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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 1부 8장

오늘의 쉼터 2013. 6. 21. 22:59

여인의 향기 - 1부 8장

 

 

 

 하복부에 발기한 페니스는 은영을 소유하고 싶어 통증을 느낄 정도이다.

 

입술 사이에는 타액으로 적셔진 그녀의 젖꼭지가 자지러질듯이 돌기를 일으킨다.

 

촉촉하게 젖은 은영의 보지를 쓰다듬는다.

 

클리토리스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마찰을 했다.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 오른다.

“지, 지환씨! 아, 하........”

 

“음.......은영씨!”

그녀의 젖꼭지를 입술로 잘근거리고 어느 틈에 나의 손가락은

 

그녀의 보지 속으로 침범하고 있었다.

 

뜨거운 열기를 품어내는 보지속의 살갗에서 느끼는 감촉은 나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그녀도 참지 못하겠는지 내 머리를 움켜쥐며 허리를 들어 올린다.

 

 

“아! 어떡해.......하 으.......”

 

“갖고 싶어........”

 

 

그러나 잠시뿐 은영이 나를 왈칵 밀어내고 일어나 앉는다.

 

거칠어진 숨을 토하며 돌아앉아서 옷매무새를 고치는 그녀를 바라본다.

 

왜 그런지 그녀를 다시 벤치에 눕힐 용기가 나지 않는다.

 

다행인가 잠시 있으려니 오솔길을 걸어 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의 모습이 사라지는 동안 뜨거웠던 열기가 식는다.

 

시선이 마주친 그녀가 눈을 흘긴다.

 

 

“못 됐어요......!”

 

“나 은영씨 모든 걸 알고 싶어 미치겠어. 시간 내줄 수 없나?”

“언젠 가는요........! 나도 모르겠어요.”

“무작정 기다리라고, 그동안 나는 가슴앓이로 죽을 거야.”

“저를 모두 알면 감당 못하게 가슴 아플 덴데요!?”

“그래도 좋아! 내 심정 모를거야! 아무리 가슴아파도 사랑하고 싶은 심정.”

“지금 기분.......!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요. 다만,.......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요.”

그녀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스르르 가슴속으로 기댄다.

 

바람이다. 한 가닥 바람이 불어와 나머지 열기를 식힌다.

 

어디선가 날아온 새한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푸드덕 거린다.

 

그녀를 껴안고 가벼운 입맞춤을 한다.

 

짙은 속눈썹의 눈동자를 크게 뜨고 올려다 본 그녀가 종알거린다.

“나도 모르겠네요......... 지환씨하고 있으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겠어서........”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요.”

은영과 얼마동안을 그렇게 앉아 있었는지 모른다.

 

서로를 갈구하지만, 더 지체할 수 없는 기회가 우리 사이의 벽을 허물어트릴 것이다.

 

그녀는 분명 속에서 불타오르는 성욕을 자제하고 있었다.

 

그녀가 흥분으로 흘린 맑은 물은 쾌감뿐만 아니라,

 

고통의 눈물일 것이다.

그녀는 감수성뿐만 아니라, 성감도 예민하다.

 

그녀에게 본능을 참고 산다는 것이 정말 고통일지도 모른다.

 

더욱이나 그녀의 남편은 성적인 불능으로 그녀를 애무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모양이니 안타깝다.

 

인간에게 성욕이란 감출 수 없는 본능이고 아름다움이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중에 성욕에 지배당하는 부분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녀와 두 번의 신체적인 접촉이 있은 후, 우리는 마음으로는 더욱 가까워졌다.

 

자주 만나서 식사를 같이하고 담소를 즐기며 애정을 쌓아간다.

 

그녀도 내게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예약할 수 없지만 서로를 모두 알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그녀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으로 이글거리지만, 진한 스킨십 정도로 만족해야했다.

그녀가 의상실을 운영하지만, 직장인처럼 아침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퇴근한다.

 

전화번호를 주고 받은 은영과 나는가끔 점심식사를 같이하기도 하고,

 

약속된 것은 아니지만 퇴근길에 만나는 시간이 즐겁다.

 

반복적인 생활 속의 만남이지만 그녀도 기다리는 것 같다.

 

그녀와의 대화와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녀의 남편은 낮 시간에만

 

바같 활동을 하는 전제로 그녀에게 의상실을 내주었다고 하였다.

그녀의 남편이름은 구준석, 꽤 명성이 있는 건설회사 사장이다.

 

구준석의 전처는 암으로 사망했다는 것 외에 주위 사람들도 자세히

 

가족상황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었다.

