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35분이 되었을 때 문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벨이 있는데도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노크를 한 것이다.
문을 연 서동수는 웃음 띤 얼굴의 장연지를 보았다.
장연지는 반팔 티셔츠에 진 바지를 입었다.
긴머리를 뒤로 묶었고 손에는 헝겊가방을 들었다.
서동수가 잠자코 옆으로 비켜섰더니 장연지는 집 안으로 들어선다.
스치고 지나는 장연지의 몸에서 옅은 향내가 맡아졌다.
“깨끗하네.”
거실 복판에 선 장연지가 주위를 둘러보는 시늉을 하면서 말했다.
“진짜 홀아비 냄새가 풀풀 나네.”
그때 뒤로 다가간 서동수가 장연지를 뒤에서 껴안았다.
두 손으로 장연지의 젖가슴을 움켜쥐면서 하반신을 딱 붙인 것이다.
“아유.”
하면서 장연지가 서동수의 두 손을 쥐는 것 같더니 오히려 누른다.
서동수의 단단해진 남성이 장연지의 엉덩이를 밀었다.
장연지가 하반신을 비틀며 말했다.
“좀 씻고, 응?”
그러나 서동수는 장연지의 바지 호크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두 손으로 바지를 끌어내리자 장연지가 다리를 들면서 신발과 함께 벗어 던진다.
곧 하체는 팬티 차림이 된 장연지가 몸을 돌리더니
서동수의 파자마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불빛을 받은 장연지의 얼굴이 상기되었고 눈은 번들거리고 있다.
그때 서동수가 머리를 숙여 장연지의 입술을 덮었다.
장연지가 두 손으로 서동수의 목을 감아 안더니 거침없이 혀를 내민다.
서동수는 장연지의 팬티를 끌어 내리면서 혀를 빨았다.
거친 숨소리가 방 안을 울리고 있다.
금방 하반신이 알몸으로 된 장연지가 서동수의 파자마와 팬티를 함께 끌어 내렸다.
그러고는 입술을 떼고 헐떡이며 말했다.
“해, 그냥.”
서동수는 장연지를 소파 위로 넘어뜨렸다.
방까지 갈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장연지가 누우면서 다리를 벌리더니 서둘러 서동수의 남성을 잡아 쥐었다.
그러고는 골짜기에 붙인다.
“아아.”
거칠게 몸이 합쳐진 순간 장연지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장연지의 샘은 이미 넘쳐 흐르고 있다.
서동수는 머리가 하얗게 비워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힘차게 허리를 움직였다.
동작에 맞춰 장연지의 탄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장연지는 이끌려 가다가 때로는 자연스럽게 서동수를 리드했다.
먼저 자세를 바꾸기도 했고 서동수가 급하게 달아오르면 속도를 조절하기도 했다.
다시 정상위로 되었을 때 장연지가 헐떡이며 소리쳤다.
“나 할 거야!”
서동수는 움직임이 더 거칠어졌고 다음 순간 장연지가 폭발했다.
여자의 폭발은 모두 다르다.
같은 상대라고 해도 같은 적이 없는 것이다.
서동수는 그 폭발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넣으려는 듯 눈을 부릅떴다.
입을 딱 벌린 장연지가 서동수의 어깨를 움켜쥐고는 두 다리로
하반신을 빈틈없이 감은 채 굳어져 있다.
잠깐 동안은 숨도 쉬지 않더니 곧 온몸을 떨며 가늘게 울음소리를 내었다.
장연지도 두 눈을 치켜뜨고 있었지만 초점이 멀다.
땀 투성이가 된 얼굴은 붉게 상기된 채 번들거리고 있다.
서동수가 머리를 숙여 장연지의 이마에, 콧등에 그리고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입술이 부딪쳤을 때 장연지의 두 팔이 목을 감더니 신음과 함께 속삭였다.
“좋았어.”
이렇게 칭다오의 첫 여자가 만들어졌다.
“백 과장은 대동 박 사장한테서 한 달에 1억씩 챙겼어.”
장연지가 그렇게 말했을 때 서동수는 담배에 불을 붙이는 중이었다.
두 개비에 불을 붙인 서동수가 한 개를 장연지의 입에 물리고는 다시 옆에 누웠다.
아직도 둘은 알몸이다.
아래쪽만 벗고 시작했다가 도중에 하나씩 위쪽도 벗은 것이다.
길게 천장으로 연기를 뿜어낸 장연지가 말을 이었다.
“파트너 했던 애한테서 다 들었지.
업무부장하고 절반씩 나눴는데 두 놈이 한 달에 먹는 뇌물이 2억씩은 됐다는 거야.”
“…….”
“그러니 둘이 짝이 되었던 3년 반 동안 수십억을 번 셈이지.
소문으로는 백억 대가 된다고도 해.”
그때 서동수가 장연지의 골짜기를 손바닥으로 덮었다.
“갑자기 털어놓는 이유가 뭐냐? 아니, 나한테 와준 이유부터 듣자.”
그러자 장연지가 짧게 웃었다.
“내가 집에 들어온 후에 나한테 지금 처음 말한 거야, 알아?”
“그런가?”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손가락으로 숲을 문질렀다.
“만족한 섹스에 대한 보상인가?”
“그건 괜찮았어.”
“이유를 말해.”
“오늘 박 사장 깐 것 보고 마음을 정했어.”
“주기로?”
“아니, 동업하기로.”
상반신을 세운 서동수가 정색한 얼굴로 장연지를 내려다보았다.
“어떤 동업?”
“자기가 계획하고 있는 것.”
“그것이 뭔데?”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장연지의 얼굴은 아직도 상기됐지만 검은 눈동자는 초점이 잡혀 있다.
서동수가 다시 묻는다.
“말해봐.”
“박 사장 진짜로 감사신청 할 거야?”
장연지의 몸에서 옅은 향내가 맡아졌다.
땀에 젖은 장연지의 어깨를 손바닥으로 쓸면서 서동수가 대답했다.
“그럴 작정이야.”
그때 장연지가 두 팔로 서동수의 어깨를 쥐었다.
다시 몸을 밀착시킨 장연지가 서동수를 올려다보았다.
그러고는 허리를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내가 백 과장하고 안 부장이 숨겨놓은 재산,
사업체를 다 알아 놓을 테니까 이틀만 기다려.”
그러더니 손을 뻗어 서동수의 남성을 쥐었다.
“해줘.”
“또?”
“자기도 준비됐잖아?”
헐떡이며 말한 장연지가 몸을 틀어 서동수의 밑으로 파고들었다.
“이번은 금방 할 테니까 얼른.”
“이게 색골이네.”
“누가 만들었는데?”
서동수는 다시 장연지와 몸을 합쳤다.
뜨겁고 축축한 밤이다.
어지럽게 엉켰던 둘이 다시 떨어졌을 때는 한 시간도 더 지난 후였다.
깜박 잠이 들었다 깬 서동수는 앞에 서있는 장연지를 보았다.
장연지는 이미 옷을 다 차려입고 서 있는 것이다.
눈만 크게 뜬 서동수를 내려다보면서 장연지가 말했다.
“아직 6시야. 내가 먼저 갈게.”
장연지가 손을 뻗어 서동수의 이마에 흩어진 머리칼을 쓸어 올렸다.
“내가 모레 밤에 올게. 그때까지는 준비가 될 거야.
두 놈 여자들이 다 알고 있거든. 걔들 만나면 돼.”
그러더니 장연지가 머리를 숙여 서동수의 입에 가볍게 입술을 붙였다 떼었다.
“그럼 모레 밤에 봐. 동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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