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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의 '神曲'(La Divina Commedia)

오늘의 쉼터 2011. 5. 23. 18:51

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의 '神曲'(La Divina Commedia)

 

 

지상 낙원

여기에서는 살아 있는 단테도 그림자가 없어졌고 맑고 부드러운 신비로운 기운은
시달림 받은 그의 영혼과 육체를 부드럽게 위로해 주었다.
행복을 암시하는 별들을 쳐다보며 돌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동안 환상적인 기분이 되었다.
단테는 꿈 속에서 이제는 천사가 된 영원한 연인 베아트리체도 보았다.
이 곳은 천지 창조 때 아담과 이브가 있었던 에덴의 동산이었다.
세 시인은 떠오르는 아침 해의 영광을 받으면서 이 낙원으로 들어갔다.
알 수 없는 향기와 기운으로 가득 찬 수풀 속을 꿈 같은 기분으로 걸어가니
고통과 걱정 있는 자들이 마시면 모든 고난을 잊어버린다는 '레테(망각)의 강'이 흐르고 있었다.

건넌편 강가에는 백화가 만발해 있는 곳에 아름다운 사람이
시편 32편의 "그 죄가 가리워진 자는 복이 있도다"를 부르며
강변을 따라 올라가며 꽃을 꺾고 있었다.
이 때 돌연 먼 숲 속에서 엄숙한 교회의 행렬이 나타났다.
신비롭고 장엄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햇빛이 무색할 정도로 빛나는 황금 촛대 7개는 신의 일곱 영혼

(혹은 교회의 7가지 비밀)을 상징하고
무지개의 아름다운 광채와 같은 일곱 개의 기는 신의 일곱 가지 전능인
지혜 총명 모략 굳센 기상 지식 경건 외경을 상징하여 행렬의 선두에 세웠다.
그 뒤에 따르는 34인의 장로는 구약 전서(혹은 '유다'의 족장 및 예언자)를 상징하면서
두 줄로 나란히 섰는데 머리에는 흰 백합 화관(신앙의 상)을 쓰고
흰 옷을 입고 혼례식에 걸어가는 신부보다 느리고 공손하게 걸으며
베아트리체를 축복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또한 한 대의 쌍륜(두 바퀴는 신구약을 상징함)의 전송차는 교회를 상징하는 것으로
흰 옷을 입고 늙은 장로의 뒤에 푸른 관을 쓰고 눈이 달린 여섯 개의 날개를 가진
네 마리의 영수는 제전의 꽃창대에 둘러싸인 채 앞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머리는 독수리이고 몸이 홍백색인 사자인 구리호네는
그리스도의 신성함과 인간성을 상징한 것으로서 거대한 날개를 하늘에 펴고
네 개의 빛나는 금색발로 화원을 거닐며 전송차를 목으로 끌고 있었다.
구리호네의 뒤를 따라 오른편에는 사랑, 소망, 믿음의 3덕을 상징하는
백색 녹색 붉은색의 옷을 입은 여신이 따르고
왼편 바퀴에는 자주빛 옷을 입고 정의, 주밀, 강직, 절제의
4덕을 상징하는 네 명의 여신이 뒤따랐다.
과거, 현재, 미래를 투시하는 세 개의 눈을 가진 천사의 지휘에 따라
이들이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 뒤에는 이 행렬을 돌봐 주는 얼굴이 비슷한 두 노인과 천한 네 사람의 노인이 따르고
맨 끝에 한 노인이 졸면서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이 노인들은 신약 전서의 7서를 상징한 것으로 머리에 진홍색의 장미꽃 관을 쓴

두 사람의 노인은'사도행전'과 '로마'서를 의미하고 그 뒤의 4인은 '베드로'서, '야고보'서,
'요한'서, '유다'서이고 끝에서 졸고 있는 노인은 '요한 묵시록'이었다.

세 시인들이 넋을 잃고 이 신비로운 행렬을 바라보고 있는데
하늘에서 갑자기 벼락을 치더니 수많은 천사가 나타나 성가를 부르며 백합꽃을 뿌렸다.
그러자 신비로운 향기가 주위에 퍼져 순식간에 오색 찬란한 구름이 되었다.
그 속에서 천사가 된 베아트리체의 존귀한 자태가 나타났다.
단테는 아홉 살 때부터 한 살 아래인 그녀에게 순결한 사랑을 느꼈고
그때부터 그녀는 단테의 사랑과 이상이 되었다.
그런데 10년 전 어느 날 세상을 떠나
이제는 신에게 봉사하는 천사가 되어 단테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아직도 예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베아트리체는 단테를 구원하려는 자기의 소망을 위하여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지옥의 고통과 쓸쓸한 연옥을 순례하고
이 지상 낙원까지 도달한 단테를 환영하기 위하여 천국으로부터 내려온 것이다.
그러나 단테는 신의 계시의 상징이 된 존귀한 그녀에게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단테는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다가 그녀의 시선과 마주쳤다.
단테가 당황하여 그의 스승인 베르길리우스를 찾았으나 벌써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미 자기의 무덤으로 돌아간 것이다.
베르길리우스는 지혜와 철학의 상징으로 사람은 철학의 힘으로 연옥에서

