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금병매(金甁梅)

금병매 (27) 하녀 춘매 <6~10회>

오늘의 쉼터 2014. 6. 25. 16:28

 

금병매 (27)

 

 

하녀 춘매 6회 

 

 

사지를 부드럽게 내던지고 구석구석 마음대로 애무하라는 듯이

 

내맡기고 있는 금련의 하얀 알몸으로 서문경은 다가든다.

 

먼저 그녀의 가슴에 봉긋하게 솟아있는 두 봉우리로 입술을 가져간다.

말랑말랑 하면서도 탄력이 느껴지는 두 봉우리를 번갈아 애무하다가 차츰 아래로 옮겨간다.

 

하얗고 미끈둥한 구릉을 타고 서서히 내려가고 있는데,

 

그때 거실 쪽에 춘매의 모습이 비친다.


 

 

하녀의 방에서 침실로 들어오려면 거실을 거치게 마련이었다.

침실로 바로 통하는 문은 없었다.

찻반에 찻잔 두개를 받쳐 들고 거실에서 침실로 들어서려던 춘매는

휘장안의 침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을 힐끗 보고는 주춤 멈추어 선다.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것처럼 얼른 고개를 돌린다.

차를 가지고 들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 망설이고 있는데,

“춘매야, 뭘 하고 있지? 어서 가지고 들어오질 않고..... 목이 몹시 마르단 말이야”

“예, 알겠어요”

춘매는 귀 밑을 발그레 물들이며 고개를 살짝 떨구고서 침실로 발을 들여 놓는다.

침대 가까이에 있는 탁자 쪽으로 가서 멈추어서며 춘매가 묻는다.

“차를 여기다가 놓을까요?”

“아니야, 내 것은 이리 다오”

금련의 몸뚱어리를 애무해 내려가던 서문경은 잠시 얼굴을 들고 춘매를 바라본다.

춘매는 찻잔 한 개는 탁자 위에 놓고, 다른 하나를 들고서 침상 가까이로 다가선다.

연분홍 빛깔의 휘장 속에서 온통 벌거숭이가 되어 즐기고 있는 주인 내외의 모습을

부끄럽고 민망해서 차마 볼 수가 없는 듯 춘매는 되도록이면 외면을 하려고 애를 쓰며

휘장 자락을 조심스레 들춘다.

그리고 찻잔을 서문경에게 건넨다.

춘매가 얼른 돌아서 나가려 하자,

“잠깐만... 찻잔을 받아가지고 가야지”

서문경은 정말 목이 마르기도 했던 모양으로 벌컥벌컥 단숨에 차를 다 마셔 버린다.

“아, 시원하다. 정말 이렇게 기분 좋은 차는 처음인데.....”

일부러 닝글닝글 웃는 얼굴로 서문경은 춘매를 지그시 건너다보며 찻잔을 도로 준다.

서문경의 그 야릇한 눈길에 춘매도 그만 살짝 눈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리고 얼른 찻잔을 받아들고 발그레 얼굴을 붉히며 도망치듯 후다닥 침실을 나가 버린다.

벌거벗은 모습으로 차마 몸종인 춘매와 얼굴을 마주칠 수가 없어서 고개를 저쪽으로 돌리고

꼼짝도 안하고 누워있던 금련이 약간 볼멘소리로 말한다.

“당신, 춘매한테 일부러 보일려고 그랬던 거죠?”

 

 

하녀 춘매 7회 

 

 

 

 “일부러 그랬던 것은 아니라구. 정말 목이 말랐다니까.

 

차를 한잔 단숨에 다 마시는 걸 봤잖어”

서문경은 변명조로 대답한다.


 

 

“내가 당신 속마음을 다 안다구요”

금련이 살짝 눈을 흘긴다.

“내 속마음이 어떤데?”

“춘매한테 생각이 있는 게 분명하잖아요. 안 그래요?

