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등산으로 되돌아 보는 삶의 혜안(慧眼)

오늘의 쉼터 2010. 5. 14. 18:51

    등산으로 되돌아 보는 삶의 혜안(慧眼) 나는 삶이 힘들거나 답답할 때면 헐렁한 배낭하나 메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 가까이에 있는 산에 오른다. 인적이 드문 호젓한 산길을 생각에 잠겨서 홀로 걸으며 지나간 나의 삶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궁리해 보는 등 묵언의 자기 수행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본래, 혼자 조용히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타고난 성격 탓도 있겠지만 생업(生業)상 , 주로 이른 아침이나 주일 오후시간을 이용하여 나홀로 나서는 산행은 언제부터 인지 모르게 나의 소중한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홀로 산에 오를 때 마다 빈번이 느끼는 생각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과정도, 산에 등산하는 것과 똑같다는 생각이다. 높은 산을 오르내리다 보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곧은길이 있으면, 굽은 길도 있듯이 우리 인생의 삶도, 삶의 여정길을 걷다보면 즐거운 날이 있으면, 우울한 날도 있고, 기쁜 날이 있으면, 슬픈 날도 있기 때문이다. 나 홀로 등산을 다니기 시작한 이후부터 나는, 내가 걸어온 인생길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잦아졌다. 지나간 일들을 곰곰이 돌이켜 보면 보람되고 좋았던 날들보다는, 아쉽고 후회스러운 날들이 더 많았고 남에게 베풀었던 일 보다는, 남에게 신세진 일들이 더 많았다. 공자가 논어(論語)에서 이르기를 五十 而 知 天命 (나이 50이 넘으면, 하늘의 명을 깨달아 깨우침을 얻게 되고) 六十 而 耳 順 (나이 60이 넘으면,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그 이치를 바로 깨닫게 된다) 라고 묘사 하였듯이 내 나이도 어느새 60대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삶에 대한 혜안이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하는가 보다. 산에 올라 자연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면 우린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가 있다 자연이 빚어내는 신비한 음악소리를 들을 수 있고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화도 실컷 볼 수가 있다. 산골짜기를 졸~졸 흘러내리는 물소리와, 숲속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는 자연이 작곡해 내는 신비한 음악소리이며 울창하게 우거진 숲과, 기암괴석은 자연만이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미술작품이다. 등산도 여행과 같이 빠른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달하고 돌아오는 것만이 목표는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때, 빠른시간 안에 목적지만 다녀오는 것 보다는 여행지를 오고가는 과정에서 여행의 참맛을 느끼듯이 등산도 정상만을 정복하고 곧 바로 돌아오는 것 보다는 산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나무 등걸도 어루만져 보고, 이름 모를 풀잎도 살펴보고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으며 산과 묵언의 교감을 나누는 것이 등산을 통해서 느껴보는 참맛인 것이다. 이렇듯, 나에게 있어서 홀로 오르내리는 등산은 삶의 재충전 시간이며, 행복찾기 시간이다. <수필가 김안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