죄를 닦을 수는 있으나 그 이상의 행복에는 도달할 수가 없으므로 천당으로

인도해 주는 것은 오직 사랑과 종교하는 것이다.
베아트리체는 사랑과 종교 즉 구원의 애인이었다.
푸른 숲을 지나갈 때 사람들이 '아담'하며 중얼거렸다.
그 말은 그 곳에 서 있는 선악을 아는 '지혜의 나무' 즉
법제와 복종의 상징인 천국의 권위를 상징하는 나무를 말하는 것이었다.
 
구리호네가 전송차를 이 나무의 줄기에  매니
고목이었던 그 나무에 푸른 잎이 돋고 꽃이 피어 아름다운 향기를 풍겼다.
이것은 정치와 종교의 합치를 표시하는 깊은 의미의 계시이다.
이 때 천상의 음악이 더욱 심오해져서 여러 악기로부터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음률이 시인의 마음을 황홀케 하였다.
벌써 구리호네와 그 행렬은 가버리고 바람에 꺼지지 않는 등불을 손에 들고 있는
일곱 명의 여신과 함께 로마 제국을 상징하는 그 큰 나무 밑에
베아트리체가 앉자 돌연 큰 독수리가 전송차 안으로 들어와
그 날개를 남겨 두고 날아가니 굶주린 여우 한 마리가 차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또한 날개 달린 용이 바위 틈에서 기어 나와 차의 일부를 탈취해 가니
전송차 안에서 무서운 혼란이 일어났다.
 
한 더러운 요부가 옥좌를 침범하자
뿔이 한 개 혹은 두 개 달린 괴물의 일곱 개의 머리가 기어 나왔다.
이 때 거인이 나타나서 그 차를 해방하고 요부를 안고 처음에는

그를 애무하는 것 같았으나 나중에는 질투를 하는 듯 그를 매질하고
또한 구타하는 소리가 심해지더니 그만 그를 태운 채 산림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이 독수리는 로마 황제 콘스타티누스의 박해를
날개는 이권을 여우는 교회 최대의 이단을
용은 악마를 지목한 것이며 일곱 머리는 7대 죄악을
요부는 타락한 교황 보니화치오 8세를
거인은 프랑스의 휘이릿푸 4세를
매질하는 태형은 교황의 오욕을
산림 속으로 향했다는 것은 1305년 교황청이 로마로부터 아비논으로의 이전을 말한다고 한다.
이것을 본 베아트리체는 탄식하면서 일어서서 일곱 천사를 앞세우고 단테를 데리고 갔다.
그는 단테에게 다정스럽게 위로하면서 이제가지 단테를
최고의 선을 사랑하는 길로 인도하려고 애썼다는 이야기를 한 후
궁금한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물어 보라고 말하였다.
 
베아트리체는 이탈리아 통일과 교회의 조화를 성취시킬 왕의 출현을 예언하면서
단테에게 신목인 '지혜의 나무'의 일을 후세에 잘 전할 것을 당부했다.
낮이 되어 레테와 예우네의 두 은혜의 강가에 도달하였다.
이 강은 영원의 샘에서 흘러내리는 것으로서 레테(망각)은
사람들이 범한 죄의 기억을 씻어 잊어버리게 하는 힘을 가졌으며
예우네는 모든 선행의 기억을 회복시키는 힘을 가졌다.
 
이상하게도 단테의 흐려졌던 정신과 몸을 강물에 적시고 나니
갑자기 육신이 투명해진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되었다.
정죄의 몸이 된 단테는 이제부터는 베아트리체에게 인도되어
천당이 있는 성스러운 별의 세계로 승천하게 되었다.

