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별을 보지말고 까만 하늘을 보자

오늘의 쉼터 2009. 8. 27. 06:57



    별을 보지말고 까만 하늘을 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 레오널드 번스타인에게 누군가 ‘수많은 악기 중에 가장 다루기 힘든 악기가 무엇인냐?’고 물어 보자, 번스타인은 의외의 대답을 했다고 한다. "제 2바이올린입니다. 제 1바이올린을 훌륭하게 연주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와 똑같은 열의를 가지고 제 2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플룻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1연주자는 많지만 그와 함께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어 줄 제 2연주자는 너무나 적습니다. 만약 아무도 제 2연주자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아름다운 음악이란 영원히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모두 1등만 되고자 하고 1등만을 칭송한다. 그러나 과연 1등의 삶만이 가치있고 또 행복한 삶일까? 한낮에 별을 보면 우리는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까만 밤하늘의 배경이 있어야 별이 비로소 더욱 아름답고 더욱 빛나 보인다. 바위틈의 배경이 있을 때 뿌리내린 나무가 더욱 돋보이게 된다. 배경이야 말로 모두 자신을 낮추고 숨어 있지만 최고의 미(美)를 만들어 내는 실제 주역들인 것이다. *********** "이유 없는 삶이 있을까요?" "네 말대로 이유 없는 삶이란 없지. 이 세상 어디에도." "그럼 아저씨의 삶의 이유는 뭔가요?" "그건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한다는 그 자체야." "존재한다는 게 삶의 이유라구요?" "그래.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지." "배경이란 뭐죠?"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는 것, 나는 여기 있음으로 해서 너의 배경이 되는 거야." "이제 조금 알겠니?" "네,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죠?" "그렇지." "그리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요?" "그렇지." "그러면 연어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인가요?" "그래, 그렇고말고." "그럼 나도 누구의 배경이 될 수 있겠네요?" "네가?" "왜요? 내가 너무 작아서 안 되나요?" "아니야." "그러면요?" "네가 기특해서 그런 거란다. 몸집이 커야 배경이 되는게 아니거든. 우리는 누구나 우리 아닌 것의 배경이 될 수 있어." (안도현의 '연어'중에서) ************ 한 사람의 밝음을 위해 '어두움'을 마다하지 않고, 그의 돋보임을 위해 자신의 '무딤'을 자처하는 사람은 이미 향기로운 사람이다. 함께 하기 위해 '배경'이 되기를 선택한 것보다 더한 희생이 또 있겠는가?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일은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주는 일이다. 일등의 잘남을 부러워하기 보다 배경의 소중함을 깨우쳐 가야 할 것이다. <수필가 황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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