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146)
불륜(不倫) 21회
아랫 내의를 벗을 때는 한이도 꽤나 쑥스러운 듯
약간 얼굴이 붉어지며 히죽히죽 멋쩍게 웃는다.
“아이고 지랄...”
왕육아도 얼굴이 살짝 물들며 얼른 고개를 돌려 버린다.
징그러워서 차마 못 보겠는 모양이다.
훌렁 깨끗이 벗고 난 한이는
“자, 보라구, 어때?”
하면서 짓궂게 형수의 한쪽 귀를 살짝 당기기까지 한다.
“어머, 왜 이래”
왕육아도 도리 없이 고개를 돌려 아랫도리까지 이어져서
온통 시꺼먼 체모를 힐끗 훑어보고는 정말 징그러워 못 보겠다는 듯이
눈을 찔끔 감으며 얼른 도로 고개를 저쪽으로 돌려버린다.
참 싱겁고 낯가죽도 두껍다 싶으면서도 묘하게 사내다워서 결코 싫지는 않다.
남편에게서는 한번도 느낄 수 없었던 당당한 숫기가 물씬 풍겨온다고나 할까
벌거벗은 낮도깨비 같은 한이가 침상위로 기어올라 곁으로 다가오자
왕육아는 살짝 눈을 떠보고는
“아이고 징그러워”
하면서 후닥닥 돌아누워 잔뜩 온몸을 새우처럼 움츠린다.
그러나 그것은 여자의 본능적인 공연한 몸짓일 뿐,
두 눈은 벌써 야릇한 빛을 띠며 반질거린다.
한이는 형수에게 바짝 붙어 누우며 잔뜩 움츠린
그녀의 몸뚱이를 벌거숭이 알몸으로 휘감듯이 끌어안는다.
그리고 얼굴을 그녀의 앞가슴으로 들이민다.
시동생의 입술이 앞가슴을 해치고 기어들어와 젖 봉우리 하나를
덥석 덮쳐서 쭐쭐쭐 애무하기 시작하자,
왕육아는 움츠렸던 가슴을 슬그머니 펴주며,
“아으- 난 인제 모른다구”
약간 열기에 뜬 듯한 그런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체념을 하면서도 무의식중에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듯한 말이다.
한이는 그런 말이 지금 귀에 들어올 턱이 없다.
애무하던 입술을 떼고, 형수의 몸뚱이를 휘감았던 팔 다리를 푼다.
그리고 반듯하게 눕힌다.
왕육아는 사르르 다시 눈을 감으며 아랫도리까지 살짝 버려
이제 모든 것을 내맡기는 그런 자세를 취한다.
한이는 일어나 앉아서 형수의 옷을 위로부터 하나하나 벗겨내기 시작한다.
윗도리가 벗겨질 때는 아무 소식도 없이 다소곳하던 그녀가
아랫도리를 벗기기 시작하자 아무래도 쑥스러운 듯
“어머나, 어쩌지...”
하면서 다시 바짝 하체를 움츠린다.
“괜찮다구. 자, 가만히 있어”
“아이, 난 인제 몰라”
“허허허... 모르긴 뭘 모른다는 거야?”
불륜(不倫) 22회
한이는 닝글닝글한 웃음을 흘리면서 기어이 형수의 치마를 벗겨내고
속곳까지 깨끗이 걷어내 버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형수의 알몸을 훑어본 한이는 절로 눈이 휘둥그레진다.
너무나도 풍만하고 늘씬한 몸매였다.
가슴의 두 봉우리는 보기만 해도 흡족할 정도로 탐스러웠고,
아랫도리 역시 놀랄 만큼 피둥피둥하고 무성하기까지 했다.
서른 고개를 넘어 중년으로 접어든 여인의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몸뚱어리였다.
“아이 부끄러워. 자꾸 그렇게 보지 말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왕육아는 이제 별로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아니다.
오히려 살짝 웃음을 띤 눈으로 벌거숭이 시동생의 가슴에서 아랫도리까지
시꺼멓게 이어진 체모를 신기한 듯이 바라본다.
"당신 정말 너무너무 좋다구“
한이의 입에서 서슴없이 당신이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호호호...”
“기가 막히다니까”
그러면서 한이는 그만 형수의 몸뚱이 위로 무너지듯 포개어진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로 자기의 입술을 가져간다.
왕육아는 얼른 두 팔로 시동생을 끌어안는다.
숭얼숭얼한 털이 온몸에 와 닿자,
벌레라도 굼실굼실 기는 듯한 그 으스스하면서도 야릇한 쾌감에 그만 그녀는,
“어머, 으으-”
하면서 가볍게 온몸을 떤다.
