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한흑구 선생

오늘의 쉼터 2011. 6. 22. 15:13

    한흑구 선생 한흑구 선생의 본명은 韓世光한세광, 1909년 평양 출생으로 1979년 포항에서 세상을 떠나셨으니 탄신 1백 주년을 넘긴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필가다. 黑鷗흑구는 그의 호로 그가 1929년 미국으로 유학을 갈 때,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데 선미에 검은 갈매기가 하와이까지 따라와 그 갈매기의 외로움과 자신을 따라오는 끈질긴 마음을 가상히 여겨 스스로 검은 갈매기, 흑구라고 호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평양에서 숭인상업 학교를 졸업하고 보성전문학교를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 노스파크 대학에서 영문학을, 템플대학에서 신문학을 전공하고 이어 수필을 쓰기 시작하였다. 수필 <젊은 시절>이나 시 <북미대륙 방랑시편>을「東光동광」에 발표하고 홍콩에서 발간하던「大韓民報대한민보」에 시와 평론을 발표하였다. 또한 종합지「大平壤대평양」과 문예지「白光백광」을 창간 주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국에 유학할 때 특히 흑인들이 쓴 시에 관심을 보여 이들의 시를 번역하여 소개한 것은 그들의 인종차별의 피해자로 숱한 고생을 겪는 것을 인간주의적 관점에서 문학으로 승화시켰다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유학할 때부터 필라델피아의 신문에 동양에 관한 시사평론을 쓰고 영시를 써서 발표한 것도 유명하지만 그때마다 우리나라의 일본 식민통치의 아픈상처를 그려낸 것도 대단한 업적이었다. 1939년, 흥사단 사건에 연루되어 일제의 경찰에 의하여 검거된 것을 계기로 일체 글을 쓰지 않았다. 광복 후 월남하여 수필창작에 주력하셨으나 1948년 서울에서 포항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더욱 전념하게 되었다. 월남한 후, 서울에서 1948년까지 미군정청에서 일하면서 정치에 실망하고 포항으로 정착하기로 결심한 것은 그가 개결한 인격자로 좌ㆍ우 대립과 모략ㆍ중상ㆍ협잡이 판치는 당시 정치계에 무한한 환멸을 느낀 결과란 평판이지만 한흑구 선생의 깨끗한 인품과 탁류처럼 도도히 흐르는 부정한 일을 감당키 어려웠던 성품 때문이란 중론이고 보면 양식 있는 문학자요, 인격자였음이 드러난다. 포항에서 써낸 <최근의 미국문단, 1948>, <이미지스트의 시운동>, <흑인 문학의 지위, 1948>, <월터 휫트먼론, 1950>등을「東光동광」,「開闢개벽」에 발표하고「현대미국 시선」을 선문사에서 번역 출간하여 미국 문학소개에 크게 공헌하였다. 1955년에는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전국 학생들이 읽어 감명을 받았던 수필「보리」를 집필하여 한국 수필문학이 창작문학으로서의 본령으로 자리 잡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무렵 집필한 수필이 <하늘>, <바다>, <사랑>을 위시하여 <눈>, <노년>, <갈매기>, <겨울 바다>, <석류>, <들밖에 벼 향기 드높을 때>, <흙>등 1백 여 편의 맑고 아름다운 수필을 써낸 것이 수필계의 주목을 받았다. 수필집『동해산문』과『인생산문』이 일지사에서 나왔고 1974년, 포항수산대학 교수직에서 정년하고 부터 창작에 더욱 열중하였다고 한다. 이 때, 포항에 거주하는 후배들과 자주 어울려 죽도시장 물회집에서 소주를 기울이면서 문학론을 간간히 펼쳤고 작품에 관해서도 말씀이 있으셨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국현대수필의 제 1세대를 김진섭, 이양하, 피천득으로 설정한다면 한흑구 선생은 제2세대의 선두 주자로 자연에서 소재를 구하고 서정적인 문장과 산문시적 구성으로 아름다운 진실을 추구한 대표적인 수필가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일제 식민통치 시기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시인과 작가들이 경쟁적으로 친일행각에 나섰는데도 의연히 발을 담구지 않은 몇 안되는 인간주의적 수필가, 진정한 창작 수필가, 민족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수필가로 생을 마감한 고결한 인격자라는데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깨끗한 처세와 고결한 자세, 서정적 묘사와 산문적 구성으로 아름다운 수필문장을 써낸 한흑구 선생의 이름으로 포항에서 제3회 한흑구 문학상을 재정 시상하는 것은 자못 큰 의의가 있다. <문학박사 성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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