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가지 않은 길-2

오늘의 쉼터 2009. 9. 14. 08:18



    가지 않은 길-2 TV연속극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라는 사실에  놀랐다. 어제 저녁 이상한 행동도 그와 연관되며 이해를 했다.   국화도에는 동네 사람만이 들어 갈 수 있는 곳이 있다. 낮에는 바지락을 캐고 밤에는 꽃게와 낙지를 잡아 생계에 보탬을 주는 바다의 밭이다. 운 좋게 일행은 그 곳을 갈수 있었다. 면장갑, 양동이, 플래시를 준비했다. 썰물이 빠져나간 시각, 바다 속으로 플래시를 비추니 물속에는 게와 낙지가 얼마나 많은지 신기한 광경에 마음은 한껏 들떴다. 일행이 흥분 속에서 잡은 낙지와 꽃게는 양동이를 넘기고 있었다. 그러나 같이 어울려 즐거워하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희미하게 비치는 바닷가를  쓸쓸하게 거닐던 그의 모습을 보았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게 생각했는데 사연이 많아 그랬다는 생각에 마음이 걸렸다. 어제 저녁 일도 그렇고 낚시건도 그렇고 낚시 바늘에 찌를 끼우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좋은 말을 꼭해주고 싶었다. 곁에 서서 징그러운 낚싯밥 갯지렁이를 끼워 주며 말을 걸었다. 세상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의 속마음을 알아볼까 조심스레 다가갔다.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 이유는 말없이 떠나간 상대방을 몹시 원망하고 있었고 가슴 떨리는 무서운 계획도 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그와 토론했다. 처자식이 서로 있고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끼리 이제 제자리로 돌아간 것뿐이고 달라진 것은 없는 것이라고 위로도 해 보았다. 옳은 결정이고 배반을 해서 돌아간 것이 아니라고 정리도 해 보았다.   내 말이 얼마나 교과서 같은 이야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라도 해서 풀고 싶은 심정이었나 보다.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보던 힘없는 눈동자가 서늘하게 남아 한동안 나를 힘들게 했다. 지금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해 갔을 쌍둥이 아버지. 비록 세상에 지탄을 받아가며 마음 아파했을 그 사랑을 함께 넣어 가지고 갔을 그런 사랑.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 사람에게 교과서와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을까하는 자문도 해보았다. 비록 세상에 지탄을 받을 몹쓸 사랑을 했던 그에게 내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좋은 답이었을까. 그렀지만 생존해 있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을 시간도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가족을 두고 갈 만큼 애틋한 사랑이었을까. 무책임했을 아버지를 그리며 살아가는 자식과 배반당한 아픈 마음을 평생 안고 갈 아내에게는 미안한 마음은 얼마 만큼이었을까. 고민이 많아 누렇게 떠 있던 그 쌍둥이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면 시간이라는 명약을 처방해주고 싶다. 교과적인 그 말을 들으며 내게 조소를 보냈을 그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비록 짧은 사년여의 즐거운 시간과 죽음을 바꾸어 또 다른 세계로 떠난 사람, 그를 이해해줄 사람은 몇이나 될는지... 인간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과 유혹을 느끼며 살아가기 마련인가보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그 길을 의심하면서도 모든 것이 달라져 후회를 하여도 그 길을 간다. 왜 제 운명대로 가지 못한 그 사람을 생각하며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 시가 자꾸 떠오르는지. 꿈 많던 소녀시절 머릿속을 가득 메웠던 시가 안개꽃이 되어 떠오른다. 영원히 돌아 올 수 없는 길을 우린 간다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서.... <수필가 이규자> ********************************************************* 가족 여러분... 숭실대 운동장에서 가을의 햇살을 느끼며 책을 읽던 여류시인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이제는 중년의 여인이 되어 꿈많던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가 그동안 자신이 걸어왔던 길에 비해 조금은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조그만 결심을 나에게 보냈는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월요일입니다. 중년에게도 여러가지 사랑이 있음을...... 임수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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