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단비

오늘의 쉼터 2009. 6. 30. 08:31



    ◈단비◈ 농사철의 가뭄이지 한겨울이 가뭄하고 무슨 관계가 있으랴 하고 한가하게 생각하던 나였다. 그런데 빨래는커녕 식수까지 고갈 난 지방이 있다 하여 쩍쩍 갈라져 버린 저수지 바닥을 보여주는가 하면, 산불이 나는 현장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괜히 초조해진다. 가물기는 무척 가물었나 보다. 며칠 동안 계속 구름만 잔뜩 끼고 안개비만 찔끔거리더니 오늘은 그렇게 고대하던 단비가 아침부터 내린다. 오늘 점심은 교우들과 함께하는 날이라 그들을 태우고 약속장소로 갈 때에는 제법 굵은 빗줄기가 되었다. 사람이 많았던지 성애가 차 창에 잔뜩 끼고 시야가 자주 가려 기어가듯 몰았지만 줄기차게 오는 비는 반갑기만 하다. 이왕 내릴 거 100밀리 이상이라도 감당 못할 땅은 지금 이 가뭄에는 없을 것이니 어서 퍼부어다오. 물을 사서 먹는 나라가 있다는 사람을 보고 무슨 실없는 소리를 하는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산에 올라도 들에 나가도 어디를 가나 물이 없는 곳이 없는 우리 나라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물 쓰듯 한다.’라는 말은 물이 가장 흔한 것이라는 동의어로 쓰이는 우리말이고 보니 물 걱정이야 다른 나랏일이거니 하면서 살아온 우리다. 그저 가물 때 농촌에서 잠시 하는 일회성일 뿐 먹을 물이야 이 강산 어디를 파거나 나오지 않으랴 라는…… 그런데 언제부턴지 몰라도 우리도 식수를 사다 먹는다. 건강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는 하나 여간 아까운 돈이 아니다. 수돗물은 이미 먹을 수 없는 물로 낙인을 찍어 허드렛물로나 사용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얼마 동안은 가까운 약수터에서 나오는 청정수를 날라다 먹었지만 시간 맞추기도 그렇고 부지런 떨 줄도 모르니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그래도 차를 끓일 때에는 수돗물로 한다. 아내는 빨래하고 나오는 물이나 쌀을 씻고 난 물도 다른 용기에 받아놓았다가 베란다 바닥 청소나 화분에 주고 있다. 그릇마다 담아 놓아 거치적거릴 때에는 짜증도 나지만 물이 부족한 곳에서 살던 어려운 시절의 습관 때문 인지 쉽게 버리지를 못한다. 아마 우리 집은 물 쓰듯 물을 쓸 형편이 못 되었나 보다. 요즈음도 아프리카 어디에서는 더러운 웅덩이 물을 먹다가 탈이 난다든가 먹을 물을 구하려 몇 십리 걸음을 하다가 소녀들이 겁탈을 당하는 일까지 생긴다 하니 가슴 아픈 일이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로 이미 분류되었으니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마을에 우물 하나 없는 나라에 비한다면 아직 흔할지 모르나 이제라도 아껴야겠다. 그 여력을 모아 가난한 나라 동네우물이라도 파 주어야 그동안 물을 물 쓰듯 한 우리의 도리가 아닐지……. <<수필가 이진영>> ******************************************************************* 오늘은 작가님의 수필을 읽으며 입가에 배시시 미소를 지어봅니다. 지금처럼 집집이 수도 설치가 되지 않았던 옛날, 다른 집들보다 빨리 수도를 설치해서 사용한 탓에 “수도 집”으로 불리던 우리 집엔 늘 물 길러오는 사람들로 줄을 이었습니다. 나이는 어렸지만, 방 청소와 마루 청소를 도맡아 했던 내가 청소를 끝내고 수돗가에서 걸레를 빨고 있을 때 물 길러 오신 뒷집 영기 어머니께서 “미옥아 너 물 많이 쓰면 죽어서 염라대왕이 그 물을 다 먹으라 한단다 그러니 물을 아껴 써라 알았지?”하십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그 뒤 청소만 하고 걸레는 빨지 않고 마루에 밀어 놓았다가 엄마에게 꾸지람을 들었던 기억이 지금은 한 페이지의 추억으로 남아 미소를 흘리게 합니다. 장마가 시작되었지만 하늘이 왜 이렇게 비를 아끼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룩주룩 비가 많이 내려주기를 원했지만, 잠깐잠깐 스쳐가는 비일 뿐 장맛비라 하기엔 너무도 모지란 비입니다. 정말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껴 쓰지 않으면 우리의 후손들은 식수도 모자라 갈증 난 삶을 살아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보 가족님! 더위에 지쳐가는 빛바랜 장미꽃이 안쓰러워 보이는 아침입니다. 유월 마지막 날이 기억에 남는 소중한 날이 될 수 있도록 마무리 잘하시고 마음은 시원함으로 향기로운 하루를 보내시고 건강과 행복함으로 칠월을 맞이하시는 고운님들이 되시기를 빕니다. 미소로 드리는 쥬스 한 잔에 사랑을 넣었습니다. 행복하시라구요.(^0^)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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