한이는 그녀의 입술을 마구 짓이겨 댄다.
곧 이번에는 그의 입술을 그녀가 정신없이 애무한다.
이십대 후반의 건장한 사내의 벌거숭이 몸뚱이와 삽십대 초반의 풍만한 여인의 알몸이
한데 뒤엉켜 꿈틀거리며 잠시 짙은 전희를 즐긴 다음,
“으음-”
“아으-”
열기를 머금은 신음소리와 감미로운 교성을 내뱉으며 마침내 하나로 결합이 된다.
연상의 형수와 연하의 시동생이 암컷 수컷 두 마리 짐승이 되어
나누는 사랑은 격렬하고 뜨거웠다.
두 몸뚱아리가 함께 일으키는 물결은 마치 폭풍에 휘말린 파도처럼 높고 거칠었으며,
절정을 넘어설 때의 몸짓과 표정도 암컷 수컷이 다 유난스러웠다.
육년 동안 병정 생활을 하고 돌아온 수컷은 절정을 넘고 나서도 미끄러져 내릴 생각을 않고,
암컷의 몸뚱이 위에 그대로 가만히 늘어진 채 속삭인다.
“여보, 어때?”
“당신 너무너무 멋있어. 나 지금 정신이 얼얼하지 뭐야”
불륜(不倫) 23회
왕육아의 입에서도 이제 자연스럽게 당신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이는 기분이 좋아 싱그레 웃으면서 그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말한다.
“나도 당신이 너무 너무 좋다구”
“정말이야?”
“정말이라구, 지금까지 겪은 여자들 중에서 제일이라니까”
“여자들을 많이도 겪은 모양이지?”
왕육아의 어조에 벌써 살짝 시새움이 묻어있는 듯하다.
“병정 생활을 하다 보면 때로는 여자들이 지천으로 굴러들어오지 뭐야.
싸움에 이기면 그 고장 여자들은 다 우리 맘대로 거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구. 그런데 말이야,
보니까 여자라는 게 다 호박처럼 허벅허벅하더라구”
“하하하...”
왕육아는 이제 시새움이 풀리는 듯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다.
“당신처럼 화끈하고 싱싱한 여자가 없더라 그거야”
“아이 좋아라. 나도 말이야 이렇게 기분 좋은 것은 처음이지 뭐야 ”
“다른 남자들은 다 시원찮았던 모양이지?”
“어머, 다른 남자들이라니, 무슨 소리야?
난 지금까지 당신 형님 한 남자뿐이었다구. 당신이 두번 째야”
“정말?”
“정말이라니까”
“그럼 형이 시원찮다는 얘기군. 맞지?”
“아이 몰라”
그런 말은 아무래도 거북한 듯 왕육아는 살짝 이맛살을 찌푸린다.
“보기에도 벌써 시원찮게 생겼다구. 약골인데다가 키까지 작달막하니,
그것인들 볼품이 있겠느냐 말이야”
“그만 해. 뭐 이런 사람이 다있어”
왕육아는 한이의 팔뚝을 콱 꼬집어준다.
“아야야, 흐흐흐...”
싱겁게 히들히들 웃고 나서 한이는 입술을 가만히 그녀의 한쪽귀로 가져가
말랑말랑한 귓불을 자근자근 물며 서서히 다시 물결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창밖에 어느새 비가 또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분위기도 정사를 나누기에 알맞고 해서 한이는
이번에는 천천히 길게 길게 물결을 이끌어 나갔다.
그리고 두 번째 절정을 넘은 다음에도 욕망을 거두는 일 없이
한참 그대로 늘어져 쉬었다가 다시 삼회전까지 여유 있게 치렀다.
그러고 나서야 그는 마냥 흡족한 듯,
“후유-”
열기를 머금은 숨을 크게 내뱉으며 형수의 몸뚱이 위에서 비실 미끄러져 내렸다.
불륜(不倫) 24회
세 차례나 절정을 넘은 왕육아는 황홀감이 지나쳐서 몽롱한 상태가 되어
한참동안 그대로 사지를 내던지고 있었다.
사내라는 것이 이처럼 기가 막히게 좋은 것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
그녀는 놀라움에 가만가만 혀를 내둘렀다.
같은 뱃속에서 나온 형제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다를까 싶기도 했다.
이제 보니 형은 동생에게 비길 바가 아니었던 것이다.
남편도 결혼 초기에는 더러 하룻밤에 두 번 덤비는 일이 있었으나,
두 번째는 생땀을 뻘뻘 흘리고서야 겨우 어떻게 흉내를 내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동생은 세 차례나 너끈히 일을 치러내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한번도 여자의 몸 위에서 미끄러져 내리는 일도 없이 말이다.
