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아하루전

<206> 34화 상봉(7)

오늘의 쉼터 2014. 6. 14. 16:51

 

 

<206>  34화 상봉(7)

 

 

"이쪽으로"

아하루가 신전 밖으로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하냐냐가 아하루들을 맞았다.

"상황은?"

"아직은 조용합니다."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저 멀리 숲 사이 언뜻 보이는

 

하얀 건물 쪽을 잠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방심한 탓일까?"

그리고 고개를 돌려 하냐냐를 바라보았다.

"서둘러 철수한다. 증거는 하나도 남기지 않았겠지?"

하냐냐가 한쪽 팔로 자신의 가슴을 치며 희미한 웃음을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하냐냐의 모습에 아하루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가시죠"

하냐냐가 몸을 돌려 숲 한쪽으로 열려진 길을 열였다.

 

아하루네들이 하냐냐가 열어준 길로 서둘러 들어갔다.

아하루네들이 모두 숲 안쪽으로 사라지자 그제서야

 

아하루들이 사라진 숲 양쪽의 수풀들이 움직이더니 용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거 너무 싱거운거 아닌가요?

 

난 한바탕 붙을까 싶어 긴장했거만... 어쩐지 맥빠지는 것 같아?"

용병하나가 투덜거리듯 말햇다.

"넋빠진 소리하지마. 아무리 그래도 저들은 기사야.

 

그게 무슨 뜻인줄 알아? 저들은 밥을 쳐먹으면 하루종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람을 잘 죽이는지 그것만 생각하는 놈들이란 말이다.

그런데 저들과 붙어? 우리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여기 몇몇은 병사로써 훈련받은 녀석도 잇겟지만 그뿐이야

 

기사들과는 질적으로 틀리다구"

"쳇 누가 뭐랍니까? 말이 그렇다는 거지요"

투덜거리던 용병이 겸연쩍은 듯 그렇게 얼버무렸다.

"그래 항상 그 말이 문제지. 만일 싸움이 벌어져서 행여나 여기에 있는 누군가

 

하나라도 붙잡혀서 남기워 졌다고 생각해봐라.

 

그땐 어떻게 되는 줄 알지?

 

단지 용병단이 죽어나가는게 아냐 용병단에 포함된 가족들이나 친척들 뿐 아니라

 

용병단과 조금이라도 관련되어 잇는 곳까지 전부 떼몰살당할게다."

하냐냐의 말에 불현듯 무언가 생각난듯 투덜대던 용병이 몸을 부르르 떨어댔다.

"어쨌건 아직은 이놈의 나라는 귀족들 못지 않게 신관놈들도 설치는 나라니깐 말이야, 퉤~."

하냐냐가 뭐가 그리 불만인지 침을 뱉었다.

"뭘 멀뚱히 보고 서있어? 안갈거야?"

하냐냐의 말에 용병들이 하나둘 아하루들이 사라진 곳을 향해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냐냐는 마지막 용병이 전부 숲으로 들어가기까지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자신도 숲속으로 몸을 옮겼다.



"이쪽으로"

거대한 바하무트를 감싸고 있는 신전의 경계를 나타내는 그리 크지도

 

그렇다고 너무 작지도 않은, 바하무트 산의 중턱을 감싸듯 둘러싼 담장의 지경에

 

아하루들이 이르렀을때 미켈이 숲 한쪽에서 불현듯 나타나며 말했다.

아하루들이 미켈의 말에 따라 미켈이 지시하는 쪽으로 급히 몸을 틀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켈이 아하루들이 자신의 곁을 통과하도록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러다 한 용병의 등에 엎힌 누군가를 보자 미켈이 나직히 안도의 한숨을 내셨다.

"다행이군"

"다행은 무슨"

미켈이 몸을 틀었다.

 

어느새 미켈의 손은 자신의 칼자루 위에 올려져 잇었다.

 

그러나 자신의 말에 대꾸한 것이 하냐냐임을 알고는 이내 칼자루에서 손을 거두었다.

"짜식. 놀랬잖냐?"

"얼쑤? 그나저나 어여 철수하자.

 

바보같은 놈들 지네들 안방이 털렸는데 여지껏 모르고 있다니?"

하냐냐가 말을 맞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저멀리서 급박한 종소리가 울려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종소리는 금새 산전체를 휘감듯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미켈의 얼굴이 조금 굳어졌다. 그리곤 하냐냐를 향해 질책하듯 눈을 부라렸다.

"하여간 저 방정 맞은 입하고는..."

그러나 따질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앗던듯 미켈이 숲을 향해 나직히 외쳤다.

"우리도 철수한다. 놈들이 달려들기 전에 빠져나간다."

미켈의 말이 끝나자 이번에도 역시 아하루들이 달려간 숲 양쪽으로 용병들이 쏟아져 나왓다.

 

그리고 그들도 아하루들이 달려간 그 길을 따라 급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봐"

새하얀 갑주를 입은 기사가 눈 앞의 기사를 향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그것이..."

