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장미가 던져준 교훈

오늘의 쉼터 2009. 7. 1. 09:44



    ◈장미가 던져준 교훈◈ 벽에 걸린 달력 한 장을 넘겨야 하는 오월 마지막 날. 잠을 덜어내고 기지개를 켜며 창문을 연다. 또각또각 골목을 지나가는 아가씨 구두 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초록이 짙어진 동녘 하늘을 물들이며 밝아오는 여명은 오늘이라는 하루를 선물해준다. 호흡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운동복을 갈아입고, 휘적휘적 팔을 휘두르며 산책길에 나선다. 걷는 걸음도 가벼운 오솔길에 주렁주렁 향낭처럼 매달려 있던 아까시나무 꽃은 점점 기운을 잃고 야위어간다. 다시 생기를 찾기 원하는 마음으로 찡긋 눈길을 주었다. 허리 꺾인 풀잎 끝에 매달린 유리알처럼 맑은 이슬은 또르르 미끄럼을 타고 하얀 찔레꽃이 서로 엉킨 줄도 모르고 얼굴을 비벼대며 웃는다. 자연의 무도회가 열렸다. 얼마를 걸었을까? 바람 타고 날아온 향기가 코끝을 건들고 지나간다. 눈을 돌려 살펴보니 장미화원이 보인다, 일곱 빛깔 무지갯빛은 아니어도 빨강, 노랑, 하양, 분홍, 여러 가지 색을 띠고 웃으며 피어난 장미는 자태도 요염하다. 장미를 바라보는 눈이 시리도록 현란하다 장미의 아름다운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 얼른 다가가 손 내밀어 악수했다. 아야! 선홍빛 핏방울이 손가락 끝에 맺혔다. 주춤 뒷걸음을 친다. 아름다운 허리 속에 감춰진 가시를 보지 못하고 덥석 안으려 했던 내 잘못이 컸다. 장미는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피어 있어도 사람들의 눈에 많이 뛴다. 아름다운 자태만큼이나 향기 또한 진한 장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시를 달고 산다, 만약 장미의 가시가 없었더라면 자신의 몸 하나 제대로 지켜 낼 수 있었을까 싶다. 손가락 끝에 맺힌 피를 훔친 나는 구석구석 내 몸을 살피기 시작했다. 혹여 내 몸속에 숨겨진 가시는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내 몸속에도 가시가 보인다. 참 많이도 박혔다. 가슴 가장자리에 박힌 가시는 아마도 상대를 미워하게 했던 가시 같다. 투정과 불평을 하는 곱지 않은 말을 만들어내는 가시도 혀 아래 숨어 있다. 머릿속에도 아니야, 아니야 라는 부정적인 생각만 하게 하는 아주 큰 가시가 박혀있다. 몸속에 이렇게 많은 가시를 두고도 나는 아픈 줄 모르고 살아왔다. 오늘은 내 마음의 가시를 빼내는 수술을 해야겠다. 가시를 빼내고 나서 오월을 배웅해야 향기롭고 아름다운 오월이었노라고 말을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가시를 빼낸 자리에 용서, 배려, 사랑도 심고 행복나무도 심어야겠다. 이른 아침 이슬 머금은 장미가 던져준 교훈은 내 삶의 지팡이가 되어 나를 바르게 지탱시켜 줄 것 같다. 명주실처럼 결 고운 바람이 철썩 가슴에 안긴다. 초록 향기도 함께 날아온다. <<시인, 수필가 김미옥>> ******************************************************************** 기축년 새해를 맞이하여 희망을 꿈꾸며 한 해의 계획을 세웠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년의 반을 넘기고 청포도 송알송알 익어가는 7월 첫날의 아침을 장미향기로 열어 드립니다. 7월에는 태양은 더 뜨거워진 몸으로 우리와 친구 하자 손짓하며, 솔바람 불어오는 길모퉁이 느티나무에선 매미들의 합창이 시작될 것입니다. 살평상 펴 놓고 부채질하며 매미 소리에 땀을 식히던 정겨운 어제도 있었건만 요즘은 매미 소리도 공해라 한다니 바쁘고 시끄러운 세상이 마음의 정서조차 앗아가 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 님들의 귀엔 매미 소리가 공해가 아닌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들리는 여유롭고 향기로운 7월이 되어 지나온 반년을 뒤돌아보고 계획 세웠던 일들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해 보시고, 앞으로 보내야 할 반년의 시작인 칠월 한 달 내내 기쁨으로 가득한 날들을 보내시길 기원 드립니다. 국보 가족님! 칠월 첫날인 오늘도 박꽃 같은 미소로 감사의 조건이 많아지는 좋은 하루 보내시고 타인에게 대접받는 귀한 오늘이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십시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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