조금 있다가 한번 더 요구를 하면 기꺼이 응해서 사회전도 충분히 해 낼것만 같질 않은가.
믿음직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왕육아는 자기 곁에 벌거숭이 그대로 번듯이 누워있는
그의 가슴패기에서 아랫도리까지 시꺼멓게 돋아난 체모를
무슨 대단히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듯 한손으로 슬슬 어루만진다.
그러다가 가만히 입을 뗀다.
“여보, 인제 우리 어쩌지?”
한이는 아무 대답이 없다.
“응? 여보”
“어쩌긴 뭘 어째. 서로 사랑하면 되는거지”
“혹시 누가 알면...”
“알긴 누가 안다는거야. 절대로 탄로가 안나 게 해야지”
왕육아는 슬그머니 걱정이 되는 듯 나직이 한숨을 쉬고 나서
바짝 또 그의 몸뚱이에 달라붙으며,
“당신 날 멀리하면 안돼. 난 이제 당신 없인 못살 것 같애”
하고 간절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염려 말라구. 나도 당신 없인 못살 것 같으니까”
“정말이지?”
“정말이라구”
“아이 좋아. 여보 나 한번 더 안아줘. 그럴 수 있지?”
“허허허... 무척 좋아하는군. 그런데 지금까지 형하고 어떻게 살았지?”
“아이 몰라. 그런 소리 말고...”
“좋아, 으음-”
한이는 야릇한 신음소리와 함께 다시 그녀를 슬그머니 끌어안는다.
이제 오히려 여자가 한술 더 뜨는 셈이다.
어제 오늘 사이에 그만 왕육아는 현숙한 가정부인으로부터
음탕한 간부(姦婦)로 탈바꿈을 하고 말았다.
불륜(不倫) 25회
한 번 둑이 허물어지면 물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내리는 법이다.
그들 두 사람은 형수와 시동생이라는 인륜(人倫)의 벽을 허물어 버리고,
알몸뚱이가 되어 짐승처럼 서로 욕정을 만끽한 다음부터는
거의 하루도 거르는 일 없이 정사를 거듭해 나갔다.
한이도 한이지만, 왕육아가 한술 더 떴다.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격으로, 삼십대 초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남자의 참맛을 알게 된 그녀는 늘 아랫도리가 근질근질한 듯 틈만 있으면
자기가 먼저 꼬리를 치며 다가가곤 했다.
그녀의 몸속 깊숙한 곳에 지금까지 얌전히 도사리고 있던 화냥기가 바야흐로 때를 만나
고개를 번쩍 쳐든 셈인데, 그것이 여느 여자들보다 오히려 유별났다.
현모양처고 뭐고 이제 말짱 다 헛것이었다. 그것은 그녀의 허울이었고,
실상은 오히려 정반대로 욕정을 남달리 감당 못하는 음탕한 여자였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혹시나 불륜의 관계가 탄로 날까 두려워서 애저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썼고,
남편에 대해서도 깜찍하게 그전과 조금도 다름없이
오히려 더 곰실곰실하고 나긋나긋하게 대했다.
그리고 이웃에 대해서도 눈치 채지 못하도록 늘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니 애저나 한도국이 그런 낌새를 챌 턱이 없었고,
이웃 사람들도 설마 그런 일이 매일같이 그 집 내실에서 벌어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다.
열흘쯤 지난 어느 날 오후였다.
그들은 그날도 내실에서 벌거숭이가 되어 뒤엉켜 있었다.
물론 애저는 놀러 나가고 없었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문단속을 단단히 하고서였다.
이제 사랑의 불장난에 이골이 난 두 사람은 거의 두려움을 모르고 여유 있게
온갖 자세를 다 취해가며 서로를 즐기는 판이었다.
그런데 침상 위에서 한참 휘감겨 헐떡거리다가 체위를 멋지게 한 번 바꾸어 보려고
그대로 부둥켜안은 채 옆으로 한 바퀴 회전을 했는데,
그만 침상에서 미끄러져 보기 좋게 방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아이고머니!”
“으이크!”
두 사람의 입에서 부지중에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때 공교롭게도 옆집 안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아낙네가 그 소리에 잠을 깼다.
무슨 일인가 싶어 가만히 판자벽 쪽으로 귀를 기울인다.
“아이고 어쩌나 여보, 안 다쳤어?”
“난 괜찮다구. 당신은?”
“나도 괜찮아. 히히히...”
“허허허...”
남녀가 주고받으며 웃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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