새하얀 갑주를 입은 기사가 책상에서 짚이는데로 뭔가를 잡아들고는

 

눈 앞의 기사를 향해 집어 던졌다.

 

그것은 제법 커다란 은으로 만든 술잔이었다.

 

그 술잔은 빙그르르 돌면서 날아가더니 꼿꼿한 자세로 서 있는 기사의 얼굴

 

눈두덩 위쪽으로 날아가 부딪쳤다.

"크윽"

사내의 얼굴이 충격을 받자 뒤로 주춤 한걸음 물러서며 신형을 흐트렸다.

 

하지만 재빨리 원래의 부동자세를 취했다.

 

사내의 눈두덩 위쪽이 발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이 새끼야. 그걸 말이라고 하던? 방심한것 같다?

 

야 이 개새끼야. 어제 오늘 하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신전이 당햇어

 

그것도 이번엔 아예 대주교까지 참살을 당햇단 말이다.

 

그런데 뭐? 방심한것 같다?

 

그놈들이 사각을 노리고 와서 어쩔수 없이 당했다?"

백갑을 입은 기사가 다시 책상위에 놓인 커다란 책을 눈 앞의 사내를 향해 집어 던졌다.

 

이번에도 역시 사내의 얼굴 한쪽으로 날아가 부딪쳤다.

"크흑"

사내가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두 걸음 물러나야 했다.

"개새끼야 똑바로 안서?"

백갑을 입은 기사의 말에 사내가 재빨리 다시 두걸음 앞으로 나서며 자세를 갖췄다.

"쓰벌 부관이란 새끼가 이렇게 먼저 기합이 빠졌으니

 

밑에 잇는 녀석들은 안봐도 뻔한거 아냐?

 

 나가서 이번에 경계를 섰던 놈들 전부 불러다 족쳐 그래서 그중에 내통자를 찾아봐"

"네?"

사내가 의아한듯 물었다

"이 쓰벌. 네놈은 머리 속 까지 온통 근육으로 된 놈이야?

 

그럼 이번 사태를 우리가 경계를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다.

 

방심한 탓이다.

 

놈들이 너무 은밀하게 들어왓다 그렇게 말할 참이야?"

"아...아니..."

"씨팔, 대주교가 죽었어 알아?

 

그것도 총본산의 신전에 있는 대주교가 죽엇단 말이다.

 

이건 단지 몇놈 문책하고 끝날 성질의 것이 아냐.

 

윗대가리 놈들은 필히 희생양이 필요할게야.

 

그런데 그 희생양이 누가 될까?

 

윗대가리들이 제일 족치기 쉬운 놈이 누구겟냔 말이야."

"그...그것이.."

"난 라디엔 그놈과 정답게 마주앉아 대화하고 싶진 않거든?

 

그리고 내가 라디엔 그놈을 만나야 할 자리라면 나혼자 절대로 가지 않아.

 

네 녀석과 같이 가게 될거야. 알겠나? 밀츠 부관 나리?"

"허헉"

백갑의 기사의 입에서 라디엔의 이름이 거론되자

 

밀츠라 불리운 사내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크크, 네녀석도 라디엔과 같이 대화 나누긴 죽기보다 싫은 모양이군? 그런가?"

밀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자네와 나를 대신할 희생양이 우리에게도 하나쯤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머지 놈들에게도 뜨거운 맛을 한번 보여줄 필요도 잇고 말이야

 

그동안 기강이 너무 헤이해지지 졌지?"

"그...그렇습니다. 기..기강이 너무 흐트러져서.

 

감..감히 시전을 모신 기사로써 사교의 무리에 빠져 감히 이곳에 이단의 족적을

 

남기게 한 내부의 동조자가 있습니다.

 

그 이단자를 가려내어 기사단의 순결을 회복하도록 하겟습니다."

"크크 이제야 머리가 제법 돌아가는군? 가봐"

"네?"

"우리에게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오늘 저녁에라도 놈들은 우릴 지목해서

 

라디엔과 마주 앉힐지 모른단 말이야 요컨데 시간이 없어 지금"

"아..."

밀츠의 얼굴도 그제서야 급박한 표정이 어렸다.

"그럼 지금 즉시 조사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케린 단장님"

밀츠가 그렇게 말하고는 팔을 자신의 가슴에 대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표하고는 몸을 돌렸다.

"아참."

"네?"

밀츠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것 말고도 진짜 어떤 간큰 새끼가 이따위 짓을 벌였는지 한번 알아봐.

 

쓰벌 그 늙은 계집이 죽은 거야 그다지 아쉬울 건 없지만 그동안 그년이 대준

 

젊은 계집년들을 생각해서라도 복수는 해줘야 않겟어?"

"알겟습니다."

밀츠가 몸을 돌려 새하얀 갑주를 차려입은 케린의 방을 나섰다.

케린이 그제서야 자신의 의자에 털석 주저 앉고는 책상 위로 두 발을 올렸다.

 

그리곤 책상위에 올려져 있던 서류를 들어 읽기 시작하더니

 

이내 그것들을 손으로 구겨선 저만치 집어 던졌다.

"씨팔."

케린이 낮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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