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즐긴다는 것◈
며칠 전 안산시 예술의 전당에서는 문학 단체 모임이 있었다.
예전에 내가 태어난 곳이었던 고잔역 앞에 행사장이 있었다.
가끔 아니, 그곳을 무수히 지나다니기는 하였지만, 변변히 예술의 전당
안을 둘러볼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문학 단체 모임이라 해서
집과 가까워 겸사겸사 한번 들르게 되었다.
예술의 전당 안에 와서도 행사장을 찾느라 보통 5분 정도는 허비해야
찾을 정도로 예술의 전당은 꽤 넓었다.
모임에는 많은 분이 오셨다. 아는 분 몇 분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행사는 예정시간보다 20분 정도 늦게 시작되었다.
대회 선언을 시작으로 애국가는 생략되었지만, 작고한 문인들에
대한 묵념이 있었다.
내빈과 자기소개의 시간이 이어지고, 축사가 이어진 다음, 시와 수필로
등단한 분들의 시상식이 열렸다. 이어 시 낭송의 시간이 왔다.
내가 처음 문학 모임에 가서 시낭송을 들었을 때는 꽤 어색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시를 좋아해서 시를 암송했고, 시처럼 살다가
시처럼 죽고 싶을 만큼, 시는 내 인생을 인도해준 것이었음에도,
정작 오리지널로 들어보는 시 낭송은 왜 그렇게 어색하게만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런데 몇 번에 걸쳐 모임에 참여하다 보니 그것도 문학 속의
문화이므로 익숙해져야 할 일이었다.
명색이 문학 모임에 시 낭송이 빠진다면 그건 또 무슨 재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시 낭송에는 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깔아 주어야 시 낭송의 맛을 한층 북돋아주는 것 같다.
얼마 전 국보 모임에서 남 승원 시인의 앳되고 애상적인 시 낭송에
흠뻑 빠져, 시 낭송의 맛과 묘미를 제대로 느껴 보았던 기억이 난다.
나는 단번에 그의 팬이 되었다. 그대로 나는 외로워도 좋은 순간이었다.
문학 모임에서 이러한 모든 하나하나의 절차들에 대해서, 그 의미와
순간들을 즐기는 것은 문학 속의 문화를 즐기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이러한 문화를 즐기고 싶어도 즐길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
문화의 소외 계층이 많음에도 어쩌면 문인들은 예술계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축복 받은 존재이기도 하다.
이러한 축복받은 문화를 즐기기 위해서 저 먼 제주도와 광주, 전국
각지에서, 시간과 거리의 장벽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시는 분들도 많다.
이타적이고 배타적인 마음을 비우고, 이러한 문인들의 문학 모임에
가능한 한 많이 참여를 하여, 문학 속의 문화를 다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래본다.
<<시인, 수필가 김유성>>
**************************************************
가을이 주는 서정에 빠져 사색에 잠기다 보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어 자연을 노래하고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가슴에
그려 넣기도 하는 요즘, 파란 물감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티 없이
맑은 가을 하늘 아래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여기저기서 갖가지 행사가
열리는 것을 자주 봅니다.
지난주 TV 드라마를 보다 감동한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 속의 일부분이긴 하지만 발레단을 이끄는 단장이 발레라는
문화를 접하지 못한 산간 주민들을 위해 “오지 발레 위문공연”을
계획하고 단원들을 비롯한 주변의 만류와 반대에도 끝까지
감행하여 큰 박수를 받던 모습을 보며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던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번지고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문화란 여유로운 시간과 풍족한 삶이 주어진 특권 계측만 즐기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뜻밖에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삶이 바쁘고 힘들어도 눈만 돌리면 주변에는 좋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참 많이 있습니다.
단풍소식이 전해져 오는 깊어가는 가을……
우리 님들의 가슴을 적셔줄 그림이나 사진 전시회, 또는 시가 있는
문학 행사에 한 번쯤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국보 가족님!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밤송이가 꼭꼭 영글어 벌어지듯 우리 가족님들의 삶도 한 주 동안
알차게 여물어 기쁨이 가득한 한 주가 되시기를 마음 모아 빌어 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김미옥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