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아하루전

<192> 32화 회의 (1)

오늘의 쉼터 2014. 6. 14. 09:33



<192>  32화 회의 (1)






"후 그럼 대충 이번 일은 다 마무리 된건가요?"

아하루가 지친 듯 자리에 앉았다. 

"수고하셨습니다."

호르텝이 그런 아하루의 상태를 짐작하고 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을 상대하려니 지치긴 지치는군요"

"뭐라도 먹죠? 오늘같은 날 건배가 빠질 수 없지 않습니까?"

미켈이 말했다.

"그럴까요? 아 그런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나요?"

아하루가 하냐냐를 바라보며 물었다. 
하냐냐가 고개를 저었다.

"상디에로 간 마리안님 말씀입니까?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가요? 흠, 여기서 상디에까지 고작 반나절 거리일텐데? 너무 늦는건 아닌가요?"

아하루의 미간이 잠시 접혔다.

"하하 무슨 걱정입니까? 
마리안님에게는 난다긴다하는 3전대 인원 50명을 붙였습니다."

소르엔이 자신있게 말했다.

"하긴 3전대에는 모두 다 뛰어나니까요? 
그러고보니 한쪽의 전대에 인재가 너무 편중된 듯 싶군요? 
이번에 미노에 도착하면 각 전대들도 재편해야 될 듯 싶습니다."

아하루의 말에 용병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제에 그럼 오늘 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마저 짚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훼리아 미노와의 통신좀 열결해 주겠어?"

아하루가 자신의 뒤쪽에 시립하고 있는 훼리아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훼리아는 방안 한켠에 늘어서 있는 수정구 중 하나를 가지고 와서는 책상위에 놓았다. 
그리고는 입속으로 뭐라고 중얼거리며 수정구를 손으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수정구에서 빛이나기 시작하면서 천천히 수정구 위쪽으로 넓게 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무리는 차츰 차츰 커다란 막을 형성하기 시작하더니 
그 형성된 막은 다시 이리저리 갈라지며 흐릿한 상으로 바꿔지기 시작했다. 
잠시후 그 상은 점차 뚜렷하게 사람의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후우 언제 봐도 놀랍군요?"

"그렇습니다. 마치 진짜 사람을 눈 앞에서 보는 듯합니다."

주위에 둘러싼 용병들이 수정구 위에 나타난 사람의 형상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됐습니다."

마리안이 수정구에서 뻗어난 빛이 완전히 사람의 형상으로 바뀌자 
수정구가 놓인 테이블에서 한발 물러나기 시작했다.

"아, 총대장님 다른 대장님들께서 벌써 기다리고 계십니다."

수정구 안에서 연락병인 듯한 용병이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천천히 반가운 얼굴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그래 미노에는 별다른 일은 없는지요?"

"하하 별고란게 있겠습니까? 그보다 아하루님은 괜찮으신지요?"

"저도 괜찮습니다. 참 미켈도 인사하게 자네 형님이시네"

"오오 미켈, 그래 무사하니 다행이로구나"

"네, 어떻게 형수님은 잘계시나요?"

미켈이 형수에 관해 묻자 갑작스레 수정구 안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쿡쿡쿡"

"낄낄"

웃음소리에 미텔이 당황한 듯 눈을 부라렸다. 
미텔이 소리를 지르고는 돌아앉고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이봐들 시끄러워, 그런데 슐만이 안보이는 군요?"

"슐만은 지금 손님을 배웅중입니다. 
아마 내일쯤이나 돌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켈이 미텔의 말을 받아주었다.

"말돌리기는"

"그러게 누가 형제 아니랄까봐"

츄바가 미텔을 타박하는 소리가 들렸다. 
미켈의 얼굴도 덩달아 빨개졌다.

"험험"

"자 자 그럼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시지요. 먼저 미노쪽에 문제는 없습니까?"

아하루가 말하자 미텔이 얼른 자신의 앞에 놓인 것중 뭔가를 끄집어 내어서는 읽듯이 말했다.

