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나무를 껴안아 주자

오늘의 쉼터 2009. 7. 2. 08:48



    ◈나무를 껴안아 주자◈ 아침 숲 속에 난 자동차도로를 따라 걷자니 화부터 났다. 길섶 따라 심어진 지름 35~45cm 굵기의 암수인 은행나무가 껍질이 벗겨지고 마구 짓이겨 있었다. 커다란 돌멩이로 찧은 흔적과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돌멩이로 내리찍을 때마다 은행나무의 껍질은 벗겨지고 은행나무 꼭대기의 줄기와 가지들이 흔들리면서 매달렸던 은행 알이 몇 낟알씩 땅에 떨어졌으리라. 길 따라 걸으면서 상처 난 은행나무를 쭈욱 살폈더니 인간에게 괴롭힘을 당한 나무들이 많았다. 지름이 50센티 이상으로 굵어진 나무도 사람의 가슴에서 머리의 키에 해당되는 樹高에는 큼직한 상흔들이 무수히 있었다. 예전에 큰 상처를 받았다는 증거. 은행 알이 열리는 암컷인 나무만이 찍혔다. 밑동의 둘레가 사람 허리통보다 더 굵어지면 그 못된 짓을 그만둘 수밖에 없겠지. 벗겨진 껍질은 오랫동안의 세월을 거치면서 조금씩 치유되고 있었지만, 시간이 흘러도 자연 치유되지 않은 나무도 있었다. 나무는 인간을 해치지 않는데도 인간은 나무를 수시로 헤친다. 돌멩이로 짓이겨져 껍질이 뜯겨 속살이 훤히 드러났는데도 나무는 가해자인 인간에게 아무런 복수도 보복도 하지 않는다.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스스로 치유할 뿐. 은행 알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지 못한 채 남보다 한 발짝 더 앞질러서 은행 알을 털기 위해 나무를 짓이긴, 욕심 사나운 인간보다 꿋꿋하게 살아 버틴 나무가 훨씬 더 聖者로 보였다. 나는 상처받은 나무를 가슴으로 더 오랫동안 껴안아 주리라 생각했다. <<수필가 최윤환>> ******************************************************************** 작가님의 나무 사랑에 대한 글을 읽다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가에 늘어선 벚나무와 은행나무는 점점 짙어가는 녹색으로 그늘을 만들어 쉬어가라 발목을 붙잡고, 큰 나무 아래 빈 의자에 등 기대고 앉아 허공에 눈길을 두면 작은 이파리들은 팔랑팔랑 손을 저어 바람을 불러들여 땀을 식혀줍니다. 비록 말은 못하지만 늘 그 자리에 서서 우리에게 고마움을 선물해주는 나무에 인간의 무지함과 욕심으로 꽉 찬 마음이 상처를 입히고 진물을 흘리게 했으니 얼마나 아팠을까 싶어 은행나무가 아닌 벚나무지만 고개 들고 쳐다보다 미안한 마음에 얼른 고개를 숙였습니다. 내 몸에 난 작은 상처에는 아파하고 애태우면서 훼손된 자연이 신음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또 다른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 그들은 과연 자연이 훼손되어 우리가 당하는 재앙을 알기나 하련 지요? 사람과 사람과의 사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으면 나무가 진액을 흘리듯 눈엔 눈물이 고이겠지요.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어 천재지변이 없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국보가족님! 우리 님들은 누구에게나 상처를 주지 않고 잔잔한 미소가 풍기는 고운 마음으로 살아 사랑받는 님들이 되시기를 빌어 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김미옥 드림♣


 

'종합상식 > 세상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하는 어머님  (0) 2009.07.06
불광불급(不狂不及)  (0) 2009.07.03
장미가 던져준 교훈  (0) 2009.07.01
단비  (0) 2009.06.30
등산 예찬  (0) 2009.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