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 가지 않은 길. ◈

오늘의 쉼터 2009. 9. 11. 22:11



    가지 않은 길. 내 나이 지천명에 이르는 동안 무수히 많은 길을 가야 했다. 그러나 항상 두 갈래 길 앞에서는 어느 한쪽을 택해야만 했다.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과, 지나 온 길을 되돌아 갈수 없음에 회한이 따랐다. 우리 인간사 모두가 그러하듯이, 뒤 돌아 보면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한 우리들의 삶이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삶인지 제대로 살아가는 것인지 올바른 판단이 서질 않았다. 항상 마음속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갖고 살아간다. 몇 년 전 가 보지 않은 길이 궁금하여 다른 한 길로 가 본 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온 길이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 이었다면 새로 접어든 길은 아스팔트가 갈려있는 도시의 길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속도로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톨게이트를 꼭 거쳐야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이치를 망각하고 달렸다는 점이다. 길을 가다보면 신호등이 있고 또 비포장도로는 자갈길과 흙탕물이 석인 움푹 팬 곳도 있을 것이다. 차가 빠지기라도 하면 우린 참지를 못하고 못 견디어한다. 방금까지 잘 달려온 고속도로를 그리워하며 짜증을 내기 일쑤다. 우리 인생사도 내가 매일 다니는 길과 같다는 이치를 깨우치게 되었다. 한시도 차를 두고 못 다니는 난 신호등 앞에서 많은 것을 보게 된다. 걸어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며 많은 것을 느낀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과 행동들이 천태만상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난 신호등 네거리 앞에서 건장해 보이지만 얼굴이 노랗게 뜬 사나이의 모습을 보았다. 몇 년 전 잠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사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얼마 전 그 사나이는 죽었다. 부음을 듣는 순간 그가 그토록 괴로워하던 그 일이 자살이라는 엄청난 일이 되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았다. 부부동반으로 국화도라는 작은 섬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당진 앞바다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섬, 선착장 옆으로 사람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갈매기가 반기고 바닷가 옆 정겹게 보이는 작은 집들은 우릴 충분히 들뜨게 했다. 작은 어선을 빌려 바다낚시를 하기로 했다. 해가 저물어가는 바다의 은빛 물결은 마음이 울렁거리도록 아름다웠다. 출렁이는 바다와 손끝에 찌를 무는 짜릿한 감동에 정신이 파려있을 즈음, 짝 없이 묻어온 건장한 사십대 중반에 남자가 있었다. 자기가 잡은 고기가 월척이라며 자랑이 늘어질 즈음 한 마리의 고기도 낚지 못한 한 사람이 말없이 않아 있었다. 일행 중 누군가가 그를 쌍둥이 아버지라고 불렀다. 낚싯대를 건성으로 던지는 그를 놀리는 마음으로 말을 건네 보았다. 고기들도 인간성을 알아보고 한 마리도 오질 안았다고 농담을 하였다. 내 농담을 못들은 척하는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발밑에 짙게 물든 바다만 봐라보며 눈길도 주질 않았다. 궁금증이 더해갔다. 동행에게 물어보니 사연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사년동안이나 사랑하던 사람하고 헤어져 마음을 못 잡고 방황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흔히 말하기 좋은 불륜에 빠진 남자다. 순간 머리가 띵했다. (월요일 두 번째 글 나갑니다.) <수필가 이규자> ********************************************************* 가족 여러분... 세월을 낚는 강태공과, 짜릿한 손맛을 즐기는 강태공의 차이점은? 우리에게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언제나 존재합니다. 젊은 시절의 사랑, 일, 등등 오늘은 내가 살아오면서 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시간을 가져보십시요. 가을을 즐기는 주말 잘 보내시고요. 임수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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