 

짐작으로만 구준석이 지병이 있고, 오랜시간 혼자 지내다가

 

젊은 아내인 은영을 의지하고 살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시계추 같은 무의미한 일상을 보내다가 은영을 알고부터 활력소가 되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으로 그녀도 나에게 깊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계절은 태양이 이글거리는 더위 속으로 치닫고 있다.

 

사람들은 무더위를 피해 도시를 탈출하기도 하고 집을 뛰쳐나와 시원한 그늘 속에서 땀을 식힌다.

 

오늘따라 유난히 더워서 일찍 퇴근을 하였다.

 

나는 간간히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골목 사거리 느티나무 밑으로 간다.

느티나무 밑에는 넓은 평상이 있었다.

 

작은 마트의 할머니가 만들어 놓은 평상으로 여름철이면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얼굴을 익힌다.

 

그곳에서는 동네 공원이 인접한 곳으로 잘 모르던 사람들도 인사를 나누고,

 

동네에서 일어나는 잡다한 소문들에 귀를 기울인다.

누구네 집의 노인이 별안간 아프다거나, 가구를 들여 놓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든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여유를 즐긴다.

 

때로는 은밀한 귓속말로 부부간의 잠자리도 자세하게 털어 놓는다.

 

물론 여자들끼리의 이야기지만 귀를 기울이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골목안 사람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어두워지면 더위를 피해 하나둘씩 모여드는데,

 

오늘은 별로 사람들 모습이 보이지 않고 앞집 할머니와 아내가 앉아 있었다.

 

모여 앉아서 하는 대화는 여전히 단순하다.

 

텔레비전 드라마 내용에 대한 소견, 언론에 떠도는 루머 등,

 

별로 중요치 않은 대화도 있지만, 가끔은 눈치를 보며 이웃에 대한 비평과 험담도 한다.

아내 옆에 비스듬히 앉았다가 콧속으로 스며드는 모기향이 싫어서 평상 밑으로 내려놓았다.

 

아내의 듬직한 등과 살집이 삐져나올 정도의 허리를 보니

 

대조적인 은영의 나긋한 허리가 떠오른다.

 

아내가 움직일 때마다 살집 떨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요사이 며칠 은영을 보지 못했다.

 

물론 전화로 안부를 묻기도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자나 깨나 그녀 생각으로 가득하다.

 

아내의 등 뒤에 비스듬히 누워 별들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다가 눈을 감는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환상! 은영의 아담한 자태.

 

건드리면 바로 반응이 올 것 같은 은영의 가녀린 허리와 솜처럼 부드러운

 

은영의 피부가 짜릿하게 느껴진다.

 

간혹 눈을 떠서 마을 입구를 바라본다.

 

혹시나 퇴근하는 은영을 볼 수 있지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장씨네 개를 잃어 버렸다믄서?”

 

“네! 그래서 동네에 개를 찾는 글을 부쳤더라고요.”

“누가 훔쳐 갔능가?”

“전에도 나갔었다고 하니 그 개가 습관적인가 봐요.”

“개나 사람이나 집을 나가면 쓰남?”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와 아내의 말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린다.

 

시원한 바람에 저절로 눈이 감기는 것 같다.

 

어두운 하늘에는 별과 은하수가 초롱초롱하게 떠있었다.

 

그런데 무심코 골목 어귀를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공연히 아내의 눈치를 살피는 내 가슴의 맥박이 빨라진다.

요즘 나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나의 여신 그녀다!

 

과거의 삶을 뒤돌아 보아도 가슴 떨리게 하는 여자는 은영! 그녀뿐이다.

 

골목 어귀의 가로등 밑으로 분홍색 블라우스에 체크무늬 플레어스커트를 살랑거리며

 

은영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손가방과 니트웨어를 들고 그녀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점점 다가왔다.

 

그리고 다소곳이 할머니와 아내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제 오는 거유? 젊은 댁은 언제 봐도 고와 보유.”

“늦었네요!”

여기 나와들 계셨네요!

 

날씨가 더웁지요!?

은영과 할머니, 그리고 아내가 서로 인사를 했다.

 

그녀가 동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어느새 생각과는 달리 그녀는 동네 사람들과 친숙해져 있었고 아내와도 허물없이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자들 사이는 알고도 모를 일이다. 항상 조용하고 말씨가 없어 보이는 그녀가

 

주위 사람들과 친근감있게 인사하는 모습은 나를 다시 놀라게 한다.

아내와 할머니 눈치를 살피며 그녀와 눈인사를 하는 나는 반갑기도 하고 쑥스러웠다.

