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어떤 인연-1

오늘의 쉼터 2009. 9. 9. 19:35



    어떤 인연-1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비슷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들과 마신 술 때문에 아침도 거른 채 부시시한 모습으로 8시쯤 사무실에 도착해 가장 먼저 조심스럽게 보안카드를 대고 문을 연다. 그리고 커피 두 스푼, 설탕 한 스푼이 들어가는 진한 블랙커피를 타서 유리창 가까이에서 바삐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신다. 뜨거운 블랙커피에서 피어오르는 안개는 어느새 유리창에 나도 모르는 추상화를 그렸다가 사라지게 하곤 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뇌리에 각인되면서 만나는 인연은 몇 번이나 될까? 일전에 명예퇴직을 한 친구가 ‘행복이 뭔지 알아?’ 하면서 친구들의 술자리는 갑자기 뜨거워지기 했다. 친구는 회사를 그만두고 그동안 소일삼아 산을 자주 가게 되었단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산에 다니면서 만난 대부분의 남자들은 같은 이유를 가졌기에 서로 쉽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남자가 조금 넘치는 경우가 많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어느 날 친구는 노란색으로 온 몸을 치장한 40대 여자를 산행하는 모임에서 만났다고 한다. 친구는 갑자기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그 순간 온 몸이 찌릿찌릿했단다. 사실 친구는 수학을 전공한 도식주의적 색깔이 다분한 성격의 소유자다. ‘ 몰입’이라는 단어와 가장 친숙한 사이이기도 하다. 그래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폭이 좁은 인간관계 때문에 스스로 많이 힘들어 하기도 했었다. 예를 들면 1+1=2 라는 아주 당연한 수학적 수치에 목을 매다보니, 융통성은 바늘구멍도 허용치 않아 그야말로 ‘꽉 막힌’ 사람으로 평가되어 주변인들이 스스로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아 언제나 외로움을 품에 안고 사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그런 친구에게 젊은 시절 지독한 사랑의 추억이 가슴에 남아 있었는데, 그게 노란색을 즐겨 입었던 여자에 대한 그리움과 증오 때문이다. 세상 어느 누구가 중년이 되어 가슴에 아린 사랑과 아린 추억이 없겠냐 만은, 유독 이 친구는 편집광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보니 과거 그 여자에 대한 ‘애증’이 도가 지나쳐 일상생활에서도 노란색을 입은 여자만 보면 현실을 망각할 정도로 증오를 나타내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내일 2편 연재) <시인, 수필가 임수홍> ********************************************************* 가족 여러분... 우리가 뜻밖에 만나는 인연은 얼마나 될까요? 지난 토요일, 사무실에 찾아온 선생님은 공무원으로 평생을 축산관련 일을 하시다가 정년 퇴임하셨는데 제가 축산을 전공했다고 하니, 어찌나 반가워하던지... 점심 시간에 주거니 받거니 동동주 한 되를 둘이서 다 마셨네요. 이렇듯 지연, 학연, 또 같은 일 등등을 알게 되면 서로가 옛동지를 만난 것처럼 마음을 터놓고 정담을 나눌 수 있어서 세상사는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화요일입니다.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화를 주는 시간을 갖어보세요. 임수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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