아까 술자리에서도 그런 눈치가 뻔히 다 보이던데요 뭐”

“내가 먼저 그런 눈치를 보이더란 말인가?”

“춘매 고것이 먼저 꼬리를 치기는 하더군요.

아직 열여섯 살 밖에 안된 어린 것이 벌써부터 주인 눈에 들려고 아양을 떨다니,

나 참 기가 막혀서.....”

“열여섯 살이면 남자가 그리울 때도 됐지.....”

“나는 안 그랬다구요.

열여섯 살 때는 남자가 뭔지 그런 생각은 조금도 없었단 말이에요.

정말 순진했다구요”

“그래? 허허허... 그럼 몇 살 때 남자를 처음으로 알게 됐지?”

“열여덟 살 때였어요.

그때도 가만히 내버려뒀더라면 남자 같은 것 생각지도 않는 얌전한 처녀였을 거예요.

수나 놓고, 바느질이나 부지런히 배우고, 이따금 비파나 타는.....”

“그런데 누가 어떻게 손을 댔었는데?”

“호호호... 왜 자꾸 묻는 거예요? 쑥스럽게”

“쑥스럽긴... 재미있잖아. 첫 경험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이지.

어디 얘기해 보라구”

서문경은 벌거숭이 몸뚱어리를 금련에게 바싹 갖다 붙이고 옆으로 누워서

한손으로 슬슬 그녀의 알몸 여기저기를 어루만지면서 얘기를 듣는다.

“열여섯 살 때 장대인 노인 집에 수양딸로 들어갔었어요.

자식이 하나도 없는 장대인 노인이 진짜 딸처럼 귀여워해 주시더라구요.

그런데 이년 뒤인 열여덟살 때 어느 비오는 날 밤,

장노인이 내 이부자리 속으로 기어들어왔지 뭐예요.

 한밤중에 자고 있는데 글쎄, 누가 슬그머니 끌어안는 것 같더라구요.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뜻밖에도 장노인 아니겠어요.

어머나, 왜 이러세요? 하니까 가만있어 가만있어, 하면서 사정을 하지 뭐예요”

“뭐라고 사정을 해?”

“히히히. 그런 것까지 몰라서 묻는 거예요?”

“그래 사정을 해서 어떻게 했어?”

“별수 있어요.

이미 이부자리 속에 들어와서 한쪽 손으로 벌써 가슴을 더듬고 있는 판인데.....

도리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그렇게 되니까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리며

나도 그만 기분이 야릇해지고 말더라니까요”

“그래서 깨끗이 바쳤군. 영감이 제대로 제구실이나 하던가?”

“그때는 제구실을 하는지 어떤지도 몰랐지 뭐예요.

그저 놀라서 나도 모르게 냅다 소리를 질렀다구요”

 

 

 

하녀 춘매 8회 

 

 

 

 “당신도 그런 싱싱한 때가 있었군”

서문경의 말에 금련은 약간 어이가 없는 듯,


 

“어머, 그럼 나는 뭐 첨부터 헌것인줄 알았나요?”

살짝 곱게 눈을 흘긴다.

“열여덟살에 처음으로 남자 맛을 알았다면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고,

마치맞게 개봉을 했군 그래”

“개봉을 해요? 히히히.....”

그 말이 썩 재미있다는 듯이 금련은 킬킬거리고 나서 묻는다.

“당신은 몇 살에 개봉을 했나요?”

“글쎄... 나는 몇 살 때였는지 잘 모르겠다구”

“그것도 기억이 안난단 말이에요?  머리가 아마 석두(石頭)인 모양이죠”

“허허허... 석두라서 그런 게 아니라, 하도 어릴 때여서 확실한 기억이 안난다니까”

“그렇게 어릴 때 벌써 여자를 알았단 말이에요? 순 엉터리”

“그래, 순 엉터리라구 해두고.... 여보, 춘매는 어떨까? 개봉을 했을까, 아직 미개봉일까?”

