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금병매(金甁梅)

금병매 (145) 불륜(不倫) <16~20회>

오늘의 쉼터 2014. 7. 2. 21:28

 

금병매 (145)

 

 

불륜(不倫) 16회 

 

 

 

 시동생의 가슴에 안겨 그와 마주보게 되자,

 

왕육아는 온통 얼굴이 그만 발갛게 물든다.

“아이고 나 몰라-”

 




그녀는 다시 한번 그에게서 벗어나려는 듯이 꿈틀거린다.

 그러나 그 몸놀림도 조금 전과는 현저히 다르다.

부끄럽고 곤혹스럽기도 해서 그저 한번 그래보는 듯한 몸짓이다.

“가만히 있어”

한이는 무뚝뚝하면서도 정감이 밴 그런 목소리로 내뱉는다.

이제 그도 서슴없이 반말이다.

왕육아의 쌍꺼풀진 눈매에 살짝 웃음이 내밴다.

시동생이 반말이 묘하게 우습고 싫지 않은 모양이다.

한이는 그만 형수의 입술로 자기 입술을 가져간다.  

왕육아는 얼른 입술을 돌려 그 입술을 피한다.

그 바람에 한이의 입술이 그녀의 한쪽 볼에 가 닿는다.

볼이고 어디고 상관없다는 듯이 한이는 마구 애무하기 시작한다.

그의 입술이 볼에서 목 줄기로 흘러내리자 왕육아는,

“음-”

감미로운 신음소리를 흘리며 살며시 두 눈을 감는다.

그리고,

“아-”

하면서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힌다.

활짝 드러난 그녀의 목 줄기를 한이는 마음껏 쭐쭐쭐 애무해 댄다.

그러면서 그녀를 안은 한쪽 팔을 허리께로 내려서

그녀의 아랫도리를 지그시 끌어당겨 자기의 뜨거워진 하체에다가 바짝 밀착시킨다.

왕육아는 마침내 못 견디겠는 듯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아이고-음-나몰라. 어쩌지...”

꿈을 꾸는 듯이 뇌까린다.

그리고 시동생에게 자기의 몸뚱이를 내맡기듯 온몸에서 스르르 힘을 빼버린다.

비실 허물어지듯이 그녀가 무너져 내리자,

한이는 그녀를 안은 채 자기도 함께 쓰러진다.

방바닥에 드러누운 그녀는 가만히 눈을 감고 있고,

한이는 그녀의 입술을 덥썩 자기 입술로 덮쳐 버린다.

그녀는 이제 고개를 돌릴 생각을 않고 다소곳이 내맡긴다.

감미로운 신음소리가 두 사람의 코에서 흘러나온다. 

 한 혀를 밀어 넣는다.

마지 못하는 듯 그녀는 시동생의 그 혀를 받아들여

가만가만 입안에서 자기가 애무하기 시작한다.

“으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던 한이는 이제 됐다는 듯이

안도와 희열이 뒤섞인 듯한 그런 신음소리를 코로 토해낸다.

그때였다.

바깥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가 들어서는 기척이 났다.

 

 

불륜(不倫) 17회 

 

 

 

 두 사람은 화들짝 놀란다.

 

후닥닥 떨어지며 얼른 몸을 일으킨다.

눈이 마주친다.

 

한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이고,

 

왕육아는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셔 사색이다.

 




“엄마, 나 배고프다. 점심먹자”

애저의 목소리였다.

계집애가 하필 오늘은 아직 점심때도 덜 되었는데

벌써 배가 고프다며 집구석으로 기어들다니...

왕육아는 이일을 어쩌면 좋을지 정신을 못 차리다가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별안간 냅다 큰소리로 뇌까린다.

“아니 도련님, 왜 이러는 거예요?

왜 자꾸 떼를 쓰죠? 나한테 무슨 돈이 있다고...”

그러자 한이는 눈이 휘둥그래졌다가 곧 왜 그러는지 알아차리고 히죽 웃는다.

그리고 얼른 자기는 의자에 가서 앉는다.

왕육아는 선 채로 시동생을 향해 계속 뇌까린다.

“저녁에 형님이 돌아오면 형님한테 얘길 하란 말이에요.

난 모른다구요. 나한텐 돈 얘기 하지 말아요”

그리고 왕육아는 일부러 잔뜩 부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후닥닥 방에서 뛰쳐나간다.

복도에 멈추어선 애저는 어리둥절한 눈길로 어머니를 바라본다.

“나참 속상해서... 나한테 무슨 돈이 있다고 자꾸 졸라대는지...”

왕육아는 짐짓 속이 상한 듯 투덜거리며 주방으로 들어간다.

애저는 안방 문 앞을 지나며 힐끗 방안을 들여다본다.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한이는 멋쩍은 표정으로 입맛을 쩍쩍 쓰디쓰게 다신다.

