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에 붙이는 추억
박세영
먼 길 돌아 님 게신 곳 찾아 이곳까지 왔습니다.
희미한 기억 속에 자식조차 먼저 보내고
희망 잃고 살아간 오랜 세월을
원망할 틈도 없이 살았습니다.
이것이 나의 숙명인지라
앞만 보고 걸었습니다.
이제 막다른 골목길에 서서
뒤를 돌아다봅니다.
그저 자식하나 잘되기만을
정화수 떠놓고 빌었건만
이제 내 갈 길을 빌었건만
이제 내 갈 길을 가야합니다,
말할 힘도
세상을 바라볼 힘도 없지만
자식 걱정은 어느 부모 못지않습니다.
잘 살으란 인사도 못하고
아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이
바삐 갈 길을 떠나갑니다.
희미한 기억 속에 님을 찾아 떠납니다.
세상은 나를 반기려 하지만
갈 길을 가야하는 마음은 착잡합니다.
세상을 잘 살아라
이제 너에게 세상을 맡기고 난 가련다.
아버지가 쏜 먼 총성의 끝자락에 매달려
영원을 바라봅니다.
희망을 가져라
그것이 너에게 주는
인생의 최초이자 마지막 선물이란다.
<<국보문학 13기 시부문 당선작>>
***********************************************
반질반질 닦아놓은 뒤안 장독대에 정화수 떠 놓고 가지런히 손 모으고
자식 잘되길 비시던 어머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빌고 또 빌어보지만 모자라기만 한 바람이었을까?
어둑새벽을 가르는 어머니의 기도소리는 호롱이 되어 자식들의 앞길을
환하게 밝혀주셨지요.
오늘은 박세영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주어도주어도 끝이 없는 마음으로
자식 위해 사랑을 베풀어주고 계신 우리들의 어버이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국보 고운님!
봄을 느끼기도 전에 찾아온 여름 날씨는 오늘도 더위를 느끼게 하고
온몸을 나른하게 만들지 모릅니다.
특히 나라의 아버지였던 노 대통령님을 떠나보내고 슬픔에 빠진 고운님
모두 건강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시고, 희망을 가꾸어 가시는 마음 밭에
성공과 행복의 따순 햇살이 내리기를 빕니다.
평안한 하루 보내십시오.
♣김미옥 드림 ♣
![](https://t1.daumcdn.net/cfile/cafe/153F7B104A1D5DF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