 

 - 천국편 -

천국은 열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일곱 개에는 살아 있을 때
하느님을 알고 선한 생활을 한 영혼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열 번째의 광명이 하늘이 중앙을 차지하고
그 외의 아홉 천계는 이곳을 중심으로 대지 주위를 돌고 있다.
그리고 천사에게는 애, 지, 위, 치, 용, 위, 자, 대천인의 9계급이 있어서 각자의 천계에 살고 있었다.
지구와 달 사이는 불의 하늘로 천국에 들어가는 문이 되었다
(이 "신곡"의 우주관은 중세의 천동설에 의한 것이고
이것은 가톨릭교의 요구에 응한 것으로 결코 단테 개인의 상상만은 아니라고 한다)


제1천
이 하늘은 월광천인데 타인의 뜻을 거역할 수가 없어서
신에 대한 맹세를 어겼던 사람들의 영혼이 살고 있다.
단테가 천국에서 처음으로 만난 것은 젊었을 때 성 글라라 교단에 들어갔다가
어떤 사람의 유혹 때문에 수도원으로부터 나오게 되어 결혼을 강요당한
플로렌스 명문의 딸 핏칼타였다.


제2천
이 수성천은 공명심 때문에 선행을 하였으나
그 목적이 신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고 인간적인 명예를 구했던 영혼들이었다.
단테는 여기에서 로마법을 편찬한 유스티노의 영혼을 만나

그가 생전에 기독교에 귀의한 이야기와 그의 업적에 대해 들었고,
베아트리체에게서 십자가의 속죄와 영혼의 불멸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타락하여 죄를 지은 후 영생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속죄의 대업이 완성되는 마지막 심판의 시기가 오면
속죄의 육체는 영혼과 다시 결합되어 그 본래의 존엄을 다시 회복할 수 있어서
불멸의 존재가 된다고 하였다.


제3천
이 금성천은 속세에서 사랑에 도달한 사람의 영혼들이었다.
여기서 나폴리 왕 샤를 2세의 아들이며 잠시 헝가리의 임금이었던 카루로말테로를 만났다.
그는 자기 가문의 문란함과 악정을 한탄하고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비난하고 있었다.
그는 단테의 의문 하나를 풀어 주었다.
그것은 왜 고상한 부모로부터 야비한 자식이 출생하느냐는 물음이었는데
이에 대해 "사람의 성격은 천성을 타고난 것이며 단지 유전만은 아니다.
그 가문에 한 사람의 가치를 정하기 위해서는 물려받은 신분이나 지위 등
환경적인 것에 의존하지 말고 주로 사람의 재능과 덕과 지식을 알아보아야 한다"고 대답하였다.
이 세 가지의 천까지를 하천이라고 한다.

제4천
이 곳은 태양계라고 하는데 우주의 창조와 미묘한 만물의 질서 신의 섭리를 깨닫기 위하여

노력한 덕망 있는 신학자와 철학자들의 영혼이 살고 있는 곳이다.
달무리와 같이 두 시인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세 바퀴를 돌다가 멈추는 빛나는 한 떼의 무리들이 있었다.
그 영혼들의 가운데 있는 중세 최대의 스콜라 학파의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영혼은
자기의 교파 도미니크스에 속하는 11명의 영혼들을 찬사를 다하여 소개하였다.
그들은 케룬의 백학의 스승이라고 하는 아루벨트 대사,
사원법의 대가인 구라데이아노, 교법 선생이라는
별명이 있는 페트로롬바루도, 이스라엘의 성왕 솔로몬 대왕,
"천국관할론"의 저자 아레오산의 재판인인 디오누시오,
"참회록"과 "신의 마을"의 저자로 유명한 라틴 교회의 교부 아우구스티누스,
스페인의 고승 파우로오로시오, 유골은 파비아의 성당 제엘다우로에 묻혀 있지만
순교를 하고 이 곳에 와 있는 브에티우스, 세비리아의 승정 이시도로, 영국의 교회 역사가인 베어다.
성 빅토르의 마리칼도, 파리 대학의 철학 교수로 법와 마루티노 4세의 집에서 암살당한
부라반트의 시세에리 등 11명이었다.
 
그리고 토마스는 단테를 위하여 성스러운 교회의 두 성인
프란시스코와 도미니크스의 업적에 대해 상세히 들려 주었다.
이 때 장미 화환을 쓴 천사들이 단테를 에워싸고
신묘한 하늘의 음악과 무용이 찬란하게 펼쳐져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그러자 한 줄기의 새로운 빛의 화환이 나타나고 그 속에서 보나벤투라가 나타나서
자기도 상대에 대한 찬사를 한 마디 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는 먼저 토마스가 상대방의 종파에 대해 찬양할 것과 마찬가지로
프란시스코에 속하는 그도 성 도미니크스의 기적을 논하며 그가 교회의 수호자라고 찬양하였다.
그는 자기의 종파에 불만을 품은 두 파로 분열되어 그 논쟁이 결국은
일반의 분쟁을 초래하였다고 말하고 동렬에 있는 영혼을 지명하였다.
 