“글쎄요... 아직 미개봉 아닐까요”

“그럴 것 같지? 이제 겨우 열여섯 살이니까”

“모르죠. 벌써 어떤 놈이 개봉을 해버렸는지...

눈이 시뻘건 하인들이 우글우글하는 판이니까”

“내가 한 번 검사를 해볼까? 개봉인지, 미개봉인지....”

“하하하... 드디어 당신 속마음을 드러냈군요.

그말이 하고 싶어서 지금까지 얘기를 빙빙 둘러댄 거죠?

첫 경험의 추억은 아름답느니 어쩌니 하면서... 안 그래요? 맞죠?”

“허허허.....”

서문경은 좀 멋쩍으면서도 공연히 좋아서 콧구멍까지 벌름거리며 웃는다.

“그러시라구요.

당신이 그까짓 계집종 하나 마음대로 못한대서야 말이 되겠어요”

금련은 무슨 생각에 선지 선뜻 인심이라도 쓰듯 동의를 표한다.

“좋았어. 역시 당신이 시원시원해서 최고라구.

여자도 당신처럼 좀 속이 툭 트여야 된다구”

서문경은 금련을 필요 이상 치켜올린다.

“여보, 그럼 언제가 좋겠어요?”

“빠를수록 좋지. 지금 당장이라도.....”

“어머, 뭐라구요? 너무하시네 정말. 이렇게 발가벗고 누워있는 나는 무슨 꼴이 되라고...”

“그건 농담이고... 내일 오후가 좋겠지”

“그럼 말이에요

내일 오후에 내가 옥루 형님 방에 가 있을 테니까,

그쯤아시고 잘 해 보시라구요”

“응, 알았어”

서문경은 금련의 몸종인 춘매를 말하자면 주인의 승낙을 받아 합법적으로

처녀 개봉 여부의 검사를 하게 되어 매우 흡족한 듯 벌거숭이 몸을 벌떡일으킨다.

그리고 우선 지금은 금련을 한껏 즐겁게 해줘야겠다는 듯이

그녀의 알몸 위로 뜨겁게 기어오른다.

 

 

 

하녀 춘매 9회 

 

 

 

 이튿날 오후,

 

서문경은 낮잠을 한숨 자고 일어나 기지개를 켜면서 슬슬 금련의 거처 쪽으로 가보았다.

금련은 보이지가 않고, 춘매 혼자서 자기 방에 앉아 수를 새기고 있었다.

“춘매야, 혼자 있니?”

서문경이 방문 앞에 멈추어서자,

춘매는 약간 놀라며 얼른 수틀을 놓고 일어선다.

“예, 혼자 있습니다”

“집사람은 어디 갔지?”

“맹옥루 마님한테 가셨습니다”

“뭣하러 갔지?”

서문경은 다 알면서도 시치미를 뚝떼고 묻는다.

“글쎄요, 무슨 볼일이 있나봐요.

거기 가있을테니까 혹시 주인어른께서 찾으시거든 부르러 오라 그러시더군요”

“응, 그래”

“불러 올까요?”

“아니다. 놔둬라. 내가 심심해서 와봤더니,

 너도 혼자 심심한 것 같으니 어디 너하고 둘이 얘기나 좀 할까”

“예, 그러셔요”

춘매는 살짝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네 방에 들어가도 괜찮겠느냐?”

“괜찮고말고요. 그런데 너무 누추해서.....”

춘매는 좀 당황하듯 후다닥 방안에 널린 것을 치우고는,

“잠깐 기다리세요”

얼른 가서 금련의 거실에 있는 의자를 한 개 가지고 와서 권한다.

자기 방에는 보잘 것 없는 나무 걸상이 한개뿐이었던 것이다.

서문경은 의자에 앉으며 방안을 둘러본다.

한쪽 벽에 딱 붙여서 놓여있는 침상에 시선을 멈추며 말한다.

“침상이 너무 작구나. 혼자밖에 못눕겠는데.....”

“호호호.....”

