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빵과 바람호떡 ♡
길이가 1,5미터 남짓한 천장달린 리어카 풀빵 가게가
은행담에 세워져있다. 손님을 부르며 손짓을 하듯
‘풀빵 10개 천원 바람호떡 2개 천원’ 이라고 쓴 종이가 천장에서
흔들리고 있다. 삼천 원을 내며 풀빵 15개 호떡 3개를 달라고 했다.
함빡 머금은 미소가 소리 없이 흔들리는 종이를 가리킨다.
나는 다시 3천원어치요 했다.
그녀는 다시 흔들리는 종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서둘러 설명하지도 않으며 조용히 웃는다. 순간 말을 못 하는구나 했다.
파마한 단발머리에 꽃핀 두 개를 단정히 꽂고 작은 빨간 꽃무늬가
잔잔히 펼쳐있는 하얀 앞치마를 입었다. 여인의 손놀림이 바쁘다.
온 정성을 모아 수저에 떠있는 단팥을 틀에 넣는다.
수 없는 반복으로 이루어진 정확한 팥앙금 양이 그녀와 눈을 맞추며
웃음을 보낸다. 노란 양은주전자를 들어 밀가루 반죽을 다른 틀에 붓는
불량도 같다. 팥을 넣어 뒤집어 놓고 다른 틀도 또 뒤집는다.
그녀의 삶을 뒤집어 놓은 그림이 펼쳐진 듯 묻어있다.
그동안 겪었을 마음의 파동이 담겼을 법한 노릇한 풀빵이
조그만 망 선반에 놓여 웃고 있다.
국화빵과 호떡은 사람들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꺼내 놓기가 무섭게 떠났다.
말없이 뒤집히는 풀빵들은 그녀가 겪었을 마음의 파동을 되짚어
보게 했다. 어느새 내가 그 자리에 겹쳐지고 있다.
그녀의 연한 미소 속에 그녀 삶을 보며 나의 삶이 앙탈에 머물고만
있다고 뒷머리를 두드린다.
그녀가 풀빵가게를 열기까지 보낸 시간을 계산해 보했다.
내 계산에서 나오지 않는 답을 맞추고 있었다,
나는 나누어 사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무슨 소리를 내는 듯하다 말이 안 되니 손가락으로
종이를 가리킨다.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단호하며 정갈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다.
불쾌감 없는 거절법과 차분히 맞이하는 고객에게 주는 안정감을
나는 느끼며 고개를 끄덕이며 같이 웃었다.
그녀의 운영 방침 원칙대로 다시 천원을 더 냈다.
그녀는 풀빵 20개, 바람호떡 4개를 하얀 종이봉투에
정성스레 담아주었다. 이내 얼굴이 붉어졌다
<시 인 이 희 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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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에 살고 있는 말 못하는 두 부부가 생각이 나는군요.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 불편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어느 날 반상회를 갔다 이해를 많이 하게 되었지요
정직하게 늘 웃으며 사는 모습을 보며 낯설게만 느껴지던 생각을
바꾸게 되었지요. 그것은 잘 모르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평범한 이웃이라 생각을 하니 마음의 거리는 없어졌습니다.
지금은 문자를 주고받으며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생활철학이 분명하고 작은 아집을 보며 오해를 했는데
마음을 열고 다가가니 친한 이웃이 되었습니다.
호떡 사는 모습이 그려지니 작가님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가족 여러분…
꽃소식을 전해오는 뉴스가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옷차림이 가벼워진 모습이 산뜻해 보이고 어느새 나의 발길도
옷가게 쇼윈도의 옷을 구경하며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겨울의 아름다운 추억도 설경도 잊은 채 말입니다.
포근한 날씨와 함께 행복한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 규 자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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