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도서 유감 ◈
책을 사서 보기보다 빌려보는 편이 많다 보니 도서관은 나에게 둘도 없는
벗이 되었다. 사는 것보다는 시기적으로 좀 늦어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책은 얼마든지 볼 수 있음은 물론, 빌릴 수도 있는 곳이다.
내 경우 기껏해야 일반교양서나 소설류 정도라 얼마간 늦게 본다 한들
뭐 그리 대수로울 것도 없다.
학술지나 전문서적을 찾는 이가 아니라면 서울에 중앙도서관까지
발품을 팔 것도 없다.
이 작은 도시에도 도서관이 대여섯 군데나 있고, 매주 새 책이 들어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 많은 책 중에 어떤 것을 볼까 하는 것도 고민이라면 고민이다.
내 취향에 맞는 장르나 작가들의 작품을 자연스럽게 읽게 되나 편식처럼
책도 편독하다 보면 편향된 사고의 골동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
해서 계간이나 월간으로 나오는 문예지를 정기적으로 보고 있기는 하지만,
장편소설이나 수필집 같은 단행본은 될 수 있는 데로 헌책으로 고르되
특히 철심까지 박힌 것이라면 우선으로 한다.
그런 낡은 책은 더 많은 사람이 읽었기에 추천을 하지 않아도
재미가 있겠고 대중성이 있다는 표적이 되지 않을까 해서다.
그런데 십중팔구 이런 책은 낙서도 많고 훼손된 부분이 많다.
여러 손을 거쳤으니 그러려니 하고 보면 되겠지만, 정도 문제다.
행간에 줄을 긋는 것은 예사다. 지울 수도 없는 볼 팬으로 말이다.
자를 대고 반듯하게 했다면 그나마 보기나 좋으련만……
가관인 것은 줄도 시원치 않았는지 동그라미를 몇 번 그리고
주석까지 달아놓는다.
어느 역사서적을 보았는데 처음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장까지 내내
줄이 그어져 책을 읽었는지 줄을 읽은 것인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그처럼 중요한 내용이 많았다면 차라리 책을 사놓고 두고두고 보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사소한 일 같지만, 책장을 접어 표시하는 것 역시 책을
훼손하는 짓이니 보기 싫기는 마찬가지다.
하기야 아예 책장을 찢어가는 사람을 생각하면 할 말을 잃게 되지만,
모름지기 책 읽는다는 사람이 공공서적을 그렇게 다룬다면 독서는 고사하고
사회생활을 할 만한 자질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자신의 책이라도 차마 그렇게 험하게 다루지는 않았으리라.
자기 책이 아니니 아무러면 어떠랴 하고 한 짓이라면 더욱 파렴치하다.
조금만 남을 배려할 생각이 있다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
자신에게도 좋을뿐더러 그렇다고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가능하면 책갈피를 사용하자. 눈에 잘 띌뿐더러 보기도 산뜻하다.
아니면 문구점에는 색종이로 된 책갈피 스티커가 있어 읽던 곳은
물론이려니와 메모를 원하면 그 스티커를 부착하여 쓰면
훌륭한 메모장이요 표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도서관에는 복사기가 있어 원하는 부분은 얼마든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가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고서가 아니고는 새 책보다 헌책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여유가 있다면 책을 사서 보아도 되겠지만, 형편이 그렇지 못하면
공공도서관을 찾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요 권장할만한 일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보다 소중하게 다루는 일이야말로
독서 인이 지켜야 할 제일의 행동지침이 아니겠는가.
<<수필가 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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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없는 집은 문이 없는 가옥과 같고, 책이 없는 방은 정신이 없는
육체와도 같다.”라는 키케로의 말을 떠올려봅니다.
책 한 권이 귀하고 소중했던 옛날에는 내 책은 물론이요 남에게
빌려온 책이라면 더더욱 책 표지가 더러워질까, 침 발라 잘못 넘기다
찢어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책을 아껴가며 보고, 또 보고 했었지요.
요즘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서점이나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줄었다는 보고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 비록 책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물건도 소홀히
다루지 않고 아껴 쓰고 소중하게 여기는 주인의식을 가진다면 아름답고
부끄러움 없는 사회가 되리라 생각해봅니다,
국보 가족님!
봄비에 말갛게 씻긴 연둣빛이 참 고운 날입니다
오늘은 서점이나 도서관에 들러 마음의 양식을 쌓아가는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시는 것도 참 좋겠다 싶습니다.
장미보다 더 아름다운 하루 보내시고 행복하십시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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