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4장 한국인(7)
(75) 4장 한국인-13
“좀 이따 다시 전화할게.”
하면서 서둘러 핸드폰을 귀에서 뗀 조은희가 서동수를 보았다. 귀가 또 조금 붉어져 있다.
조은희가 가정부로 온 지 오늘이 닷새째가 되는 날 저녁,
오늘은 토요일이다.
소파에 앉은 서동수가 중국어 회화책을 펼치면서 물었다.
“딸한테 전화하신 겁니까?” “네.” 앞에 앉은 조은희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서동수를 보았다. 지금부터 회화 공부시간이다.
하루에 한 시간씩 시간이 날 때마다 중국어 공부를 하기로
계약이 되었고 오늘은 지금부터다.
그리고 공부가 끝나면 조은희는 딸한테로 갔다가 월요일 오전에 돌아오는 것이다.
닷새 동안에 조은희는 달라졌다.
피부에 윤기가 더 나는 것 같고 얼굴의 그늘도 조금 가셔졌다.
문간방을 사용하고 있어서 이틀 전에 그 방에다 TV를 한 대 사서 붙여 주었더니
바로 앞쪽이어서 속눈썹 끝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다.
그때 서동수가 말했다.
“딸 여기로 데려오시죠.” “네?” 조은희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제는 귀뿐만이 아니라 눈 밑까지 붉어졌다.
“하지만 선생님, 선생님 사모님께서….” “내 와이프가 왜요?” “곧 여기로 오실 것 아닌가요?” “난 이혼했어요.” 그 순간 조은희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졌다.
서동수가 말을 잇는다.
“아무래도 딸이 오는 게 낫겠습니다. 성욕이다.
조은희는 41세의 한창 나이다.
내가 조은희 씨를 보고 성욕을 느끼지 않는다면 정상이 아닐 겁니다.
조은희 씨도 이해하실 거고.”
“…….” “그러니까 미현이를 데려옵시다. 그럼 미현이도 좋고, 조은희 씨도 좋고,
나한테도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어질 테니까 좋은 일이지요.”
거침없이 말을 끝냈지만 서동수의 가슴이 일단 개운하지 않고 허전하다. 가능성을 미리 잘랐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오히려 가능성을 일깨워 주었다는 메시지 역할도 될 것이다.
양다리를 걸친 발언이다.
그때 조은희가 머리를 들었다.
대신 미현이 숙식비로 가정부 급료는 적게 받을게요.” 이건 생각해보지도 않은 계산이다. |
(76) 4장 한국인-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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