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하는 사람
당나라의 시인 두보(杜甫)는 인간애와 삶을 사회 속에서 우려내어
시의 장인처럼 아름답게 노래했고, 이태백은 술을 벗 삼아 자연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놀라운 감흥(感興)으로 신선처럼 연주했다.
그 두 사람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탁월한 시성을 가진 전무후무한
기인들이었다고 한다.
두보는 “제백학사모옥(題柏學士茅屋)”이라는 시에서
“부귀필종근고득(富貴必從勤苦得),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고
자신의 철학을 담은 시를 쓸 만큼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 말의 뜻은 “부귀는 필히 부지런함과 고생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니,
남자라면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일은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책을 거의 안 읽는다는 점이다.
책을 벗 삼는 것이 아니라 담을 쌓고 살아간다.
컴퓨터 게임이나 채팅 혹은 성인영화에 몰입하면서
황금보다 귀한 시간들을 마구 낭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평균 독서량이 월 평균 0.9권이라고 한다.
OECD 국가 중에서 꼴찌다. 십대의 청소년들에게 질문을 해보면
일 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안 읽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유대인의 초등학교에서는 수업을 하기 전에 미리 토론할 책들을
선정해서 읽어오도록 과제를 내준다.
그리고 각자 읽어온 책들의 감상문을 갖고 토론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이스라엘 사람들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한 번은 어떤 한인 교수가 잘 아는 유대인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는 거실에 들어서면서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온통 벽의 사면이 도서관처럼 책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던 탓이다.
유대인들의 독서문화와 책읽기의 열정이 어느 정도인가를
그 자리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유대인은 약 70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전체인구의 2.5% 정도 밖에 안 되는 소수민족이지만 미국경제의 20%를 쥐고 있고,
국내현금의 3%를 제외한 나머지 돈을 유대인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아니라 정치, 방송, 잡지, 영화, 금융, 부동산, 석유회사, 증권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의 지분과 주도권을 갖고 있다.
하버드나 예일 그리고 프린스턴 등 미국의 동부에 있는 8개의 명문대학들을 총칭하는
아이비 리그Ivy League 대학 교수의 약 40% 가량이 유대인들이다.
하버드 법과대학의 교수 50%가 유대인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한 유대인들이 노벨상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오늘부터 쓸데없이 바쁜 일들을 잠시 뒤로 미루고,
달에 두 권 이상의 책을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읽어보자.
기회에 지혜와 능력을 배가시키기 위하여
좋은 책들을 많이 읽는 습관을 키워보면 어떨까.
<소설가 김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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