그런 삼촌이 보기 딱한 듯 애저는 얼른 주방으로 잰걸음을 쳐 들어가 버린다.

“너는 무슨 계집애가 벌써 배가 고프다고 야단이니?”

왕육아는 애저를 한번 흘겨보고는 식탁 위에 아까

시동생이 먹다가 그대로 둔 음식을 대강대강 치우고,

새로 차리기 시작한다.

애저가 묻는다.

“엄마, 삼촌이 엄마한테 돈을 달래?”

“그래”

“병정에 나가서 돈도 못 벌어 왔나...”

“..."

"삼촌이 또 놀음을 할 모양이지. 그지? 엄마“

“넌 가만있으라구. 아는 체 나불나불 지껄이지 말고”

톡 쏘아붙인다.

위기는 용케 모면했으나,

계집애 때문에 왕육아는 슬그머니 이제 진짜로 속이 상해오는 것이었다.

 

 

불륜(不倫) 18회 

 

 

 

 지금까지 서른이 넘도록 왕육아는 외간남자에게 손도 한번 잡혀본 적이 없었다.

 

처녀 시절에도 연애 한번 해보질 않았다.

 

오라비 밑에서 얌전히 집안일이나 거들다가 오라비가 맺어준 남자에게 곱게 출가를 했던 것이다.

미모에다가 늘씬한 몸매를 지닌 여자로서는 드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군침을 삼키며 접근하는 남자가 적지 않았으나,

 

그녀는 처녀 시절이나 결혼 후에나 도무지 유혹에 넘어가질 않았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남편을 잘 섬겼고, 비록 딸 하나밖에 낳질 못했지만

 

곱게 키웠으며
살림도 알뜰히 꾸려 나갔다.

한마디로 그녀는 현모양처였다.

그런 여자가 어쩌다 그만 엉뚱하게 시동생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 것이다.

비록 마지막 선은 넘지 않았지만 시동생이 혀를 입안에 받아들여 자기가 애무까지 했으니,

 이제 그의 유혹에 미끄러져 들어간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날 저녁 왕육아는 남편을 대하기가 몹시 멋쩍고 죄스럽기까지 했다.

남도 아닌 바로 남편의 친동생의 품에 안겼으니 말이다.

그러나 서른을 넘은 부인답게 그녀는 그런 기색을 전혀 겉으로 내비치지 않고,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이 자연스럽게 남편을 대했다.

잠자리도 물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남편과 한 침상에서 같이 했다.

그러나 남편이 잠이 든 뒤에도 그녀는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일을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알 수가 없어 심란하기 그지없었다.

이미 절반은 엎질러진 물이어서 앞으로 도리 없이 다 엎질러지고 말 터인데,

그 뒤 어떻게 되는 것인지 세상에 언제까지나 비밀이 있을 수는 없는 법인데

만약 탄로가 나면 그런 창피가 어디 있는가 말이다.

창피로 그칠 문제가 아닐게 뻔했다.

어떤 곤욕을 당해서 자기 신세가 어떻게 될지,

어쩌면 파멸이 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생각하면 두렵기 짝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 그녀는 몸뚱어리의 어느 깊숙한 곳에서

야릇한 욕망이 꿈틀꿈틀 고개를 쳐드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시동생의 사내다운 그 가슴패기와 후끈후끈하던 입김,

그리고 뜨끈하게 와 닿던 아랫도리 생각에 절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려고 해서 애를 먹었다.

온몸에 자르르 미열 같은 것이 퍼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녀의 몸뚱이 깊숙한 곳에 얌전히 숨어있던

화냥기가 비로소 빼곰히 얼굴을 내미는 셈이었다.

두려움과 야릇한 욕정, 그 상반되는 두 가지 번뇌에 뒤얽힌 왕육아는

삼경이 훨씬 지난 뒤까지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했다.

 

 

불륜(不倫) 19회 

 

 

 

 이튿날은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물론 한도국은 아침을 먹자 곧바로 전당포로 출근을 했는데,

 

형이 집을 나설 때까지 한이는 자기 방에서 나오질 않았다.

 

아직 늘어져 자고 있는 것이었다.

비가 오기 때문에 애저는 놀러 나가질 못하고 무료해서

 

집안을 서성거리다가 자기 방에 들어앉았다.

 

그러나 서서히 사춘기에 들어서는 그녀는 방안에 들어앉아 있기가

 

마냥 따분하기만 한 듯 어서 비가 그치지 않나 하고 창문을 열고서

 

바깥을 내다보곤 했다.

 

그리고 창가에 서서 감미로운 노래를 혼자서 나직이 흥얼거리기도 했다.

 




왕육아는 식탁 위에 시동생의 아침식사를 차려놓고,

설거지를 마친 다음 내실로 돌아가 침상에 드러누웠다.