열여섯살짜리 춘매는 그 말이 맥없이 우습고 좋기도 해서 그만 소리를 내어,

 그러나 좀 수줍게 웃는다.

“안 그래? 혼자밖에 못 눕겠잖아”

“저 혼자 누워 자지, 그럼.....”

춘매는 귀밑이 살짝 물든다.

“아, 그렇지. 난 또.... 허허허....”

서문경은 싱겁게 껄껄거린다.

“차를 한 잔 가져올까요?”

“아냐, 놔두라구. 오늘은 목이 마르지 않다구”

싱그레 웃어 보이며 하는 말에 춘매는 문득 어제 해질녘의 일이

머리에 떠올라 절로 얼굴이 화끈해지며 고개를 가만히 떨군다.

“춘매야”

서문경은 한층 목소리를 낮추어 은근하게 부른다.

“예?”

춘매는 얼굴을 들어 고운 눈매로 바라본다.

“너 몇 살이지?”

“열여섯살이에요”

“열여섯... 좋을 때로구나. 어제 보니까

너 노래도 잘하고, 춤도 썩 잘추던데... 내가 놀랬다구”

 

 

 

하녀 춘매 10회 

 

 

 

 “어머, 너무 과찬이세요”

추켜올리는데 싫을 턱이 없지만 춘매는 좀 쑥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춘매야”

서문경은 다시 넌지시 바라보며 은근한 목소리로 부른다.

“예?”

“내가 말이야, 뭘 좀 물어볼까 하는데 솔직하게 대답하겠어?”

“뭘 물으시려고요?”

“글쎄,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구. 어때? 솔직하게 대답하겠지?”

“예”

무슨 질문일까 싶어서 춘매는 힐끗 서문경의 표정을 살피면서 대답해 버린다.

순진한 티가 역력하다.

“춘매 너 시집가고 싶지 않니?”

“어머나, 그런 걸 물으시다니....호호호”

“솔직하게 대답해 보라구”

“열여섯 살인데 벌써 무슨 시집을 간단 말이에요. 아직 그런 생각 조금도 없어요”

“정말이야?”

“정말이에요”

서문경은 싱거운 웃음을 실실 흘리며 고개를 끄덕거리고 나서 다시 묻는다.

“그럼 말이야 춘매야, 너 남자 생각은 안 나니?”

“호호호... 남자 생각이 뭔데요?”

“남자가 그립지 않나 그말이야”

“그리운 남자가 있어야 말이죠”

“반드시 어떤 한 남자가 아니라,

어떤 남자든 상관없이 좌우간 남자하고 같이 자고 싶은 그런 생각이 안 드느냐 그거야”

“히히히... 모르겠어요. 잘...”

“모르다니, 자기 마음을 자기가 모르면 누가 아나”

서문경은 매우 재미가 괜찮은 듯 코언저리에 능글능글한 웃음을 떠올리며

마침내 요점을 불쑥 들이대듯이 묻는다.

“춘매 너 아직 처녀 맞니?”

“어머, 처녀지, 그럼 뭐예요?”

춘매의 두 눈이 약간 휘둥그래진다.

“숫처녀나 그거야. 아직 남자 맛을 못 봤느냐 그 말이야”

“숫처녀라구요. 정말이에요”

“그래? 틀림없지?”

“만약 너 숫처녀가 아니면 어쩔테야?”

마치 추궁을 하듯 나오는 바람에 춘매는 그만 얼떨결에 대답해 버린다.

“주인어른께서 내쫓아도 아무 말 안하겠어요”

“그래, 좋아. 그럼 내가 검사를 해봐야지.

내가 검사를 해보면 숫처년지 아닌지 대번에 알 수가 있단말이야”

그러면서 서문경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난다.

춘매는 얼굴이 발그레 물든 채 살짝 고개를 숙이고 그대로 앉아있다.

“자, 일어나. 저쪽 방으로 가자구”

“어느 방으로요?”

약간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며 춘매는 가만히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