 

그녀는 눈웃음을 치며 플레어스커트를 추스르고 아내와 할머니 옆에 나란히 평상에 앉았다.

 

나란히 앉은 세여인의 뒷모습을 본다.

 

할머니와 아내, 그리고 은영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쑥스러움에 나란히 앉은 그녀들 등 뒤에 다시 비스듬히 누었다.

그녀가 가세한 여인들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누구네 집 장맛이 어떻고 텔레비전의 드라마에 나오는 탤런트가 누구와 좋아 지낸다는

 

루머 등의 이야기들이였다.

 

은영은 짧은 말로 대답을 하며 듣고만 있었다.

 

곁눈으로 보니 조아리고 앉은 그녀는 이따금 눈웃음을 지어 대답한다.

 

소리 없는 웃음을 흘릴 때마다 흔들리는 은영의 어깨의 흔들림,

 

이따금 비틀리는 허리의 윤곽, 은영의 동작 하나하나가 나의 감성을 흔든다.

아내와 할머니가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스킨십을 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녀들의 시선을 뒤로하고 누워있던 나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은영의 블라우스 자락 속으로

 

슬금슬금 손을 넣었다.

 

잘록한 그녀의 허리의 맨살이 손끝에 닿았다.

 

그녀가 흠칫 놀라는 것 같았으나 거부하지 않았다.

도리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블라우스 속으로 들어간 팔을

 

조심스럽게 니트웨어로 가려주었다.

 

대담해진 내 손끝이 조심스럽게 브래지어 속으로 들어갔다.

 

손가락 사이에 감탄스러워하는 그녀의 젖꼭지가 잡히자,

 

내 가슴은 두 방방이질 하였다.

 

순간 아내가 기지개를 켜며 뒤돌아 본다.

 

'아차 !' 급히 숨을 들이킨다.

..........!

 

..........!?

허리를 파르르 떨던 은영이 힐끔 뒤돌아보고 곱게 눈을 흘긴다.

 

다행히 아내가 은영을 더듬는 것을 눈치챈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내 손길은 짓궂게 다시 은영의 젖가슴을 더듬는다.

 

아내와 할머니가 있는 곳에서 그녀의 젖꼭지를 애무하는 스릴 속에

 

강한 엑스터시를 느낄 것만 같았다.

 

아내와 할머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발적인 행동에 은영도 당황했으리라 짐작한다.

하지만 은영도 예기치 않은 내 손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스릴과 아늑함 속에 두 눈을 감고 그녀의 젖꼭지를 주무르며 쾌감 속에 젖어 들었다.

 

젖꼭지를 구슬같이 돌돌 말리우고 굴리는 어느 순간 그녀의 허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아내를 의식하여 눈치를 살피더니 팔짱을 끼고 젖가슴을 쥔 내 손목을 잡았다.

 

아내가 자꾸 뒤돌아 볼 것만 같다.

하지만, 내 손길은 더욱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젖가슴에서 손을 빼내 플레어스커트를 들추고 들어갔다.

 

블라우스 속보다는 폭 넓은 플레어스커트 속의 그녀를 만지는 것이 더 남의 이목을

 

피하기가 더 쉬웠다.

 

스커트 속으로 들어간 내 손끝이 팬티 끈을 밀고 들어가자

 

그녀가 다시 내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아내가 다시 뒤돌아 본다.

음...........!

 

...........!?

 

 

잠든 것처럼 눈을 감는다. 실눈을 뜨고 바라보니

 

아내는 허리를 비틀어 흔들고는 다시 앞으로 시선을 옮긴다.

 

은영이 당황한 눈빛으로 힐끗 돌아보았다.

 

그녀를 만지고 싶은 갈망의 눈빛과 당황스러워하는 눈동자의 그녀와 시선이 마주쳤다.

 

애원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는 눈 꼬리를 바르르 떨면서 내 손을 늦추어 주었다.

 

침을 꿀꺽 삼키고 그녀의 둔덕을 이루고 있는 음모를 쓰다듬었다.

조금씩 밑으로 내려간 손끝이 여인의 늪 입구에 여린 살갗으로 이루어진 꽃잎을 더듬었다.

 

그것은 열정의 응어리였다.

 

내가 클리토리스의 돌기를 매만지고 굴려 자극을 주니

 

그녀의 허리가 쾌감을 참지 못하고 꿈틀거렸다.

 

정숙하게만 보이는 그녀의 이면에는 불같은 정열과 예민한 감성이 숨어 있다.

