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어머님◈
비 온 뒤의 청명함이 녹음을 더욱더 투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과 들 그리고 푸르름, 늘상 보아 오던 것들,
항상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서 있건만 사람의 마음이 간사 한 건지,
알지 못했던 자연의 조화 속인지 오늘따라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카세트에선 늘 즐겨 듣는 7~80년대 고운 멜로디, 뒷좌석엔 귀여운 공주
둘이서 참새처럼 조잘거리고 옆자리엔 피곤한 일상에서 벗어난 느긋함
때문인지 아내가 곤히 졸고 있습니다.
자동차 엔진 소리마저 주인의 기분에 동화되었음 인지 조용히 조용히
물 흐르듯 합니다.
1년에 한, 두 번, 추석 명절, 설 명절 그 북새통을 즐기며 달려가는
천 리길 남한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대각선 방향으로) 그 동쪽 끝
태양을 맞이하는 곳, 앞으로 넘어지면 투명한 바다, 뒤로 넘어지면
해맑은 계곡, 작은 돌멩이 하나 조차에도 그리움이 베인 곳, 그곳이
고향이랍니다.
홀로 되신 어머님이 살고 계신 곳이기에 10시간, 11시간 좁은 차
속에서 시달리며 달려도 항상 그립기만 한, 어머님이 끓여주신 된장국
내음 가득한 그곳, 이번 여름휴가는 모든 세상의 고리 다 끊어
버리고 쉬어 보자고 휴대전화 전원까지 내려놓고 달려간 곳이
어머님 품입니다.
(중략)
컴퓨터마저 없어 글 마실도 못 다니지만, 세상의 모든 고리를
끊어낸 듯 평화로운 기분에 더위조차 한 걸음 물러앉았습니다.
어머님이 가꾸신 꽃밭에선 백장미 송이가 밤을 밝히고 십여 년 전에
심어둔 대추나무엔 올해도 대추가 주저리주저리 열려 빨갛게 익을
추석을 기다립니다.
설에 보고 처음 본 작은 아들네 식구들, 차 소리에 놀란 어머님 방문도
열기 전에 눈시울 붉히시며 아이구 내 새끼, 두 아이 번갈아 안으시곤
기어코 방울방울 눈물을 떨구시더이다.
안타까이 바라보며 목이 메 말 못하고 젖은 눈 감추고자 트렁크 열고
이것저것 꺼내며 설운가슴 달랩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빈집 홀로 지키시며 얼마나 보고 싶고 안아보고
싶으셨을까?
세상 인연 모두 끊고 어머님과 살고픈 생각이 가슴 밑바닥에서 꿈틀대며
치열한 자아의 결투가 시작됩니다.
아버님 산소 두고 당신이 어딜 가겠느냐고 한사코 고향 집 홀로 지키시는
어머님, 사는 게 무언지, 자식이 무언지 행복 두고 불행 쫓아 먼 길
떠난 것 같아, 에이는 가슴 쥐어뜯어도 자고 나면 또 일상에 젖어 자식들과
함께 떠나가겠지요. 큰아이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냉장고에서 밤새 피곤한
울림이 퍼져 잠을 설치게 합니다.
시끄러운 소음에 잠 못 이룬 아내, "어머님 냉장고 바꿔 드립시다"
기어코 내 눈가에 눈물 나게 만드는 아내와 무더운 삼복 밤을 풀벌레와 함께
홑이불 덮고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왔는데 장모님도 찾아뵈어야지" 아쉬움을 채근으로 가리는 어머님
이른 아침 아버님 산소에 무릎 꿇고 불효자식 용서 빌고 내려온 길,
아침상보다 먼저 얼른 가라 채근하십니다.
아련하게 젖어오는 어머님과의 이별 또 다시 홀로 되어 외로움과 벗할
어머님, 불효인 줄 알면서도 불효를 저지르는 불초 소생 부디 용서하십시오.
내 사랑하는 어머님!
-2004년 8월-
<<시인, 수필가 이기은>>
**********************************************************
더위와 함께 했던 휴일, 편안함으로 보내셨는지요?
우리 고운 님들에겐 “월요병”이란 병은 없을 거로 생각하며 아침을 엽니다.
어머니~~
어머니란 단어는 언제 들어도 가슴 뭉클하고 정겨운 단어지만 때론
눈가에 촉촉한 이슬방울을 만들어주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가슴에 차곡차곡 넣어둔 깊은 말 한 오라기 뽑아내고픈 아침에
이기은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아무리 불러도 듣지 못하고 오시지
못하는 어머니 생각에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아침입니다.
가장 오래가는 향기는 어머니의 향기라 한다지요?
자식을 키워 출가를 시키고 보니 어머니의 품이, 어머니의 사랑이
한없이 그리워지더군요.
어머니의 열두 폭 치마 속에 감추인 사랑과 희생이 아니었다면 지금
‘나’라는 존재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국보 가족님!
오늘은 어머니 아버지를 따순 가슴으로 안아 드리고 혹여 멀리 계신 부모님껜
직접 찾아뵙지는 못하더라도 한 통의 전화로 안부를 여쭈어보는 날이 되었으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버이 사랑을 기억하면서요.
예람이는 지청구로 며느리 사랑 법을 획인 시켜주시는 시어머님을 서둘러
찾아뵙고 와야겠습니다.
좋아하시는 생선이랑 수박도 사서 가야 사랑받겠지요?
한 주의 출발인 월요일을 부모 사랑으로 시작하는 고운 님들의 발길에
하늘의 축복과 행복이 가득 담기시기를 기원합니다.
덥지만 예쁜 하루 보내시고 건강하십시오.
♣김미옥 드림♣
![](https://t1.daumcdn.net/cfile/cafe/197BD1254A506A2BB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