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풍수지리

형기론(形氣論)과 이기론(理氣論)

오늘의 쉼터 2008. 5. 26. 12:33

 

* 형국론- 동식물 물형 비유 풍수 적용

 

풍수지리에는 형기론(形氣論)과 이기론(理氣論)이 있다.

형기론은 산을 비롯한 지형에는 기가 있다고 보고 이를 분석해 생기가 응결된 명당이나 혈을 찾는 풍수이론이다.

형기론은 산의 흐름이나 특징을 보므로 형세론(形勢論)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형국론(形局論)은 무엇인가.

 

이것이 전통 풍수의 범주에 포함되는가 하는 점에 대한 논란이 없지 않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형기론의 한 범주에 넣을 수는 있을 것 같다.

외형물체는 그 모양에 상응하는 기가 각기 내재돼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기 때문이다.

물형론(物形論)이라고도 하며 지세를 물형에 비유해 풍수에 적용시킨다.

이기론은 좌향론(坐向論),방위론(方位論)이라고도 한다.

별자리의 모양 등에 따른 천기,주역,음양오행 이론,포태법 등을 풍수에 도입시킨다.

형국론은 산형·지형을 사람 또는 호랑이,소,닭 등 동물이나 매화,연꽃 등 식물에 비유해

그 각 물형의 형태적 특징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를 응용해 명당을 찾는 등 여러 가지로 풍수에 대입하고자 하는 이론이다.

 하지만 모든 풍수에 형국론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음택 혈을 찾는 경우만 해도 형국론으론 충분하지 않다.

정확한 결혈지를 찾기가 사실상 어렵다

형국론의 특수한 면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거시적 안목에서 접근하므로 어떤 지형의 전체적 윤곽의 특성을 잘 파악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특정 지형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니 사람들이 호기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뿐만 아니다. '기발한 발상'에 '시적 상상력'까지 가미되니 사람들의 흥미를 더욱 집중시키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형국론은 풍수 이론 자체의 실체와는 별로 관계없이 대중적 호응을 받기가 비교적 쉽다.

무엇보다 형국론은 '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 주목을 끌게 한다. 만약 내 마을이나 내 집,

또는 나의 선산 등이 어떤 물형에 속한다고 하자.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발복 가능성 등을 누구나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내가 살고 있는 마을 지형이 장군대좌형(將軍對坐形)이라 불린다면 '이게 과연 무엇일까'하고

우선 궁금하다.

당연히 '왜 하필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가','장군 같은 큰 인물이 실제 났는가',

'아니면 앞으로는 장군이 날까','나란 개인과는 어떤 식으로 관련될 수 있는가' 등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

'어떤 특정 지역을 수호하는 절대적인 신 같은 존재인 산'이 진산(鎭山)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종의 '토테미즘' 같은 개념이 폭넓게,그리고 보다 구체적인 공간과 장소에까지 세밀하게

적용된 것이 형국론이라 봐도 좋을 듯하다.

이것의 연장선상으로 어떤 형국이 만들어지게 된다.

만약 그 형국이 거북이와 관련 있다면 '장수'와 '귀'를 나타내고 소를 의미하면 '부'를 상징한다는게 그 예다.

형국은 인(人),수(獸),금(禽),화(花),용사(龍蛇) 등의 형(形)으로 분류된다.

이밖에 물(勿)·야(也) 등의 문자형(文字形)도 있다.

하지만 어떤 '형(形)'이 정해지면 그게 전부가 아니란 점이 흥미롭다.

상대되는 '안(案)'이 갖춰지는 수가 많다.

여기서 형국론이 '스토리'를 갖게 되고,또 어떤 가치관을 지닌다.

장군대좌형 둔군안(屯軍案)이라면 장군이 단순히 앉아 있지 않다.

진을 치고 상대와 대치하고 있다는 활동성을 나타낸다. 장군의 지략·기개·작전을 뜻한다.

옥녀단장형(玉女丹粧形) 명경안(明鏡案)은 옥녀가 거울 보고 화장한다는 미적(美的)인 어떤 가치,

또는 인재(人材)나 가인(佳人)을 상징한다.

백로하전형(白鷺下田形) 축와안(逐蝸案),평사낙안형(平沙落雁形) 필봉안(筆鋒案),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

매실안(梅實案),구룡쟁주형(九龍爭珠形) 명주안(明珠案) 등도 마찬가지다.

각기 나름대로 의미있는 '사고(思考)'를 내포하게 된다.

 

이동걸 논설위원