 

여자가 조금의 창녀 성향이 없으면, 대체로 그 여자는 마른 토막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여인일수록 정열적인 성감을 자아낸다.

 

그녀들의 대화를 할 때마다 표정과 몸짓으로 응답하는 은영의 흔들리는 몸의 촉감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왔다.

 

흥분의 회오리 속에 묻혀 그녀들의 대화가 꿈속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동네 노인 바자회에 관한 얘기들을 하는 모양이었다.

“젊은 댁도 바자회에 올란가?”

“저는 친정어머니 생일이라 내일 고향에 가야 돼요. 참석 못 할 것 같아요.”

“되도록이믄 모두 모였으면 좋은디......!?”

“모처럼 같이 모였으면 좋은데.”

할머니와 아내가 동시에 은영이 참석 못하는 것을 섭섭해 한다.

 

친정에 간다는 그녀의 말은 나에게 낙심을 불러일으킨다.

 

다른 사람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며칠간 그녀를 볼 수 없겠다는 것을 생각하니

 

서운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젖가슴을 보듬던 손을 주춤하다가 그녀의 스커트 속으로 들어가 토실토실하고 탄력 있는

 

둔부를 쓰다듬고 있었다.

은영의 허리가 비틀린다.

 

그녀의 동작은 충동으로 다가와 쾌감의 불꽃을 피우게 한다.

 

나의 페니스는 그녀의 엉덩이 사이에 밀어 넣고 싶어서 쇳덩이 같이 솟아올라 있었다.

 

아! 조금만 더 그녀가 가까이 왔으면 좋겠다.

 

할머니와 아내가 자리를 떠나고 그녀와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는 없을 가.

 

그 순간 아내가 몸을 일으켰다.

“이제 가서 자야겠어요.”

“그려, 늦었으니 자야지.”

앞집 할머니도 부스스 일어나고 그녀가 황급히 내손을 빼내면서 평상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현기증을 느끼듯 휘청하는 것 같이 보인다.

 

정말, 아쉽다! 멋쩍은 표정을 하고 일어났다.

 

그녀가 스커트자락을 여미면서 눈치를 살피더니 하얗게 눈을 흘긴다.

 

평상에서 일어난 그녀가 골목을 벗어난다.

 

그녀가 사라질 때까지 어둠 속을 바라보며 아쉬움에 젖는다.

씁쓸한 기분으로 아쉬움과 함께 느티나무 밑을 떠난다.

 

아내의 뒤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집안으로 들어온 아내가 옷장 문을 열고 뒤적이다가 나를 쳐다본다.

 

웬일인지 아내가 나의 눈치를 살핀다.

 

왜 그러지? 은영과 은밀한 스킨십도 있고 해서 가슴이 뜨끔하였다.

 

고개를 갸웃 등거린 아내가 조심스런 표정으로 묻는다.

“혹시 당신이 그랬어요?”

“뭔 소리야?”

“자꾸 지갑에서 돈이 없어져서요.”

“미쳤어? 말 같은 소리를 해.”

두려워했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도리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갑의 돈이 없어진다는 말이 공연한 거짓말 같았다.

 

창문을 통해 은영의 집 방향을 바라본다.

 

하지만 어두운 밤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도사리고 앉은 지붕들뿐이다.

 

혹시 핑크빛 커튼이 쳐진 창문가에서 그녀도 나를 생각하고 있을 가!

 

아내의 시선이 두려워질수록 은영에 대한 집념의 열정은 더 깊어간다.

그녀가 친정에 다녀온다는 말은 이미 들었지만, 쓸쓸함 속에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그런데 일요일을 맞아 집에서 쉬고 있는데 예기치 않은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아내의 지갑에서 돈이 사라지는 원인을 알게 된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욕망을 자극하는 일이기도 하였다.

아내는 친구 잔치 집에 다녀온다면서 차를 몰고 나갔고 혼자서 점심식사를 하려니

 

입맛이 나지 않았다.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 생각으로 운동복 차림으로 슈퍼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들어오면서 고개를 갸우뚱 하였다.

 

분명히 대문을 닫고 나갔었는데 열려 있는 것이었다.

 

아내가 돌아온 것인가?

아내가 벌써 돌아올 리도 없고 해서 두려운 생각으로 살그머니 거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침실 안에서 인기척이 나서 들여다보니 짧은 미니스커트가 걷어 올려지고

 

손바닥만한 팬티에 감싸인 오동통한 엉덩이가 보였다.

 

이층집의 수진이가 엎드려서 침실의 옷장 문을 열고 뒤지고 있는 것이었다.

