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아하루전

<75> 11화 탈출 (7)

오늘의 쉼터 2014. 6. 9. 20:36




<75> 11화 탈출 (7)



훼리나는 아하루들이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카리에와 레이첼이 르네와 마리안의 사이에서 곤하게 자고 있었다.

훼리나가 일행들의 잠을 깨우지 않으려 살며시 자신의 자리로 가서는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 누웠다.

"다녀왔니?"

뜬금없는 소리에 훼리나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훼리나의 옆에 누워있던 마리안이 재빨리 그런 훼리나를 제지했다.

"쉿! 조용히해"

훼리나는 르네와 마리안 둘다 자지 않고 있자 당황했는지 얼굴이 벌개졌다.

그런 훼리나를 보면서 르네가 웃음을 지으며 놀리듯 말했다.

"어머 훼리나? 그새 우리 몰래 주인님한테 꼬리친거야?"

르네의 말에 훼리나의 얼굴이 더욱 붉어 지면서 고개를 어디다 둘줄 몰라하며 안절 부절해 했다.

"꼬리는... 아니예요"

마리안이 풋하고 웃으며 안절부절 못하는 훼리나를 놀려댔다.

"훼리나, 그래 이번엔 주인님과 몇 번이나 했어? 이번엔 느꼈니? 
어라? 얼굴을 붉히는 것보니 느낀모양인데요? 언니?"

훼리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만 붉힌체 급기야 모포를 머리까지 덮어 썼다. 
마리아가 훼리나가 덮어 쓰고 있는 모포를 살짝 벗겨냈다.

훼리나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체 얼른 몸을 뒤집어 바닥에 엎드렸다.

"미..미안해요"

급기야 훼리나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자 르네가 짐짓 놀리던 얼굴을 풀었다.

"미안하다니 훼리나.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네가 해줘서 오히려 고맙지"

르네의 따뜻한 말에 훼리나가 어리둥절해 하면서 고개를 들었다. 
르네의 얼굴에서는 어느새 장난치는 얼굴이 사라지고 자애스런 얼굴로 돌아왔다.

훼리나가 그런 르네의 모습을 보고는 더욱 얼굴을 붉히며 르네의 눈을 피했다. 
그러자 옆에있던 마리안이 그런 훼리나를 뒤에서 붙잡고는 훼리나의 몸을 간지럽혔다.

"요 깍쟁이, 그래 주인님이랑 혼자만 재미 봤단 말이야?"

훼리나가 마리아의 장안에 스스로도 당황하여 어쩌지 못했을 때 르네가 
마리안의 장난에 제지를 걸어주었다.

르네가 살짝 손을 들어 훼리나의 젖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주며 말했다.

"훼리나? 하지만 언니한테 아무런 말도 안하고 독단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면 못써요"

르네의 따뜻한 말에 훼리나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해요"

그런 훼리나를 르네가 살며시 안았다.

"그래. 어쨌든 다행이구나"

르네의 말에 훼리나가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다행이라뇨?"

그러자 옆에 잇던 마리안이 입술을 뾰족 내밀며 말했다.

"피- 그건 절대 그럴거 같지 않던 훼리나 언니가 먼저 주인님을 찾아갔으니깐 하는 소리지"

마리안의 말에 훼리나의 얼굴이 다시금 붉어지기 시작했다.

"난 네가 억지로 주인님을 모시게 될까봐 걱정을 많이 했단다? 
하지만 이렇듯 네 스스로 주인님을 찾아 가다니 어느정도 과거의 기억에서 회복된 모양이구나"

르네가 훼리나를 장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웃었다.

훼리나가 그런 르네의 가슴에 다시 묻히듯 안기고는 살짝 눈물을 흘렸다.

"고마워요 언니, 그리고 걱정끼쳐 드려서 죄송해요"

그런 훼리나를 르네가 부드럽게 안으며 등을 두들겨 주었다.

한참을 르네에게 안겨있던 훼리나가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자 
르네가 다시 짖꿎은 얼굴이 되더니 훼리나의 귀에 대고 살짝 물었다.

"그래 어땠어? 좋았어?"

훼리나의 얼굴이 다시금 새빨갛게 물들어 갔다. 
그리고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들릴 듯 말듯하게 말했다.

"네"

"어머 정말이야? 어머나 부럽당. 그래 느낌이 어땠는데?"