"흠, 현재 이곳 미노에 의뢰된 의뢰가 총 35건 그중 거개가 상단호위입니다. 
분쟁에 나서달라는 의뢰가 2건 그리고 호위임무가 4건입니다. 
일단 그중 분쟁건을 제외한 다른 임무들은 다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라무스의 말에 의하면 
그동안 늘어만 가던 적자폭이 다소 둔화되어가고 잇는 추세라고 합니다.

참 라무스 말인데 당분간 업무를 맞지 못할 것 같습니다."

"왜죠? 무슨일이라도 생겼나요?"

미텔이 고개를 끄덕였다.

"라무스가 이번에 새로 합류한 사람들을 보고는 거의 까무러치려 하더군요. 
그도 그럴것이 현재 미노에 있는 인원 만큼이나 새로 들어오니 안그렇겟습니까? 
더욱이 그들에 대한 예산 및 물품등 업무를 보다가 그저께 그만 탈진하여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

"허허 문제군요"

하냐냐가 혀를 차며 말했다.

"알겟습니다. 그러면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잇습니까?"

"현재는 일단 그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들만을 우선적으로 배분해 주고 잇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배치나 편성 그리고 역할등은 라무스가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나 
같이 협상할 수 잇을 듯 합니다.

라무스 뿐 아니라 같이왓던 다른 파견 인원들도 전부 탈진 직전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겠습니다.

일단 그들의 말에 의하면 아직까지 너무 체게가 잡혀잇지 않아 
일이 두 세배로 힘들고 더 늘어나 잇다고 합니다. 
조속히 체게를 정비할 필요성이 잇습니다. 이상입니다."

"알겟습니다. 그럼 이쪽의 일에대해서 말하도록 하지요. 
호르텝님 호르텝님이 설명해 주시겟습니까?"

아하루의 지적에 호르텝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단 이곳에서의 일들은 거의 마무리가 된 듯 합니다. 그런데..."

호르텝이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어제 논의했던 바와는 다른 문제가 조금 생겼습니다."

"뭡니까? 설마 또 인원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겠지요? 
후 그래 이번은 얼마나 됩니까?"

세므온의 음성이 들렸다.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장난기 잇는 미소를 지었다가 금방 지웠다.

"오늘 총 22개 용병단과 협상을 벌였는데 그중 5개의 용병단과 동맹을 맺게 되엇습니다."

"그래요? 의외로 적군요? 나머지는 어떻게 하기로 햇습니까?"

미텔이었다.

"나머지 17개 용병단은 저희와 합병하기로 결정봤습니다."

"네? 딸꾹"

"설마?"

"저런?"

수정구 안에서 경악에 가까운 목소리가 들려왓다.

"아니 어쩌다가"

"안돼! 나 안해 지금 인원만 해도 죽을 판인데.. 흐윽"

절망감에 휩싸인 츄바의 목소리가 거칠게 들려왔다. 
호르텝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허허 라무스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미텔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쩔 수 없엇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표도 상향됩니다. 
앞으로 전국 4강의 목표를 두고 용병단을 쑤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후우"

"허허"

수정구 안에서 탄식 소리가 들려왔다. 
호르텝이 탄식이 끝나자 마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레드 콘돌 용병단과 우호적인 조약이 체결되엇습니다."

"레드 콘돌?"

"아앗 설마 핏빛 도끼 사이먼?"

"맞습니다. 
그쪽에서 사람을 보내와서 우호 협상을 체결햇습니다."

"누구죠? 누가왓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왓다. 라나였다.

"붉은 수염단의 타니안입니다."

"흥 그 잘난척 밥맛이?"

"흠 그나마 희소식인가?"

세므온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나저나 앞으로의 재편이 문제입니다. 
가뜩이나 지금의 인원들도 제대로 편성이 끝나지 않았는데 
지금의 열배나 더 되는 인원들이 들이닥칠텐데 문제군요"

아하루의 말에 수정구 안의 인물들이 진저리를 치기 시작했다.

