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산지석 ◈
타산지석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사자성어다. 타산에서 나는 돌이라도 자신
의 산에 옥돌을 가는데 쓸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런 쓸모없게 보이는 것도 자기
의 지성과 지덕을 수양하는데는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날마다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신문과 방송등 미디어를 통해 접하면서
살고 있다. 그냥 흘려버릴 한 줄의 기사도 유심히 눈길이 오래 머물게 되는 기
사가 있고 그것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된다.
타산지석과 비슷한 뜻으로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사자성어도 있는데 이는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잘못된 면을 보고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이다.
오늘 이야기는 반면교사에 더욱 가까운지 모르겠다.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공
무원으로 잘 나가던 엘리트가 12년을 근무하다가 주식에 빠져 직장과 가족을
다 잃고 공사장 막노동자로 근근히 입에 풀칠을 하다가 재기한 드라마틱한 인
생역정이다.
현 농림수산 식품부인 농림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던 이강성이란 분은 어느날
"주식으로 갑부가 되겠다"는 허황된 바람이 들어 그 좋은 직장을 버리고 아
내에 행선지도 밝히지 않은채 가출하여 돈 5000만 원을 들고 신림동 고시촌에
원룸을 얻었다. 방에 틀여박혀 날마다 눈이 충혈되도록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
다 봤지만 6개월 만에 다 들어 먹고 말았다.
아내에게 이혼을 당하고 가족에게 버림을 받은 그는 4평짜리 월세방에서 꿈
을 깨고 공사판 노동자로 먹고 살았다. 어느날 방을 가득 메운 주식책을 정리
하다가 행시 합격 수기집을 발견하고 27세 때 행시에 합격하고 쓴 본인의 글
을 읽게 되었다. "어머니가 남의 집에 품팔이를 다녀오면서 새참으로 나온 빵
을 몰래 싸다가 내게 주셨다"라는 대목에서 통곡이 터졌다" 이때 모든 주식관
련자료를 불태워 버렸다. 한 때 정부 청사에서 근무하던 서기관은 일용 노동
자가 되어 자기가 근무하던 청사 옆에서 일을 할 때는 청사를 바라보고 회한
의 눈물을 흘리곤 하였다. 이 분이 정처없이 돌아 다니다가 화술학원인 '자신
감 회복' 간판을 찾아 들어간 것이 화술 강사의 길로 가게 되었고 지금은 학원
도 낼 정도로 유명강사가 되어 재기한 사연의 기사다.
옛 직장 동료들의 초청으로 강단에 서서 '공직을 소중히 여기라'고 당부하고
'지금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설파한다. 화술을 배우
는 학원의 제자들에게도 "매일 열심히 정직하게 일해서 한 단계씩 올라가는
인생이 최고"라고 강조한다.
이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타산지석이요, 훌륭한 반면교사가 된다. 누구나 허
황된 바람이 들거나 황당한 욕심에 이끌려 좋은 직장을 버리고 혹독한 비를
맞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 순간의 판단 실수로 기이한 인생을 산 이 사
람의 인생역정이 이 아침에 계속 내 머리를 감도는 것은 나도 그런 비슷한 사
연이 있기 때문 일 것이다.
<< 수필가 청계 권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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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타인의 쓰라린 아픔이 내겐 보약이 되어 실패 할
수 있었던 길을 실패 없는 편안한 길로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커다란 참나무가 장맛비를 이기지 못해 넘어져 죽어버렸다. 그 나무에 기생
하던 넝쿨도 말라 죽었다. 그뿐 아니라 무성한 가지에 둥지를 틀었던 새들도,
수액을 빨아 먹으며 희희낙락 즐겁던 곤충들도, 거대한 그늘에 안주하며 자
라던 버섯들마저도 모두 사라졌다.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죽음으로서 산은
참 많은 것을 잃었다.
과연 산은 잃은 것뿐일까, 청계 작가님의 글에서는 훌륭한 공무원 한 사람을
주식이라는 일확천금의 유혹에 의해 잃어버렸다. 유능한 공무원을 잃은 기관
에서는 수많은 업무들이 이사람 저사람 손을 옮겨 다니며 또 다른 자리를 잡
기위해 시간을 허비하였을 테고 업무를 나누어 맡은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느라 고생들을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인해 유능한 강사 한 사람을 얻게 된다. 그 한 사람의 유능한 강
사로 인하여 파생되는 자신감은 또 얼마나 될까, 그 자신감은 어떤 것에서든
이외의 결과로 우리에게 이익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그냥 우리에게 온 것은 아니리라, 타산지석, 버려진
돌이어도 그 돌을 주워 내가 필요한 곳에 써야만 타산지석이 되는 것이다.
그냥 흔한 돌이구나 지나치면 타산지석은 헛된 말 일 뿐이다.
국보 여러분!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청계 작가님의 글을 보며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타인의 실패를 그냥 실패로만 볼 것이냐 아니면, 나의 스승
으로 모실 것이냐 하는 것은 온전히 스스로의 일입니다. 하찮은 돌 하나라도
허투루 보지 않아야 타산지석이 됩니다.
새로운 한 주, 일상에서 스승을 찾는 멋진 한 주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기은 드림♣
![](https://t1.daumcdn.net/cfile/cafe/132F920C4A1C97AB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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