마리안이 어느새 목덜미까지 새빨개진 훼리나에게 물어왔다. 
훼리나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음.. 그냥.. 말로는 표현할 수 없어 하여튼 그냥 붕 뜨는거 같았어"

마리안이 얼른 돌아 눕고는 부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아 부럽당 나는 언제나 주인님께서 만족을 주실까?"

"조만간 너에게도 그런 날이 올거야"

르네가 마리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저벅 저벅'

낮은 발걸음 소리가 테실리아 산맥의 광대한 숲 한자락에 자그마하게 울려퍼졌다. 
하지만 그 소리는 이내 시끄러운 밤의 소란속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맨 앞에 앞서가던 군나르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그 뒤를 따라가던 일행들이 차례로 자리에 멈추고는 역시 손을 들어 
자기 뒤에서 ?아오고 잇는 사람에게 신호를 보냈다.

일행의 걸음이 멈춰지자 아하루와 카미야가 살며시 군나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손짓으로 뭐냐고 물었다.

군나르가 아하루가 묻고자 하는 것이 뭔지 알고 잇는 듯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고는 다시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그리곤 다시 손바닥을 펴서는 땅을 두 번 쳐대고는 각기 셋방향을 가리켰다.

아하루가 잠시 군나르가 가리킨 방양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아하루의 눈에는 숲의 어둠만이 보일뿐 이제까지 지나쳐왓던 
숲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았다.

아하루가 다시금 군나르를 보고는 한손을 편 체로 다른 손을 그 손의 바닥에 갔다 대었다.

군나르가 다시 전방을 주시하다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더니 
각각의 방향을 가리키며 손가락 3개를 폈다가 다시금 네 개를 폈다.

아하루의 안색이 조금 침울해졌다. 
아하루가 잠시 생각하더니 구나루를 향해 다시금 손짓했다. 
이번에는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고는 다시 군나루를 가리키곤 그 손을 다시 머리에 갔다 댔다.

군나르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맨 오른쪽 편을 가리켰다.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과 군나르 그리고 카미야를 가리키고는 한손을 주먹쥐고 
다른 손으로는 그 주먹진 손을 감쌌다. 
그러자 카미야와 군나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군나르가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바닥에 납작 엎드린체 살금 살금 숲에 바짝 웅크린체 
살금 살금 걸어가기 시작했다.

군나르가 그렇게 걷기 시작하자 곧이어 아하루와 카미야도 군나르와 같은 자세를 취하고는 
살며시 군나르의 뒤를 따랐다.

살금 살금 걷던 군나르가 고개를 돌려 아하루와 카미야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고개를 전방으로 돌렸다.

조그만 잡목으로 이루어진 덤풀을 약간 밀어젖치자 그곳을 통해 희미한 불빛이 흘러나왔다.

군나르가 그 불빛이 흘러나오는 쪽을 향해 안력을 돋우었다.

희미하게 피어오른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세명의 사내가 잠을 자고 있었다. 
그들은 각기 갑주를 입고 칼을 자신의 가슴 앞에 두었다. 
언제든 일어나서 바로 싸울수 잇는 태세인것이다.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삼각형모양으로 진형을 이루고 자고 있는 사내들과는 달리 
그들의 바로 앞에서 희미하게 불씨만 남은 모닥불을 들썩이고 잇는 사내는 
졸음에 겨운지 연신 고개를 꾸벅이고 있었다.

어느새 그 사내의 칼은 졸다가 떨어뜨렸는지 바닥에 떨구어진 체였다.

모닥불 사이에 막대를 걸쳐놓고 그 위에 놓여진 깡통에서는 뭔지는 알 수 없는 
달콤한 냄새가 풍겨나오고 있었다. 

군나르가 잠시 냄새를 맡아보다가 다시 그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군나르가 뒤에서 자신과 같이 기사들을 보고 잇는 아하루와 카미야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왼편과 오른편으로 가라는 지시를 했다.

아하루와 카미야가 살금 살금 최대한 기척을 지우고 자리를 이동했다. 
그리고는 주위를 빙 돌아서 양 옆쪽에 그들의 모습이 보이자 
군나르가 등에 매고 잇던 화살을 풀러선 화살을 하나 매겼다. 
그리고는 눈 앞의 졸고 있는 기사를 향해 겨냥했다.

한참을 겨냥하던 군나르가 속으로 몇 번이고 숫자를 다시 새더니 
화살을 살며시 놓았다.

