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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착한 며느리와 방귀 / 윤여선

오늘의 쉼터 2011. 5. 24. 00:19

 

착한 며느리와 방귀  / 윤여선



아주 먼 옛날 깊은 어느 산골짜기에 늙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그리고 장가를 못간 노총각인 아들하고
세 식구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만
할머니는 나이를 많이 먹었는데도 장가를 가지 못한
아들 때문에 늘 마음에 슬픔의 그늘이 들어 있었어요.


할머니는 밤마다 큰 향나무 아래 우물가에서
제발 이 늙은이 눈에 흙에 들어가기 전에 예쁜
며느리가 해주는 밥상 한번 받아보고
죽게 해달라고 달님과 별님에게 정성의
기도를 드렸어요.


어느 날 밤 할머니의 기도를 들어 주자고
달님과 별님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별아 저 아래
할머니 기도를 들어주면 안 될까?
밤마다 저렇게 아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너무 가여워 못 보겠어.“
달님이 별님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별님이 달님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저 할머니의 기도를
들어주지. 우리가 사람이라면 큰 마을로 내려가
예쁜 며느리를 구해줄 텐데 말이야.“
그렇게 달님과 별님은 서로 머리를 마주대고 고민을
하기 시작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놀부처럼 심술이 고약한 바람이
달님이랑 별님을 부르며 뛰어왔어요.
그러자 달님과 별님은 또 무슨 심술을 부릴여고
그러는 거야.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했어요.

“달아 별아 저기 저 할머니 며느리를 내가 찾았어.”
달님과 별님은 동시에 눈을 크게 뜨며
거짓말 마 또 우릴 놀리려고 하는 거 다 알아.
매일 심술만 부리는 바람이 말을 우리가 어떻게
믿으란 말이야.“
달님이 말했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별님이
“달이 말이 맞아” 하며 달님의 말을 거들었어요.


그러자 바람이
“아니야 이번엔 진짜야. 저기 저 아랫마을 최대감 집
둘째 딸인데 너무 심성이 곱고 착하기로 소문이 났지
그런데 이상하게 시집가는 첫날밤 마다
쫓겨나곤 한다는 거야."

그러자 달님과 별님은 눈을 크게 뜨고 바람을 바라보며


“무슨 죽을병이라도 걸린 거야.”

달님과 별님이 동시에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자 바람이가 말했어요.

“그래서 내가 알아봤는데 그 둘째 딸이 어찌나 방귀를
잘 뀌는지 그 방귀 때문에 첫날밤도 못 견디고
쫓겨난다는 거야 ”


그러자 가만히 바람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달님과 별님이 웃겨 죽겠다며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 했어요.


“그런데 바람아 그런 줄 알면서
어떻게 저기 저 할머니 며느리로 해준다는 거야.?“

이번엔 별님이 바람이 에게 물었어요,
그러자 바람 이는

“저기 저 할머니라면 그런 며느리 방귀를 참아줄 거 같아서.”


그렇게 달님과 별님 그리고 심술쟁이 바람이의 도움으로
할머니는 소원대로 착하고 예쁜 며느리를 얻게 되었어요.


너무 예쁘고 착하게 보이는 며느리를 보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를 못하고 넋을 놓고 말았어요.
그렇게 한식구로 살게 된 며느리가 해주는 밥상을
받을 때 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아들은 너무 행복해 했어요.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달님과 별님 심술궂은 바람도
밤마다 그 며느리 마당가로 놀러와 아침 해님이
올 때까지 며느리로 인하여 오랜만에 화사한 행복의
꽃을 오순도순 피워내며 사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가곤 했어요.


그러나 어느 날부터 예쁜 며느리는
늘 환하게 웃던 웃음도 없어지고
하얀 물망초 꽃잎처럼 곱던 얼굴색이 누렇게
변해가기 시작 했어요.
그런 며느리를 보다 못해 할머니는 가만히 속삭이듯
며느리에게 말을 했어요.


“얘 아가! 요즘 몸이 아픈 거니? 얼굴색이
많이 좋지 않구나."
“아무 일도 아닙니다. 어머니! 조금 피곤해서 그런 가 봅니다.”

그렇게 또 몇 칠이 지나 갔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며느리 얼굴이 점점 더 누렇게 변해가고
예쁘게 웃던 웃음도 없었어요.
그런 며느리의 모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할머니는 이번에도 속삭이듯 며느리에게 말했어요.


“얘 아가 아무래도 몸이 좋지 않은가보구나.
이리 와서 이야기 좀 해보렴.
아무리 봐도 웃음도 없고 얼굴이 점점 더 누렇게 변하는 것이
어디 아픈 게 사실이구나.“


그러자 며느리는 마저 못해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했어요.


“어머니 사실은 제가 방귀를 잘 뀌는 바람에 시집을 가는
곳 마다 첫날밤을 보내지 못하고 쫓겨나곤 했어요.
그래서 이번만은 쫓겨나지 않으려고 방귀를 참고 있었어요.“


할머니는 부끄럽고 수줍어하는 며느리에게 말을 했어요.