그들은 성 프란시스코를 따라 애굽에 건너갔다는 이루미나도,
테라테이라보로에 있어서 이 파의 관구장으로 첫 제자인 아고스티노,
파리 성 빅토르 교회의 목사이며 신비파 신학자인 위고,
"성경의 해석"을 저술한 페토르 만자도레,
12권의 "논리학 개요"를 쓰고 기억법을 고안해 낸 스페인 출신의 교황 페토로이스파노,
로마 대승정으로서 황금의 입이라는 별명이 있는 유명한 설교사 구리소스톰,
캔터베리 대승정 안제롬, 4세기 중엽의 유명한 라틴 문법가 도나아토,
마인스의 대승정이며 "우주론" 22권의 저술가 라반마우르스,
20세기의 사람으로서 여러 권의 미래 이야기를 쓴 후 로라 원장 조아키노 등이었다.
두 빛의 화환은 다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삼위일체의 찬양하였다.

 

제5천
이곳 화성계는 순교자와 기독교를 위하여 싸운 사람들의 영혼의 거처로 되어 있다.
그들은 모여서 십자가의 모양을 만들며 신을 찬미하고 있었다.
모세의 다음가는 유다, 민족을 이끌었던 여호수아, 유다의 용장 마카메오,
기독교 신앙을 위해서 사라센 인과 싸운 칼류 대왕과 그의 조카인 올란도,
십자성군의 지도자 부리네오의 고프레도, 나폴리의 노르만 왕조의 구이스칼도 등의 용사들이었다.

 


제6천
이 복성계에는 정의로써 나라를 다스린 현왕과 지혜롭고 덕망 있는 법관들의 영혼이
거센 불꽃과 같이 빛나고 빛에 따라 여러 가지 생긴 모양이 그려진다.
그들은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면서
"땅을 지배하는 자들이여 정의를 사랑하라"는 문자를 그리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곳에는 한 마리의 영취
(이 영취는 로마제국의 상징으로 지상의 정의확립을 나타내는 것이다)가 있었는데 그는 

 "바르고 경건하였기 때문에 우리들은 이 곳에 오게 되었고 지상의 영광을 받고 있다
우리들은 지상에 정의를 기념으로 남겨 두었으나 사람들은 말뿐이고 지킬 줄을 모른다"

고 말하였다
성도들 중에는 성경의 시인 다윗 왕과 과부의 슬픔을 위로해 준 도라야누스 황제 등이 있었다.


제7천
이 하늘은 토성계인데 햇빛에 비쳐 황금빛으로 빛나고
끝도 보이지 않는 높은 금 사다리로부터 쏟아지는 빛처럼 내려오는 수많은 영혼들이 있었다.
이들은 고승, 명상자 또는 신비주의의 사람들의 영혼들이다.
그들 중에는 스스로 죄인 페트로라고 부르고 이제는 부패해 버린
혼테아베리나의 수도원에서 살고 있는 페트로 다미아노가 있었다.
그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박학하고 겸허한 스승으로서 이름이 높았으나
이젠 고승들의 부패와 허식을 개탄하고 은둔 생활을 하며
엄격한 교육으로써 사람들을 지키고 있었다.
이 때 한 덩어리의 불꽃이 그 주위에 떨어지면서 무서운 천둥 소리가 났다.
 
단테가 놀라고 있을 때 한 천사가 가까이 와서 그것은 천벌의 기운이라면서 그를 위로하여 주었다.
또한 그들 중에는 베네딕트 파의 건설자이며,
캇시노 산상의 아폴톤 궁을 파괴하고 유명한 수도원을 세운 성 베네딕트도 있었다.
이 3천을 상천이라고 불렀다.
 
이 천국에는 지옥과 연옥과 같이 극적인 사건은 적고
단지 철학과 신학의 이론이 아름다운 시의 형태로 서술되어 있다.
그것은 죄인들이 성인보다 극적인 생애를 보내기 때문이다
제8천과 제9천은 지구를 중심으로 하여 움직이는 하늘인데 이것을 움직이는 것은 천사이다.

