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4장 한국인(3)
(67) 4장 한국인-5
그리고 그날 오후에 화란은 서동수에게 불려 간다.
그사이에 이인섭이 무슨 말을 했을 리는 없다.
그리고 그럴 인간도 아니다.
화란이 머리를 저었다.
“문제없습니다.” “그럼 말야.” 서동수가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집어 화란에게 내밀었다. “이거 받아.” 서류를 받은 화란이 물었다. “뭔데요?” “업무1과에서 인계받은 산동실업의 입출, 결산서류야.” 화란의 가슴이 다시 뛰었다. 원단 찌꺼기를 가져가는 회사다.
맞다.
그렇게 6년 가깝게 거래를 해왔다.
산동실업의 사장은 중국인 왕한, 머리를 든 화란에게 서동수가 묻는다.
“자, 그럼 지금부터 어떻게 할 거야?” “네? 뭘요?” 화란이 되묻자 서동수의 눈빛이 강해졌다. “산동실업을 어떻게 할 계획인지 나에게 말해 보라구. 이번 달 결산일이 닷새 남았어. 산동실업한테서 원단값을 받는 날 말야.”
한마디씩 차근차근 말한 서동수가 시선을 준 채 잠자코 기다렸다. 입안에 고인 침을 삼킨 화란이 말했다.
“먼저 원단 찌꺼기를 가져가는 다른 회사들한테서 견적을 받겠습니다.” “옳지. 계속해봐.” “그다음에는 과장님이….” “아니.”
정색한 서동수가 화란의 말을 막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화란 씨가 끝까지 진행해. 그 방법은 알고 있지?” “말씀해주세요.” “그 견적을 받고 나서 산동실업 가격과 차이가 있으면 어떻게 할 거야?” “산동실업을 불러서 그만큼 깎자고…” 문득 말을 멈춘 화란이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소리죽여 숨을 뱉는다. 이것이 핵심인 것이다.
업무1과가 내놓지 않으려고 기를 썼던 이유가 그 차액 때문이다.
서동수는 잠자코 시선만 주고 있었으므로 화란이 귀가 화끈거렸다.
이윽고 어금니를 물었다가 푼 화란이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화란 씨가 말해봐.” 서동수의 표정은 차분하다.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서동수가 말을 잇는다.
“그렇지. 현실적으로, 위선 부리지 말고.” 화란은 다시 어금니를 물었다. 어떻게 해야 된단 말인가?
틀림없이 다른 회사의 견적은 산동실업보다 낮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차액은 산동실업이 업무1과에 리베이트로 바쳤다는 증거가 된다.
6년 동안의 리베이트, 다른 회사의 싼 가격으로 다음 달부터 결재를 올렸을 때
공장장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것으로 업무1과는 풍비박산이 될 수가 있다.
공장장까지 연루되었을지도 모른다.
머리를 든 화란이 똑바로 서동수를 보았다.
노려보았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서동수, 네가 이러는 의도를 이제 알겠다.
날 공범으로 끌어들이려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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