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튜립 여섯 송이로 시작하다

오늘의 쉼터 2010. 5. 12. 18:21

    튜립 여섯 송이로 시작하다 늘 키우고 싶었던 튜립. 올 봄 시골 장터에서 작은 화분에 하나씩 심은 튜립 여섯 포기를 샀다. 화분 두 개에 5,000원씩. 철 지난 덕분에 덤으러 더 받았다고 해도 돈 만 원이 들었다. 안마당 담벼락 밑에 있는 작은 화단에 이식했더니 노랗고 빨간 꽃잎이 거의 한 달간이나 피었다. 일전 tv에서는 어느 지방에선가 튜립축제가 열린다고 보도했다. 600만 송이의 대단위 꽃잔치라 하니 상상을 초월했다. 나는 단지 여섯송이만로도 만족하였는데..... 생활 수준이 향상될 수록 전국이 꽃과 나무들이 가득찬 정원으로 변모하는 현상이 무척이나 바람직하다. 아름다운 꽃과 수려한 나무들로 치장하는 산천으로 변모하기에 이방인, 여행객의 눈요기와 즐거움이 마냥 늘어나서 좋다. 그나저나 여섯 알에 불과한 튜립 구근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번식시킬까 궁량해 봐야겠다. 튜립 구근은 번식이 잘 안 되며, 더디다고 한다. 화훼전문가도 아닌 나로서는 꾸준히 기다라면서 자연번식을 기대할 수밖에.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면서 식물의 발아(發芽)와 성장을 관찰해 보아야겠다. 돈 주고 다량으로 손쉽게 구입 재배하는 것보다는 내 재배실력과 정성으로 어렵사리 키워서 해마다 조금씩 늘려 나가는 묘미를 맛보고 싶다. 가진 게 늘 부족한 나는 손바닥만한 화단일지라도 조금씩 들풀과 들꽃을 키워야겠다. 올해에도 대전의 누나는 산마늘 한 뿌리와 옥잠화도 몇 뿌리를 내게 주었다. 홀로 된 누나의 마음이 담겨 있기에 텃밭에서 소중히 가꿔야겠다. 보잘 것 없는 야생화, 산야초일지라도 개체수를 늘려 나가면서 마음이 꽃부자가 되는 꿈을 꿔야겠다. 꽃 향기 아르레기 증세가 있는 나이지만 그래도 꽃과 꽃나무를 조금씩이라도 더 늘려 나가야겠다. 오늘 오후에 시골로 내려 가거든 안마당 응담진 담벼락 밑에서도 뿌리를 번지는 둥글레를 햇볕 쏟아지는 노지에 옮겨 심어야겠다. 매실나무 아래의 반 그늘이라면 둥글레는 더욱 튼튼하게 자랄 터. 나도 햇살 찬란한 봄볕을 좋아하니까. <수필가 최윤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