간밤에 너무 늦게 잠이 들었는데,

뒤숭숭한 꿈 때문에 새벽 일찍 깨는 바람에 잠이 부족해서 골이 띵했던 것이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탓인지 몸도 좀 나른했다.

창 밖에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어느 결에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무엇이 몸에 와 닿는 듯한 느낌에 잠이 깨었다.

아직 몽롱한 시선으로 누운 채 멀뚱히 바라보니 시동생이었다.

그가 흔들어 깨웠던 것이다.

한이는 침상 곁에 서서 싱그레 웃는 얼굴로 형수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웬 낮잠을 이렇게 오래 자요?”

“어머나”

왕육아는 놀라며 얼른 몸을 일으키려한다.

그러나 허사였다.

후닥닥 한이가 달려들어 그녀의 가슴을 끌어안듯이 가볍게 덮쳐눌렀던 것이다.

“안돼요. 이러지 말아요”

“아니, 새삼스럽게 무슨 소리야?”

한이는 서슴없이 반말이다.

 어제 서로 끌어안고 입맞춤까지 나누었는데,

이제 와서 또 웬 변덕이냐 싶은 것이었다.

“애저가 있잖아요”

“아, 그래서... 허허허... 아무 염려 말아요. 애저는 놀러 나가고 없다구”

“그래요?”

“보라구. 비가 그쳤잖아”

왕육아는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힐끗 창 쪽을 바라본다.

한이는 여유 있게 천천히 입술을 형수의 한쪽 볼에 가져가서 가볍게 입맞춤을 한다.

그리고 속삭인다.

“현관문을 안으로 걸어놓았으니까 아무 걱정 말고...”

“어제처럼 또 불쑥 들어오면 어떻게 할라고?

“글쎄, 현관 문고리를 안으로 걸어 놓았다니까...”

“문고리를 걸고서 둘이 집안에 있으면 오히려

애저가 이상하게 생각할 거 아니겠는냐 그말이야”

이제 왕육아도 슬그머니 반말로 바뀐다.

 

 

불륜(不倫) 20회 

 

 

 

 “애저가 나간 지 얼마 안 되니까 걱정 없다구”

“그래도 불안하지 뭐야”

 




“그럼...도로 문고리를 벗겨 놓을까?”

한이는 좀 생각해 보는 듯하다가,

“옳지, 이러면 되겠군” 하고 불쑥 말한다.

“어떻게?”

“애저가 돌아와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 거야.

그러면 애저가 쾅쾅 문을 두드릴 거 아니겠어.

나중에는 소리쳐 부를 것이고...

그때 눈을 비비며 나가 문을 열어주는 거지.

낮잠을 잔 것처럼 말이야”

“그럼 도련님은 어떻게 하고?”

“이제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거북하다구. 어울리지도 않고...”

“그럼 뭐라고 하지?”

“당신이라고 하면 되잖아”

“호호호...”

왕육아는 웃으며 살짝 눈을 흘긴다.

 쌍꺼풀이 지고 속눈썹이 긴 눈매가 몹시 곱고 요염하다.

그런 그녀가 못 견디게 좋은 듯 한이는 또 한번 이번에는

쪽 소리가 나도록 짙게 볼에다가 입맞춤을 한다.

그리고 말한다.

“나는 말이야, 얼른 내 방으로 가서 쿨쿨 코까지 골며 자는 척하면 되잖아.

그렇지 않으면 뒷문으로 빠져나가 버리든지...”

“뒷문으로 빠져 나가는게 좋겠어.

그래야 아무 의심을 하지 않을 것 같애.

혼자 낮잠을 자느라 문을 닫아 걸었나보다 하고 말이야”

“좋아 그렇게 하지”

한이는 침상 위로 기어오르려다가 입고 있는 옷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는지

그 자리에 서서 윗옷을 훌렁 서슴없이 벗어 버린다.

그리고 싱그레 좀 멋쩍은 듯한 웃음을 띠어 올리며 윗 내의도 벗어낸다.

벌거숭이가 된 시동생의 상체를 왕육아는 그대로 누운 채,

“어머-”

하면서 약간 휘둥그레진 눈으로 바라본다.

쫙 벌어져 너무나도 실팍하게 생긴 앞가슴에 시꺼먼 털까지

숭얼숭얼 돋아나 있어서 보기만 해도 사내 중의 사내다웠던 것이다.

자기의 앞가슴에 돋아난 털을 보고 형수가 놀라는 걸 알고서

한이는 일부러 그 숭얼숭얼한 털을 손으로 슬슬 어루만져 보인다.

젖가슴의 갈라진 부분에서부터 시작한 털이 굼실굼실 기어 내려가

배꼽을 지나 그 아래까지 이어져 있다.

어디까지 털이 이어져 있는지 보여주려는 듯이 한이는

이번에는 아랫도리를 벗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