니가 어디 여복(女福)이 있는 놈이냐?”

언놈의 빈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야, 먹고 튀어라.”

머릿속 색마(色魔)가 뜨끈뜨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자기야, 뭐해?”

비음 섞인 목소리가 울렸으므로 서동수가 시선을 들었다.

 

빈 술잔을 든 윤지영이 눈을 흘겼다.

“자기 얼굴에 쓰여진 글자 읽어줘?”

“응, 그래.”

서동수는 갈라진 제 목소리를 듣고는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윤지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속삭이듯 말했다.

“널 갖고 싶어.”

“더 세게.”

“널 안고 키스할거야.”

“더, 더.”

“벗기고 넣을거야.”

“더 무지막지하게.”

“막 박을거야.”

마침내 서동수가 어깨를 늘어뜨리고는 의자에 등을 붙였다.

 

라운지 안은 떠들썩하다.

 

외국인들도 술에 취했다.

 

연휴여서 한국인 메이커들도 다 떠난 바람에 쓸쓸해졌을 것이다.

 

그때 윤지영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서동수 옆자리로 옮아 앉았다.

 

라운지의 조명은 어둑한 데다 아무도 창가의 구석진 이곳에 신경 쓰지 않는다.

 

윤지영이 거침없이 서동수의 지퍼 부분을 움켜쥐었다.

 

그러더니 숨을 들이켜면서 웃는다.

“섰네.”

“지영아.”

“으응?”

윤지영이 지퍼 부분을 조몰락거리면서 콧소리로 대답했다.

 

머리를 든 윤지영이 서동수를 보았다.

 

어느덧 얼굴의 웃음기가 가셔졌고 두 눈이 반들거리고 있다.

“자기도 내 거 만져.”

윤지영이 다리를 벌려 보이면서 말했다.

 

이 콧소리, 그 순간 서동수가 어금니를 물었다.

 

치밀어오른 성욕으로 진저리가 쳐지려고 했기 때문이다.

 

진저리는 막은 대신 윤지영에게 잡힌 남성이 용틀임을 했다.

 

놀란 윤지영이 바지 위로 쥐었던 남성을 놓치고는 말했다.

“엄마, 깜짝이야.”

서동수의 손이 윤지영의 스커트를 밑에서 젖히고 팬티를 끌어내렸다.

 

거침없다.

 

그러고는 손으로 골짜기를 덮었다. 

“아, 자기야.”

중지가 쑤욱 동굴 안으로 들어갔을 때 윤지영이 탄성 같은 비명을 뱉는다.

 

동굴 안은 이미 흘러 넘치고 있다.

 

중지가 동굴을 휘젓자 윤지영이 다리를 오므리면서 말했다.

“자기, 이젠 방에 가자.”

서동수의 중지는 더 들어갔다.

“으응? 방에서 해.”

윤지영이 움켜쥔 남성을 흔들었다.

“술 가지고 방으로, 응?”

그때 서동수가 동굴 속의 손가락을 빼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화장실에 갔다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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