제8천
이 하늘은 항성천으로 지혜의 천인의 영지이다.
믿음 소망 사랑의 세 가지 덕을 완성한 성인들이 있는 곳이다.
이 때 온 천국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단테는 장엄한 음률에 황홀해졌다.
여기에서 단테는 그리스도의 승리를 보았는데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구원받은
수많은 성도의 무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춤을 추고 환희의 고운 빛이 하늘에 가득하였다.
단테는 그들 성인들 중에서 기독교를 대표해서 나온 사도 베드로,야고보, 요한 등의 앞에서
그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신앙과 희망 인내와 사랑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 곳에서 인류의 조상 아담을 만났다.
그는 단테가 알고 싶은 여러 가지를 미리 짐작하고 이야기하여 주었다.
그가 에덴의 낙원에서 추방된 원인은
금단의 열매를 따먹었기 때문이 아니고 단지 경계를 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낙원에 있던 기간은 4302년이고 지상에 살아 있던 것은 930년 동안이었다.
그가 사용한 말은 저 님로데의 백성들이 바벨의 탑을 짓기 훨씬 이전에 없어졌다고 하면서
말이라는 것은 인간의 머리에서 생겨서
하늘의 감화로 추이하는 인간의 뜻대로 변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가 지상의 낙원에 있었던 것은 해가 뜰 무렵에서 낮에 이르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베아트리체는 여러 성인들에게 부탁하여 단테에게 천당의 식사를 하게 해 주었다.

 

제9천
사랑의 천인이 사는 이 수정천은 직접적으로는 다른 8천이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운행하는 것을 주관하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
지구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돌고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 이 곳에 있는 것이다.
이 하늘이 다른 여러 하늘을 싸고 있는 것과 같이
이 하늘은 다른 하늘보다도 더욱 신의 사랑과 빛에 넘쳐 있었으며
또한 여러 가지 운행을 측정하는 시간의 기준이 되고 있다.


제10천
이 광명천은 우주에서 가장 높은 곳이며 가장 빛나고 밝은 곳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추상적인 하늘이다.
여기에는 만물의 원망인 신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구원받은 모든 영혼이 사는 성스러운 곳이다.
단테는 베아트리체에게 인도되어 이곳으로 들어왔다.
이 하늘은 이미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 하늘은 자연법의 원인이 되고 모든 물체의 근원이 되어서
단테는 이 곳에 들어와서 무의미가 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것은 생멸로 옮겨 가는 과도 즉 죽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더없이 깨끗한 광명천! 성스러운 사랑의 둥근 광채 속에 많은 천사와 성도들이 보인다.
무한히 빛나는 바다 광명의 바다이다.
이제는 단테가 인간계를 떠나서 신의 경지에 들어오고
시간을 벗어나 영원에 들어오고 플로렌스를 떠나 성자의무리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하얀 성의를 입은 명상과 직관의 대표자인 성 베로나도스는 베아트리체의 청을 받아
단테를 인도하여 신비로운 비밀을 알려 주려고 한다.
그는 성모 마리아를 향하여
  "인간의 미혹을 이 사람으로부터 씻어 주시고 최고의 희열을 베풀어 주소서" 하고
단테를 위하여 기도를 올려 주었다.
이 때 단테는 인간 지복의 영광을 받아 시력이 밝아졌다.
그는 이 곳에서 영원의 빛을 우러러 보고 신의 거룩한 자태를 눈으로 보는 것이 허락되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그가 성복을 받아 눈을 떠보니 천국이야말로 형용할 수 없는 낙원이었다.
축복 받은 성도들은 백장미의 원형 극장과 같은 좌석에 흰 장미꽃 모양으로 자리잡고 앉아
극락의 빛에 움직이고 있었으며 중앙의 밑바닥은 빛의 바다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것을 '천국의 장미'라고 부르는데 수천의 천사들이 떼를 지어 그 위에 있는
지극히 높고 더없이 성스러운 대보좌와의 사이를 나비처럼 오르내리고 있었다.
 
이 곳까지 인도한 베아트리체는 성모 옆에 있는 자기 자리에 들어갔는데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제일 높은 곳에서는 성모 마리아의 영광의 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 하늘의 불변의 영광 속에서 삼위 일체의 신비와 화신의 신비가 단테에게 보였다.
그가 이 신비스러운 뜻을 해독하려고 하는 순간 한 줄기의 광채가 비쳐 와서 그의 마음을 때렸다.
이 때 단테의 눈과 상상은 여기에 이르러 그 힘을 잃어버려
그의 마음의 힘은 마침내 그 영묘함을 포착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의 희망과 의지는 신성의 환상과 별들을 움직이는

 '영원의 사랑'에 의하여 인도되고 있었다.
이리하여 단테는 처음으로 우주의 본원 즉 신의 의지에

완전히 일치 융합되는 무상의 환희를 느낄 수가 있게 되어

이 신성 희곡의 대환영은 이 곳에서 막을 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