 

문득 지갑에서 돈이 없어진다는 아내의 말이 떠 올렸다.

“너, 뭐하니?”

 

“.......!?”

갑작스런 큰소리에 놀라 수진이가 하얗게 질려서 돌아섰다.

 

그녀는 손에 아내의 핸드백을 들고 어쩔 줄 몰라 쩔쩔 매었다.

 

아내가 말하던 범인이 그녀라는 것을 알고 나니 기가 막혔다.

 

청순하게 보였던 그녀가 아내의 핸드백에서 돈을 가져가리라고는 생각도 못한 일이다.

 

물론, 저돌적인 스킨십을 해오고 내 손길을 받아드리는 순간,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조금 상실했지만.

 

얼굴이 하얗게 질렸던 그녀는 어떻게든지 순간을 모면하려고

 

눈동자를 굴리며 어설픈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뭐하는 짓이냐?”

“죄송해요. 아저씨. 한번만 봐 주세요.”

“어떻게 그럴 수 있니? 너, 안되겠구나?”

“다시는 안 그럴게요. 엄마한테 이르지 마세요.”

“너, 한 두 번이 아니었지?”

“제발 용서해주세요. 차라리 때리면 맞을게요.”

“내가 왜 널 때려? 네 엄마가 있는데.”

순간적으로 정말 수진의 행동이 괘씸하였다.

 

다그치는 말에 그녀는 당황하여 매달리며 애원하였다.

 

그녀가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무의식적으로 매달리는 그녀의 가슴을 밀쳤다.

 

순간 야릇한 충동에 사로잡혔다.

 

수진이 돌발적으로 다가와 스킨십을 하여 나를 충동하던 순간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손바닥에 보드랍고 탄력 있는 촉감을 느낀다.

 

수진은 블라우스 속에 브래지어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내가 냉정하게 화를 내서 그런지 그녀의 안색이 파랗게 질린다.

 

그러나 잠시 수진과 나의 시선이 마주쳤다.

 

젖가슴이 내 손바닥에 닿아있어서 그런가.

 

그녀의 표정이 돌변한다.

 

내 가슴을 파고들며 적극적으로 매달린다.

“오빠 사실은 오디션을 보려고 해요. 학원에도 나가고.”

 

“오디션.......!?

갑작스런 황당한 호칭과 변명에 어이가 없었다.

 

얼마 전에 일방적으로 나를 오빠라고 부르고 싶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말 당돌하다고 느낀다.

 

금방이라도 야단을 칠 것 같았는데,

 

그런데, 기가 막힌다는 내 표정을 수진이 오해를 한 모양이다.

 

아마도 그녀의 말을 수긍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저 사실은 연예계로 나가려고 해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춰요.

 

제트라인에서 그룹오디션이 있는데 요즘 죽어라하고 연습했어요.

 

그런데 여러 가지로 돈이 필요해요.”

“그러면 엄마한테 말하고 정당하게 해야지.”

“엄마는 차라리 나가서 죽으라면서 무조건 반대해요.

 

그래서 여기저기 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어요.

 

엄마 몰래 알바도 하고, 친구들한테 돈도 빌리고,

 

돈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써 봤는데, 그게 잘.........흑흑~!”

 

“.........!?”

황당하기도 하고 수진의 말이 진심인 것도 같아서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수진이 그래서 얼마 전에 나이든 남자를 만나려 한다는 것도 돈 때문이었던가.

 

갑작스런 일이라서 수진을 이해할 수도 없으나,

 

아내의 지갑을 뒤지는 행동을 수수방관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멍하니 바라보는데 눈물을 흘린 수진이 나의 목덜미에 팔을 두르고 매달리며 흐느껴 운다.

“오빠가 도와 줄 수 없어요?”

“수진이 넌, 어린나이에........ 그래서, 여자의 체면도 바리고 무슨 방법이던 돈을 벌려고 했니?

 

그래서 나에게 가까이 다가서려고 했고?”

“아녜요! 전 진짜로 오빠가 좋았어요.

 

나는 혼자잖아요. 흐 흑......!오빠도 언니도 동생도 없고,

 

엄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하나밖에 없는 나를 믿어 주지도 않을뿐더러

 

버린 자식 취급하잖아요.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필요 했어요. 으.......흑~! 흐.......흑”

수진은 이제 소리 내어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용서를 한다고 할 수도 없고 그녀의 말을 무시하기도 어정쩡하였다.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수진에게 애잔한 생각이 든다.

 

남자의 마음은 청순한 아름다움에 매혹되는 법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자는 머리 모양을 흐트러뜨리지 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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