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아하루전

<193> 32화 회의 (2)

오늘의 쉼터 2014. 6. 14. 09:46




<193>  32화 회의 (2)




호르텝이 조용히 말을 맺고 입을 다물었다. 


주위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소르엔이 뭔가를 말하고 싶어했지만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그 닉스라는 사람이 원수를 맺은 공작가가 어디입니까?"

아하루가 두 손을 모아 이마에 댄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호르텝이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케마스 공작가입니다."

아하루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리고 굳은 얼굴로 말했다.

"좋습니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아하루의 말에 호르텝의 안색이 조금 밝아졌다.

"현재 빌토르의 모처에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만일 받아들이시겠다면 제가 가서 모시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아하루가 주위의 사람들과 수정구안의 미텔을 둘러보았다.

"그분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만일 반대하실 분이 있다면 지금 말하십시요."

"저는 찬성입니다."

소르엔이 재빨리 입을 열었다. 
그러자 주위의 다른 용병들도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나두 찬성, 그리고 이왕 데리고 올거면 내일이라도 당장 데리고 와주쇼. 
나 더 이상 힘들어서 못하겠어 차라리 100대 1로 싸우는게 났?quot;

수정구 안에서 걸직한 츄바의 음성이 들려왓다.

"그럼 모두가 찬성한 것으로 알고 닉스라는 인물을 영입토록 하겟습니다."

아하루가 그렇게 결정 짓고는 호르텝에게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마침 저도 내일 빌토르에 갔다올 일이 있었는데 같이 가도록 하지요. 
그러면 그건은 그렇게 마무리 짓도록 하고 또 다른 의견은 없습니까?"

아하루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호르텝이 손을 번쩍들었다.

"제가 한가지 건의 할것이 잇습니다."

"말하세요"

호르텝이 자리에서 일어낫다.

"최근 보면 우리간에 너무 호칭 문제가 무질서한 경향이 잇는 듯 합니다. 
비단 총대장님의 경우만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평어에 가까운 말을 사용하고 
어떤 사람은 존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지휘급 인물들 간에도 호칭이 통일되어 잇지 않은 듯합니다. 
물론 원래 친분이 잇었거나 이전부터 알아왔기에 평상시의 그런 말이 튀어나오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이제 허수아비 용병단은 그저 그렇고 그런 용병단이 아닙니? 
다른 일반 용병들이 만일 그런말을 듣게 되면 혼란을 주게 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차제에 여기잇는 우리끼리라도 말에 대해서 어느정도 규칙을 정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흐음 그렇군요. 그럼 그것도 이번에 논의하도록 하죠. 다음 의견?"

"저도 의견이 있습니다."

"소르엔 말하세요"

"앞으로 새로운 인력의 필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외부의 인사만을 영입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차제에 우리 허수아비 용병단 내에서도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된다면 용병들도 위로 올라갈 수 잇다는 희망 때문에라도 더욱 열심을 낼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그것도 이번에 논의 하도록 하지요. 그럼 다음 안건은?

미노에 있는 용병들과 아하루의 곁에 잇는 용병들이 저마다 자신이 느끼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회의는 어느덧 저녁을 지나 으슥한 밤까지 이어졌다. 
그 사이 사이 르네와 훼리아가 용병들에게 간단히 요기할 거리들을 갖다 날랐다.



몇시간 끝의 회의를 통해 눈 앞에 닥친 일들에 대해 논의를 끝냈을 때는 
거의 새벽녘에 가까웠을 무렵이었다. 
모두들 지루하고 긴 회의로 인해 피곤에 절은 듯한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아하루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에 있는 용병들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어찌되었건 오늘 이후 허수아비 용병단은 전국적인 용병단으로 발돋음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가지의 일 마저 끝내면 귀족들이라 해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그런 용병단이 될 것입니다.

물론 전국적으로 유명해진다는 것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용병단을 주시할 것이고 우리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그들의 눈과 귀에 오르내리게 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기존에 받아들인 사람들 조차 제대로 편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조직적인 체게도 잡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힘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게 될터입니다.

부디 우리 용병단을 위해 여러분들이 더욱 분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거 오늘 진짜 술 한잔 거하게 해야겠는데요?"

"좋습니다. 오늘은 제가 한턱 내도록 하지요"

"우리는 어떻게 하고요?"

츄바가 볼멘 목소리로 항의하자 방안은 다시금 웃음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하하 여기잇는 분들이 먼저 1차로 하고 2차는 그곳에서 다함께 술판을 벌이기로 하지요"

아하루가 그렇게 말할 때 문이 열리며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아아, 아무래도 오늘 술은 못할 것 같은데요?"

"슐만, 일직 오셨군요 그래 잘 배웅하고 왔습니까?"

슐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일이 생긴 듯 합니다."

슐만이 그렇게 말하며 한걸음 옆으로 비켜섰다. 
그 비켜난 틈에서 로브를 깊게 눌러 쓴 마리안이 들어와서는 아하루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한쪽 무릎을 꿇고 한손을 가슴에 올리고는 고개를 숙였다.

"주인님 마리안이 인사올립니다."

"마리안, 갔던 일은 어떻게 됐지?"

마리안이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이미 그곳에 없었습니다."

"뭐?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마리엔이 고개를 들고는 조용한 어조로 자초지종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상디에의 아비온 신전에 도착하여 클레어 양을 수소문 하였습니다. 
분명 그곳에 잇다고 들었는데 그들은 클레어 양을 모른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비밀리에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는 
그곳의 주교와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주교도 백작가를 들먹이며 나오자 어쩔수 없이 우리를 응대하더군요.