"으으, 난 빼주쇼. 
전에 라무스 방에 언뜻 들렸는데 그 쌓인 서류가 장난이 아니더군. 
갸우 두배로 늘어난 것도 그지경인데 지금의 열 몇배라니"

미텔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말했다.

"후~ 정말 쉽지 않은 일이겠군요. 
앞으로 산더미 같은 서류와 씨름을 해야 할텐데..."

미켈 역시 말하면서 앞으로 가중될 일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챔벌린 단주에게 인원을 더 부탁해 볼면 안될까요?"

하냐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것은 안됩니다."

아하루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도 허수아비 용병단은 챔벌린 상단과 너무 밀접한 관련을 맺고있습니다. 
물론 허수아비 용병단이 상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계획 아래 탄생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상단에 끌려다닐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점차 상단과 독립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가뜩이나 지금 같은 경우 용병단의 재정이나 기타 여러 가지 행정업무들이 
모두 챔벌린 상단에서 파견된 인물들이 도맡아서 하고 잇는 판국에
상단의 추가인원이 배치되면 나중에는 상단에 의해 일방적으로 끌려가게 될 것입니다."

아하루의 말에 다른 용병들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흠 그건 그렇군요.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용병들 중에 어디 머리쓸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렇다고 현재대로 그냥 놔둘 수도 없는 노릇일텐대요?"

미켈이 어렵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꼭 현재 잇는 인원으로 채워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행히 용병단 내에 인재가 잇으면 다행이지만 없다면 다른 곳에서 끌어다가라도 써야지요.

어찌되었건 더 이상 챔벌린 상단의 인물은 안됩니다. 
이 이상 챔벌린 상단의 인물을 받아들이면 허수아비 용병단의 독립성은 더욱 떨어지게 될것입니다."

아하루의 단호한 말에 용병들의 얼굴에는 곤혹스러운 빛이 어렸다. 

"어렵군요. 사실 이런일은 전혀 문외한이라... 
그렇다고 아는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전부 나같은 돌머리들일텐데..."

하냐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알고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만...."

호르텝이 뭔가를 고민하다가 고개를 들고는 입을 열었다.

"어떤 사람입니까?"

"저를 믿으십니까?"

호르텝이 빤히 아하루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믿지요. 믿습니다."

호르텝이 아하루의 눈을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은 닉스라고 합니다. 
나이는 저보다 연상이지요. 
하지만 아직 가정은 없습니다. 가난한 농노 출신입니다. 
어렸을 때 마을에 괴질이 돌아 부모는 다 죽고 혼자 살아남아 무작정 다른 사람을 따라 
도시로 흘러 들어왓다고 합니다."

"무척 고생이 많았겠군요"

소르엔이 애잔한 눈을 하며 말했다. 
호르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고아들이 대개 그렇듯이 닉스도 어렸을 적엔 도둑길드에 소속되었었습니다. 
하지만 닉스가 속한 도둑 길드장이 닉스의 재능을 알아보고는 
그를 마법사 양성학교로 집어넣었습니다.

하지만 마법에는 그다지 소질이 없는지 마법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자 
이번엔 일반 학교로 집어 넣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학교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내에서도 알아주는 학자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를 학교에 보내주었던 길드장이 살해됐습니다. 
뭐 도둑길드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었지요. 
닉스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전 길드장을 따르는 열 한명을 이끌고 길드장을 살해하고 
새로운 길드장이 된 후퍼와 그 무리에게 복수를 시작했습니다.

영주가 공작에게 보내는 예물을 중간에서 교묘히 가로챘습니다. 
그러니 영주가 발칵뒤짚혀서 당장 도둑길드를 잡아들였습니다.

결국 후퍼는 그 와중에 병사들에게 죽고 도둑길드는 와해되었죠. 
잡아들인 사람들을 통해 진범이 따로 잇는 것을 알게된 영주는 닉스를 찾기위해 혈안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암살 길드까지 동원했다고 합니다.

그후 아직 닉스는 잡히지 않앗지만 그에대한 수배령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그를 받아들였다가 나중에라도 그에 대한 정체가 드러나면 
어쩌면 공작가문과 원수를 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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