'생'

화살이 잠시 바람을 가르던 소리가 나더니 졸고 있던 기사의 목에 정확히 틀어박혔다. 
기사는 갑작스레 밀려오는 고통에 앉은 자세로 몇 번 버둥대다가 그 자세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군나르가 화살을 바닥에 놓고는 칼을 빼들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모닥불을 향해 달려 나갔다. 

어느새 아하루와 카미야도 잠들어 있는 기사들을 향해 달려 오고잇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참 달게 자고 잇던 기사들은 잠결에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군나르가 그런 그들중 한명의 뒤로 다가가 갓 일어나는 기사의 목을 부여잡고는 들고 있던 칼로 
그대로 목을 그어 버렸다. 
기사가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경악스런 눈을 한 채 군나르의 품안에서 
서서히 몸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기사의 목에서 퍼져 나간 피가 사그러져가는 모닥불에 튀었는지 모닥불에서 
"치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몽실거리며 피어 올랐다.

군나르가 자신의 품안에서 차갑게 식어가는 기사를 살짝 바닥에 내려 놓았다.

그리고 앞을 바라보앗다. 
두명의 기사가 놀란눈을 한 채 쓰러져 가는 자신의 동료를 멍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각기 자신의 목젖에 잇는 날카로운 칼을 의식한 듯 일어난 자세 그대로 굳어져 있었다.

"소속은?"

아하루가 칼을 기사의 목젖에 같다댄 체 나지막하게 기사의 귀에대고 말했다.

기사가 움찔했지만 자신의 목에 잇던 칼이 약간 비틀어지면서 뜨거운 것이 목위에 흐르자 
체념한 듯 순순히 입을 열었다.

"칼.."

기사가 말하려 하자 아하루가 다시금 칼에 힘을 주었다. 
아까보다 더욱 깊이 들어간 듯 기사의 목에서 흐르는 피가 더욱 많아졌다.

기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체 떨어대었다.

"조용히 말해라 네 말소리가 동료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말이야"

기사가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목에잇는 상처 때문인지 침을 넘기는데 상당한 고통이 따랐지만 
기사는 그런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칼.. 칼버린 기사단 2전대 기사 노메츠.."

노메츠가 들릴락 말락하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임무는?"

이미 한번 입을 열기 시작한 노메츠의 입은 아하루의 질문에 순순히 답하기 시작했다.

아하루가 여러번의 질문과 답변을 들은뒤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노멕츠의 목을 위협하던 
칼에 힘을 주었다.

노멕츠의 목이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피가 확하고 터져 나왔다. 

카미야가 위협하던 기사가 그런 노멕츠의 모습에 고함을 지르려 할때 카미야도 손을 썼는지 
그쪽 기사의 목에서도 피가 뿜어져 나오더니 서서히 땅에 쓰러졌다.

아하루가 쓰러진 기사의 팔에 있는 천에 자신의 칼에 묻은 피를 닦아 내고는 
군나르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손을 두 번 폈다 접었다.

군나르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행이 머물고 잇는 곳을 향해 다시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하루가 쓰러진 병사들을 잠시 보더니 병사들의 옷을 벗기고 귿르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아하루의 하는 양을 보던 카미야가 아하루의 행동을 쫓아 자신 앞에 누워있는 
기사의 옷을 벗겨낸 후 기사의 소지품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아하루와 카미야가 죽은 기사들의 시체에서 소지품과 옷을 다 챙겼을 때 
숲이 잠시 흔들리더니 구나르와 함께 노만과 르네등이 들어왓다. 

르네는 시체가 잇는 것을 보고는 얼른 자신의 품에 잇는 레이첼의 눈을 가리려 했지만 
이미 레이첼은 기사들의 시체를 보고 말았는지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레이첼의 시선을 가리려다 그러한 레이첼의 상태를 깨닳은 르네가 쓴 웃음을 짓고는 
가리려던 손을 거두었다.

르네가 레이첼의 굳어진 모습에서 시선을 떼어 카리에를 바라보았다. 
카리에 역시 처음보는 죽은 시체를 목격하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모습이었지만 
어느정도 돌아가는 상황을 알고 있어서인지 생각보다는 그리 충격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카리에가 레이첼에게 다가 오더니 레이첼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레이첼이 카리에의 손이 닿자 흠칫 놀라며 부르르 떨다가 그 손이 카리에의 손임을 깨닳고는 
그대로 카리에의 몸에 기대어서는 소리없는 눈물을 흘렸다.

카리에가 두려움에 떨며 울고 잇는 레이첼의 어깨를 힘잇게 안았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는 르네의 눈은 아타까움이 가득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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