“얘! 아가 참 미련도 하구나 방귀를 안 뀌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괜한 걱정을 하는구나. .
괜찮으니 편하게 뀌어보렴.“


그러자 며느리는
방귀를 참느라 아랫배에 주고 있던 힘을 풀자
그만 뽀 오 옹 하고 방귀가 나오자 할머니의 얼굴이
금방 찌그러진 냄비처럼 변했어요.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는

“어머니 죄송합니다. .
다시는 방귀를 뀌지 않을 테니 용서해주세요.”
말했어요.
그러자 할머니는 애써 웃음을 보이며


“얘야! 오늘 음식을 잘못 먹었나 보구나.
조금 독하긴 독하구나.
그렇다고 어찌 방귀를 안 뀌고 살겠느냐.
편하게 방귀 껴도 좋으니 억지로 참지 마려무나.“


“그러자 며느리는 빙긋이 웃으며 또 다시
아랫배에 힘을 주며 뽀 오 옹 방귀를 뀌고 말았어요.
그러자 어찌나 방귀 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방안이
우르르 쾅 하고 흔들리는 거였어요.
그러자 할머니는 깜짝 놀라며
이번에도 다시 며느리가 무안해 할까봐
애써 얼굴에 웃음을 보이며

“그래 그동안 참았던 방귀를 끼니 속이 시원하지.”
“예! 어머니 이제 조금 살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는 일어나면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두 번째
방귀보다 더 크게 뽀 오 옹하고 방귀를 뀌었어요.
그러자 방안에 기둥 하나가 아이고 기둥 살려 하며
부러지고 말았어요. .
그러자 할머니는 허겁지겁 사람 살려 나죽네. 소리를 치며
밖으로 도망을 쳤어요.

방안에서 며느리는 또 쫓겨나게 된 자신을 슬퍼하며
서럽게 울기 시작 했어요.
그런 모습을 마당가에서 풀 벌래들과 숨박꼭질 놀이를하던
아기 누렁이가 방안으로 들어와 서럽게 울고 있는
며느리 옆에 앉아서 위로해주었어요


“울지 마세요. .우리 할머니는 절대로
쫓아내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이젠 울지 말고
편하게 방귀 나오면 뀌며 살아요
저도 방귀를 너무 잘 뀐다고 엄마가 방귀쟁이리고
놀리고 하거든요 . “


그런 아기 누렁이의 위로에 며느리는 울음을 그치고
밖으로 나가자 할머니가 다시 눈가에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모습을 보고는

“ 얘야! 살다 살다 생전 너처럼 방귀뀌는 사람은
처음 보는구나.
그래도 어쩌겠니..참을 게 따로 있지.
그렇다고 방귀를 안 뀌고 살수는 없지 않느냐.
이왕 뀌는 거 그동안 뀌지 못한 방귀 시원하게 뀌어보렴
여기는 밖이니 맘 놓고.“


그러자 며느리는 이번에야 말로
그동안 뀌지 못한 방귀를 뀌고 .다시는 방귀를
안 뀌겠다는 듯이 온 몸에 힘을 주어 뽀 오 옹
방귀를 뀌자 순간 날벼락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하늘에 소곤거리며 낮잠을 자던 해님이 깜짝 놀라며
구름 속으로 숨어버리자 이번에도
할머니는 깜짝 놀라며 방안으로 사람 살려
소리를 치며 도망을 가버렸어요.


그렇게 방귀 때문에 이번에도 며느리를 쫓겨나고 말았어요.


쫓겨난 며느리는 또 다시 방귀 때문에 쫓겨난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며 어느 과수원 옆을 지나고 있었어요.
그런데 키가 아주 작은 사과나무 과수원 주인아저씨가
끙끙 거리며 사과를 따고 있었어요.
순간 과수원 안의 너무 예쁘고 맛있게 주렁주렁
열려 있는 사과나무의 사과들을 보자 서글퍼 우는 바람에
배고픔을 잊고 있었는지 배가 고프기 시작 했어요.
그러자 며느리는 사과라 배고픔을 달래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아저씨 배가 고픈데 사과 좀
얻어먹을 수 없나요.“
라고 과수원 주인 아저씨에게 말했어요.
그러자 과수원 주인아저씨는 그냥 줄 수는 없으니
사과 따주는 일을 도와주면 그러겠노라고 말했어요.


순간 며느리가 다시 과수원 주인아저씨에게 말했어요.


“ 그럼 이 사과를 모두 따 주면 이 사과들을 원 없이
먹게 해줄 수 있나요?“

그러자 과수원 아저씨는 며느리를 힐끔 거리듯 바라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을 했어요.

“당신이 이 과수원에 사과를 오늘 안으로 모두
다 따준다면 이 과수원하고 비단 백 필을 주리다.“

그러자 며느리는 과수원안의 돌들을 한곳으로
끓어 모우기 시작 했어요.
그렇게 얼마 후 과수원 돌들이 커다란 돌탑처럼
한곳으로 모여들었어요.
그리고 며느리는 엉덩이를 그 돌탑 쪽으로 내밀고
회심의 미소를 흘리며 온몸에 힘을 주며 방귀를 그만
뽀 오 옹 하고 방귀를 뀌었어요..

그러자 순간 그 수많은 돌들이 붕붕 공중으로
날아가더니 사과나무들을 때리기 시작 하였어요.
그리고 순간 과수원의 사과들이 신기하게도 순식간에
사과나무에서 다 떨어지고 말았어요.

그런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던 과수원 주인아저씨는
허탈한 표정으로 며느리를 바라보며 세상 살다 살다
당신처럼 방귀를 뀌는 여자는 처음 본 다며 약속대로
과수원과 비단 백 필을 며느리에게 주고 말았어요.
그렇게 과수원과 비단 백 필을 얻은 며느리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가 방귀 때문에 서러워 울지도 않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