하지만 주교는 결단코 클레어 양이 자신들에게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은 짐보만 가와 전혀 상관도 없고 클레어 양에 대해서도 
도무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낌새가 이상해서 계속 다그쳐보아도 결코 모른다는 대답밖에 듣지 못햇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물러 나왓는데 그런데"

"그런데?"

"주교실 안에 일전에 훼리아에게서 받은 작은 수정구를 놓아 두었습니다. 
뭔가 수상쩍은 냄새가 풍겼기 때문이엇습니다.

저희가 신전 박으로 나가자

주교가 몹시 당황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은밀히 그곳에다 훼리아가 만들었던 소형 수정구를 놓아 두엇습니다. 

우리가 나간뒤 주교가 급히 빌토르 대신전 쪽의 사람과 뭔가 이야기를 나누더군요. 
분명 클레어 양에 관한 이야기인데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햇습니다만 
클레어 양의 신상에 뭔가 이상이 생긴 듯 합니다."

"그럼 클레어 양이 어떻게 되엇다는 거지?"

아하루가 다그치듯 물었다. 
마리안이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마도 빌토르 대신전 쪽의 누군가가 클레어 양을 데리고 간 듯 합니다. 
언뜻 오간 대화에 따르면 주교와 대화한 상대는 스펜서라는 인물입니다.

그 스펜서라는 인물을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사고로 죽은 것은 아닐까요?"

소르엔이 어두운 안색으로 물었다. 마리안이 고개를 저었다.

"그들의 대화 내용을 봐선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짐보만이 해체 직전에 놓인 상황이며 관게된 사람은 전부 죽은 줄 알앗는데 
따라서 아무일 없을 줄 알았는데 일이 꼬였다고만 말햇습니다. 
그리고는 우리들에 대한 뒷조사를 해야겠다고 말햇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 내용 중에 클레어를 내 놀 수 잇는 상황이 아니다라는 말과 최악의 경우 
입을 다물게 하겟다는 말까지 나왓습니다."

"설마 신전에서 그토록이나?"

"이건 뭔가가 있는데요?"

"흐음"

아하루가 팔짱을 끼고 심각하게 고민하게 시작했다.

"혹시 상디에의 아비온 신전에 대해서 조사된 내용이 있나?"

마리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이상한 점을 느껴서 챔벌린 상단 쪽에 정보를 의뢰햇습니다. 
그결과 몇가지 수상쩍은 부분을 발견햇습니다."

"뭐지?"

"상디에의 아비온 대신전은 다른 아비온 신전들과는 달리 가난한 자들과 농노라 할찌라도 
치료를 해주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주변의 풍광이 수려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많은 귀족들이 그곳을 요양차 들른다고도 합니다."

"귀족들과 평민이 같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상디에의 아비온 신전 같은 경우 두 개의 독립적인 건물로 되어 있는데 
그중 하나는 귀족들의 전용으로 사용되고 다른 하나는 일반 평민이나 농노등 가난한 자들에게 
열려져 잇다고 합니다."

"제대로된 신전 같군?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나?"

"네, 챔벌린 상단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들어가고 나온 사람들의 
숫자에서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지?"

"네 그동안 상디에의 아비온 신전의 경우 근처의 아픈 사람들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아픈 사람들이나 고아 혹은 유랑민들을 무작위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중 치료가 끝나 떠나간 사람들과 혹은 치료가 불가능해 죽은 사람들의 숫자를 빼더라도 
한달 평균 대략 100여명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설마? 그런 사실을 어떻게 알지?"

"챔벌린 상단에서 상디에의 성문 기록들을 입수햇다고 합니다. 
또한 신전의 음식들과 생필품을 대주는 곳 역시 챔벌린 상단과 관련이 잇는 곳이라고 합니다.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의 차이와 신전에서 소모되는 생필품의 숫자를 대조한 결과 
그런 정도의 숫자가 빈다고 하더군요. 
통게를 내 결과 한달에 대략 약 100여명 정도의 사람이 사라지고 잇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일이? 그래 영주와 다른 곳에서는 그런 일을 모른다는 건가?"

"일단 상디에의 마을 사람들도 전혀 모르는 눈치입니다. 
그리고 영주역시 어쩌면 신전과 모종의 관게를 맺고 있을지도 모르구요. 
실제로 우리가 다시 나가려고 하니 영주의 부하들이 조사다 뭐다 하면서 
거의 반나절 이상을 붙잡아 높고 있었습니다."

"흐음"

"뭔가가 있군 그래"

"수상한데? 수상한 냄새가 나"

"흐음 그렇다면 그 스펜서라는 인물을 만나봐야 하겠는데?"

용병들이 각자 의견을 내놓기에 분분했다.

"그렇다면 이번에 빌토르에 갈 때 어느정도 병력을 대동하고 가는게 좋을 듯 합니다."

하냐냐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른 용병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좋겠습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도 좋겠지요."

소르엔이 하냐냐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상황이 안좋은데요? 최악의 경우 신전과 분란이 생길 수도 있을테니 말입니다."

수정구 안에서 세므온이 걱정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일단 전체 전대에서 최고의 인물들로 50명을 투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뽑아주세요. 그리고 오늘 새벽 바로 빌토르로 출발합니다.

이번 임무는 저와 호르텝 그리고 슐만과 하냐냐가 갑니다. 
나머지 분들은 이곳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흐음... 아하루 괜찮겠나? 
그곳에는 공작들의 세력이 도사리고 있다는 정보가 있던데 
어쩌면 그들도 이미 자네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몰라"

미텔이 걱정스럽다는 듯 말했다.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그들도 알고 잇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겐 반드시 가야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곳이 설혹 지옥이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제게도 몇 가지 생각이 잇습니다. 
우선 제 계획부터 말해드리지요. 

먼저...."

아하루의 말이 이어지면서 좁은 방안은 다시금 토론의 열기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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